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 워크(Smart Work)’는 도입 초기 직장인들에게 ‘더 이상 직장이라는 공간에 얽매이지 않아도 된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근무 환경을 스스로 선택할 수 있다’는 메시지는 직장인들에게 일견 ‘자유의 확장’을 제시하는 듯 보였다. 하지만 최근 들어서는 ‘연결되지 않을 권리(right to disconnect)’를 주창하는 목소리가 외려 드높아지고 있다. 과거에 비해 잦아진 연결로 피로감을 느끼게 된 성인남녀 중 46%는 아예 ‘인간관계 다이어트’를 시도해 본 적도 있다고까지 털어놓기도 했다.
실제로 취업포털 인크루트가 시장조사기관 두잇서베이와 함께 성인남녀 3826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디지털 디톡스 시도 경험’ 설문조사에 따르면, ‘근무 시간 외 업무 지시’는 이미 직장인 절반가량이 경험한 적 있는 예삿일이 되었으며, 이에 회의를 느낀 일부는 메신저나 SNS 사용을 줄이거나 아예 끊는 ‘디지털 디톡스’를 시도해 본 적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먼저 응답자들에게 ‘퇴근 후 카톡 금지법’에 대한 찬반 여부를 물은 결과 ‘찬성한다’는 입장을 밝힌 응답자가 65.9%로 압도적인 응답률을 기록한 데 반해 부정적인 견해를 내비친 인원은 13.7%에 불과했다. 우리나라 직장인들이 근무시간 외 업무 지시에 얼마나 스트레스를 받는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대목이다.
메신저(채팅 앱)나 SNS가 야기하는 비자발적인 연결이 이들의 피로감을 증대시키는데 한 몫 하는 것은 아닐까?모바일 커뮤니케이션 채널을 활용하는 데 얼마만큼의 스트레스를 받는지 물었지만 소통 창구 그 자체가 주는 스트레스는 높지 않았다. ‘(스트레스가) 낮은 편’이라고 밝힌 응답자의 비중이 43.8%로 높게 나타났기 때문. 하지만 공무원(22.2%), 자영업자(19.8%)를 중심으로 ‘메신저나 SNS 사용에 대한 스트레스가 높은 편’이라고 밝힌 응답자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 기업체의 직장인들은 화이트 칼라직의 18.0%, 블루 칼라직의 18.4%가‘사용 스트레스가 높다’고 응답했다.
이어 ‘모바일 메신저나 SNS로 업무 시간 외에 업무 지시를 받은 적이 있는지’를 묻는 질문에는 48.1%가 ‘근무 시간 이외의 시간에 업무 지시를 받았다’고 답했고, 35.5%가 ‘휴가 중 업무 지시를 받았다’고 답했다. 대처 방식에 대한 질문에는 ‘근무 시간 이외의 업무 지시’에 56.7%가, ‘휴가 기간 중 업무 지시’에는 그보다 약간 적은 49.9%의 직장인들이 ‘메시지를 읽고, 바로 업무 지시에 따랐다’고 밝혔다. 그러나 10명 중 3명은 ‘메시지를 읽었지만, 업무 시간 외에는 업무 지시에 따르지 않았다’고 답했고, 1명은 ‘메시지가 온 것을 모르는 척 혹은 못 받은 척 연기했다’고 털어놨다.
한편, 이러한 피로도가 증가하면서, 응답자의 28.8%는 메신저나 SNS 사용을 아예 끊거나 줄이는 이른바 ‘디지털 디톡스(단식)’ 현상도 강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응답자의 32.4%는 ‘향후 디지털 단식을 시도 혹은 지속할 의향이 있다’고 답해 눈길을 끌었다.
▶에듀동아 유태관인턴 기자 edudong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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