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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업·평가 혁신했더니, 일반고 5등급도 인서울 합격!

림여고 주석훈 교장이 일궈낸 일반고의 기적



수능 시절에는 대입 실적만을 가지고 고교 수준을 가늠하고 줄을 세우는 것은 비교육적인 일이라고들 말해왔다. 밤늦게까지 학생들을 학교에 잡아두고 문제풀이 학습을 강요했기 때문에, 학생들을 지옥 같은 학습 환경에 내몬 채 대학 진학률만 높이는 것은 비교육적인 일이라는 공감대가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학생부종합전형이 대세가 된 지금은 교육 환경이 완전히 바뀌었다. 예전처럼 문제풀이만 들입다 시키는 교육으로는 서울대를 비롯한 명문 대학 진학이 불가능해졌다. 

이제 학생들은 기본적인 학업능력의 바탕 위에 자기주도 학습능력, 협업능력, 창의력, 인성 등을 다양한 학교 활동을 통해 성장시켜 가고 있다. 이를 위해 일선 고교는 학생들에게 동아리, 방과후학교 등을 통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학생 성장 중심으로 교육과정과 평가 방식을 개선해 가는 중이다. 

그러다 보니 이제는 학생부종합전형으로 서울대에 OO명을 합격시킨 학교라고 하면 다시 보게 되는 시대가 됐다. 학종으로 서울대에 다수의 합격자를 냈다는 것은 학교가 그만큼 학생들의 성장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기 때문이다. 

서울 관악구에는 자사고 시절 서울대 합격생을 단 한 명 내기도 어려웠던 학교가 있다. 그런데 이 학교는 일반고로 전환한 이후 교장이 새로 부임하면서 환골탈태해, 서울대 1차 합격자만 7명, 최종 합격자 5명이라는 기적을 만들어냈다. 거기다 5등급 학생이 인 서울 대학에 합격하는 이변을 보여주기도 했다. 이런 기적을 만들어낸 이가 바로 서울 미림여고 주석훈 교장이다. 

주석훈 교장은 2016년 3월 인천하늘고에서 미림여고로 전격 스카우트됐다. 미림여고는 당시 자사고로 운영됐다가 입시실적이 저조해 신입생 미달 사태를 겪으면서 일반고로 갓 전환한 참이었다. 이 과정에서 많은 문제가 불거질 수밖에 없었다. 

사람들은 미림여고의 미래를 낙관하지 않았다. 하지만 주석훈 교장은 부임 1년 만에 수업과 평가 방식을 전면적으로 개선해, 자사고 때와 비교가 안 될 정도로 빼어난 입시실적을 만들어냈다. 이와 동시에 미림여고는 교육 혁신의 아이콘으로 급부상했다. 

대입 컨설팅 전문가인 천안 복자여고의 정명근 교사는 최근 “학교 변화의 희망을 보았다”며 주석훈 교장이 이끄는 미림여고를 취재해 달라고 요청해 왔다. 사실 이에 앞서 2018 <수시 백전불태> 저자인 1318대입전략연구소 유성룡 소장 역시 미림여고의 괄목할 만한 성장에 대해 수 차례 언급한 바 있다. 

<에듀진>은 교육이 변화하기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학교부터 변화해야 한다는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미림여고 취재를 결정하고 주석훈 교장을 직접 만났다. 다음은 학교 혁신의 상징적 인물인 미림여고 주석훈 교장을 만나 나눈 1문 1답이다. 

Q. 교장으로 부임한 지 2년째인데 학교가 얼마나 달라졌나? 
A. 제가 부임한 뒤로 4~5등급 학생들이 학생부종합전형으로 수도권도 아닌 ‘인 서울’ 대학에 진학할 수 있게 됐다. 수업이 달라지고 평가가 달라지면서 생긴 변화다. 올해부터는 교육과정도 새롭게 변화했기 때문에 입시 결과가 더욱 좋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런 결과는 교사들이 변화하는 데 직접적인 기여를 해줬다. 예전처럼 정시에 올인했다면 수도권 대학도 못 들어갔을 학생들이 학종으로 인 서울 대학에 합격하는 것을 눈으로 확인했기 때문에, 교사들의 수업 변화가 더욱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한 예로 모평 성적 3~4등급대 학생이 물리II, 화학II 두 과목 수업을 들은 일이 있었다. 과목당 신청 학생 수가 20명도 채 안 돼 내신이 잘 나오기 힘든 상황인데도, 이 학생은 두 과목 모두 1등급을 받았다. 이 학생의 학업능력과 자기주도적 학습능력이 뛰어나다는 사실을 알고 서울대에 원서를 넣으라고 권했지만, 교사와 학부모가 완강히 반대해 결국 원서를 넣지 못했다. 

