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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영남대 학부생들, 전공수업 아이디어로 ‘특허’ 결실

신소재공학부 ‘철강제련(설계과목)’ 수업 중, 교수·학생 아이디어 도출



영남대 학부생들이 전공 수업 시간에 도출한 아이디어가 산업계에 활용 가치가 높은 특허로 등록해 화제다. 교수와 학생들의 열정과 도전이 2년 여 만에 결실을 이룬 것이다.

이번에 등록된 특허는 ‘슬래그(Slag) 두께 측정 장치(특허 제10-1764894호)’. 2015학년도 2학기 신소재공학부 3학년 전공 설계 과목인 ‘철강제련’ 수업 중 도출된 아이디어를 산업 현장에 적용할 수 있도록 고안한 것이다.

특허 발명자는 영남대 박노근 신소재공학부 교수를 비롯해 당시 4학년 주재빈, 3학년 김형욱, 구정모, 구귀영 씨다. 특허 출원(2015년 10월) 당시 학부생이었던 이들은 전공을 살려 현재 금속관련 기업체에서 근무하거나 대학원에 진학했다.

현재 특수강 생산 전문 기업에 근무하고 있는 주재빈 씨는 “당시 학부생으로서 특허명세서를 작성하거나 캐드 작업을 하고 세부적인 특허 출원 절차를 진행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 특히, 특허의 주요 내용이 공정 개선에 관한 것인데, 공정 현장의 정보를 얻는 것이 어려웠다”면서 “교수님과 학생들이 끊임없이 회의하며 아이디어를 정교화 해 나간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 그 때의 경험이 특수강 생산 전문 기업에 취업하는데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철강제련 설계수업은 포스코나 현대제철과 같은 제철소의 공정과 공정 간 화학반응을 이해하고, 이를 응용해 공학적으로 더욱 안전하면서도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공정 혹은 재료를 설계하는 수업”이라면서 “공학도로서 지식을 응용해 실제 산업 현장에 적용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설계하고, 학부시절 특허명세서를 작성해보고 출원해 본 경험이 현업에서 실무를 수행하는 데 있어 큰 자산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에 등록된 특허는 실제 산업계에서 활용 가치가 상당히 높을 것으로 기대된다. 슬래그는 철을 제련하는 제철 과정에서 발생하는 찌꺼기를 말한다. 제철 현장에서 슬래그가 얼마만큼 섞여 있는지 그 양을 측정해야 하는 필요성은 이미 수십 년 전부터 제기돼 왔다. 하지만 1,500도에 달하는 고온의 작업 환경에서 슬래그 양을 측정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그래서 현장에서는 일반적으로는 경험에 의존해 작업을 수행하고 있다.

박 교수는 “슬래그는 산소와 쇳물이 만나 만들어낸 액체 상태의 세라믹이다. 철강에는 세라믹 재료가 섞여 있는 것이 적절하지 않아 대부분 제거해야 한다. 때문에 슬래그 두께와 부피를 측정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학생들과 수업을 진행하며 유리잔 속에 들어 있는 맥주와 맥주거품의 높이와 부피를 측정하는 아이디어를 쇳물과 슬래그에 연계해 적용해보았다.

이러한 아이디어에서 출발해 1,500도에 이르는 슬래그의 두께 측정 시 발생 가능한 문제를 트리즈(TRIZ, 창의적문제해결이론) 방법을 사용해 해결해 나가며 현실적으로 적용 가능한 기술을 개발한 것이 이번에 특허로 등록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에 등록된 특허는 포스코, 현대제철 등 용광로가 있는 기업과 전기로를 사용하는 소형 공장에서 쇳물을 만들 때, 슬래그의 양을 측정해 작업 조건을 정하는 데 활용될 수 있다. 기존 작업 환경에서는 슬래그 제거를 위해 슬래그와 쇳물을 같이 폐기했기 때문에 쇳물의 회수율이 낮은 단점이 있었다. 하지만 이 특허 기술을 활용해 정확한 슬래그의 양을 측정하게 되면 제거해야 할 슬래그만 제거할 수 있기 때문에 쇳물의 회수율을 높일 수 있다.

박 교수는 “영남대 프라임사업단의 지원 등을 통해 산업계 현장의 니즈(Needs)에 귀를 기울이고 이를 해결하고 적용할 수 있는 설계를 끊임없이 고민해왔다. 특히 이 특허는 제철업계의 오랜 숙제인 슬래그 제거를 위한 획기적인 기술이 될 것”이라고 기대하면서 “현재 해당 특허를 활용해 포스코를 비롯해 포항의 중소기업과 산·학 연구를 통한 구매조건부개발사업 추진을 협의하고 있다. 향후 아이디어를 실제 시제품으로 제작해 현장 설비에 적용해보는 방안을 연구 중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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