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시

‘과학고 지원자 800명↓’ 올해 전기고 지원율 하락폭 클 듯

지난 9월 8일(일) 제주과학고를 끝으로 전국 20개교 과학고 원서접수가 모두 마감됐다. 정원 내 1638명 모집에 5061명이 지원해 최종 경쟁률은 3.09대 1을 기록했다. 지난해 1626명 모집에 5861명이 지원한 것에 비해 모집인원은 12명 늘었지만 지원자는 800명이 감소했다. 

과학고 지원이 감소한 이유는 크게 두 가지로 학령인구 감소와 함께 새 교육정책에 따른 입시 불안감 때문으로 보인다. 

먼저 올해 중3 전체 학생 수는 전년 대비 6만4천여 명이 감소해 과학고 지원도 감소할 것은 자명했다. 2016년에도 중3 학생 수는 7만여 명 감소했고, 과학고 지원자는 2015년 대비 417명 줄어 2016년 과학고 지원자의 2015년 대비 증감률은 –6.6%였다. 

만약 올해도 중3 학생 수 감소가 과학고 입시에 영향을 주는 유일한 요인이었다면 과학고 지원자 감소폭은 지난해와 별반 차이가 없어야 했다. 하지만 전년도보다 중3 학생 수 감소폭이 작았음에도 불구하고 과학고 지원자는 전년대비 800명이나 줄어 증감률은 –13.6%를 기록했다. 전년의 2배가 넘는 수준. 



이공계 선호 추세 속에서 과학고 지원이 크게 감소한 것은 학령인구 감소 외에 또 다른 이유가 큰 비중으로 작용했다고 볼 수 있다. 일단 과학고 입시 전형은 전년대비 변화가 없다. 즉, 다른 외적인 요인으로 과학고 지원을 기피했을 것으로 보이는데 올해 고입에서 가장 큰 외적 요인은 새 교육정책에 따른 ‘2021학년도 수능 개편안’이었다. 하필 과학고 원서접수를 목전에 둔 8월 10일(목)에 ‘2021학년도 수능 개편 시안’이 발표됐고, 서울 지역 등 대부분의 과학고 원서접수가 마감된 이후인 8월 31일에 ‘수능개편 1년 유예’가 발표되면서 지원자 감소가 더했을 것으로 짐작된다. 

2016학년도부터 과학고 조기졸업 비율이 20%로 제한되면서 수시뿐만 아니라 정시도 고려할 수밖에 없었는데, 정시에 가장 중요한 수능이 절대평가 방식으로 변경될 경우 수학, 과학 역량이 뛰어난 과학고 학생들에게 득이 될 리가 없다고 생각할 수 있는 것. 

게다가 예체능을 제외한 교과 특기자 전형은 단계적으로 폐지를 유도하고, 논술 전형 또한 축소된다고 하니 많은 중학생 및 학부모들이 이공계 특수대학을 제외하고는 과학고가 입시에서 유리할 점이 없다고 판단했을 것이다. 

과학고에 지원하지 않은 학생 중 일부는 자연계열 성향이 강한 전국단위선발 자율형사립고에 지원할 수도 있다. 그렇게 되면 전국단위선발 자율형사립고의 경우 전년대비 지원자 감소 폭은 덜할 것으로 예상되고, 그 외는 일반고로 진학할 가능성이 크다. 

수능 개편이 1년 유예되었다고는 하지만 학령인구 감소와 함께 대입에서 논술 축소 및 교과 특기자 감소는 올해 외고, 국제고, 광역단위선발 자율형사립고 지원율에 더 큰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과학고를 포함한 외고, 국제고, 광역선발 자사고는 광역단위인 시도별로 선발한다. 전형방법, 교육과정 등 고교 유형별 차이가 크기 때문에 지역별 과학고 증감률만으로 다른 전기모집 고교 유형의 지역별 증감률을 예측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지역별 일반고 선호 분위기를 가늠해 볼 수 있기에 전기 모집 고교를 지원하는데 참고할 수 있다. 

시도별 과학고 증감률로 봤을 때, △전북 △제주 △전남 지역 순으로 전년대비 지원자 감소율이 컸다. 반면, △서울 △부산 △대전 △경기 △경남 △대구 지역은 비교적 감소 폭이 적었다. 대구과학고는 전년도와 지원자 수가 같았다. 과학고 지원자 감소율이 큰 지역일수록 일반고 선호가 높을 수 있으므로, 해당 지역 내 다른 전기모집 고교 유형에서도 지원율 하락폭이 클 수 있다. 해당 지역 내 외고, 국제고, 자사고 진학을 희망하는 경우 적극적으로 지원해 볼만하다. 



자신이 한정된 시간 안에서 효율을 높이기 위해 평상시에도 계획을 세우고 유지하려고 노력하는 스타일이라면 전기고 지원을 고려할 만하다. 전국단위선발 자사고(전기모집 고교)는 기숙사를 운영해 학교에서 생활하는 시간이 많고, 학술동아리 및 연구활동 모임이 활성화되어 있다. 그래서 스스로 부족한 부분을 찾아 탐구하지 않으면 도태될 수밖에 없기에 계획을 잘 세워 실천할 수 있는 학생이라면 눈 여겨 볼만 하다. 

허철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 연구원은 “외고, 국제고의 경우, 전공관련 전문 교과들이 기초 교과인 국어, 수학보다 많이 편성되어 있다. 그렇기에 해당교과에 대한 높은 학업력이 필요하고, 그에 따라 더 많은 시간을 공부할 수 있어야 한다. 평상시 과목별 학업계획을 세우고 목표분량은 반드시 충족하는 자세를 갖고 있는 학생이라면 전기고 지원을 겁내지 않아도 된다”며, "좋아하는 과목은 있지만 본인이 잘 하는지 아직 잘 모르겠거나, 학업에서 효율성보다 성실성을 중요시 여긴다면 일반고에서 차곡차곡 실력을 쌓아가는 것이 좋은 전략일 것"이라고 말했다. 

▶에듀동아 김수진 기자 genie8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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