반대 이유는 스펙과 스토리가 없는데 어떻게 서울대에 합격할 수 있겠냐는 것이었다. 하지만 내 생각은 달랐다. 학생의 스펙과 스토리는 특별하고 거창한 것이 아니라, 학생부를 통해 볼 수 있는 학교생활 그 자체가 스펙과 스토리가 된다고 생각한다. 이 아이에게는 좋은 성적을 받기 힘든데도 굳이 물리II, 화학II 과목을 선택해 공부한 것 자체가 스펙과 스토리가 된다. 그래서 자소서를 준비하는 아이에게 물리II, 화학II 과목을 신청한 이유를 써오게 했다. 이를 바탕으로 자소서를 만들면 학업에 대한 열정을 높이 평가받아 충분히 합격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그런데 아이는 메일로 그 이유를 딱 한 줄 적어 보내왔다. 그 한 줄을 기초로 아이와 상담을 이어가며 스토리가 담긴 자소서를 만들어갔다. 그 과정은 정말 힘들었지만, 이 학생은 결국 연대와 고대 논술에 합격했다. 

우리 학교가 자사고 시절에는 전교 1등이 서울대, 연대, 고대, 한대, 성대 다 떨어지고 서강대만 겨우 붙은 적도 있었는데, 일반고로 전환하자마자 서울대 1차 합격자 7명, 최종합격자 5명이라는 결과를 냈으니, 성공했다고 자평할 수 있지 않을까. 

Q. 자사고였다가 일반고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어려움은 없었나? 
A. 자사고 시절, 입시 실적이 안 좋아 미달사태를 겪고 2016년에 일반고로 전환하게 됐다. 그러자 학교를 믿을 수 없다며 2학년에서 100명, 3학년에서 20명이 전학을 갔다. 학생 1인당 연간 등록금이 500만 원 정도인데, 학생들이 빠져나간 만큼 등록금도 빠지게 돼 재정 압박이 심각해졌다. 

이를 메꾸기 위해 재단이 15억 원씩 두 번을 재투자해 줬다. 하지만 재단이 이처럼 막대한 금액의 투자금을 쏟아 붓는데도 투자한 만큼의 성취와 보람을 얻지 못하자, 결국 제게 교장을 맡아 학교를 혁신해 달라고 요청해 왔다. 

Q. 자사고 시절 미림여고는 어떤 학교였나? 
A. 작년에 부임해 와보니 3학년 교무실이 제일 먼저 불이 꺼졌다. 2학기 개학 후 입시 상담이 끝나면 애들이 알아서 정시 공부를 하니까 교사들이 일찍 퇴근하는 것이었다. 또한 수시 준비를 위해서는 학생들의 학생부 관리를 위해 교사들의 협업이 반드시 필요한데 그것도 전혀 이루어지지 않고 있었다. 이런 요인들 때문에 대입 결과는 안 좋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런 잘못된 점을 바로잡아, 지금은 체계적으로 입시를 준비해주고 있다. 

Q. 학교 혁신, 어디서부터 시작했나?  ​
A. 가장 먼저 바꿔야 할 것은 교육과정과 학생 평가 방식이다. 그리고 학교 운영 방식에도 변화를 줘야 한다. 교육과정은 이전년도에 짜놓은 대로 운영해야 하므로 당장에 바꿀 수는 없지만, 학생 평가 방식과 학교 운영 방식은 바로 손을 댈 수 있어서 평가 방식과 운영 방식의 변화부터 꾀하게 됐다. 

Q. 학교 운영 방식을 어떻게 바꿨나? 
A. 우선 학교 홈페이지를 학부모 중심으로 바꿨다. 대부분의 학교 홈페이지는 학교소개란이 가장 좌측에 있지만 그것을 맨끝으로 돌리고 학부모들의 관심사인 학생들의 활동사진을 가장 왼쪽에 배치해 학부모의 니즈를 충족해 주려 했다.

둘째, 학교 운영의 기본원칙을 학생 중심으로 전환했다. 학생이 있어야 교사가 있다. 학생들이 학교에 있어야 교사의 책무가 시작된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그래서 학생들이 미림여고를 자발적으로 선택하고, 학생들이 우리 학교를 ‘재밌고 즐거운 학교’라고 느낄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노력했다. 

아침마다 복장검사를 하며 학생들의 자유를 억압하기보다 교사와 학생이 스스럼없이 대화하고 활동하면서 사제관계를 끈끈히 하고 친근한 학교가 되도록 노력했다. 

셋째, 수업을 바꾸고 평가방법을 개선했다. 많은 학교에서 교내 경시대회를 치르면 사실상 공부 잘하는 학생들이 상을 독식한다. 우리 학교도 예외는 아니어서 일반 학생들이 경시대회를 잘 참가하지 않으려 했다. 

이런 폐단을 없애기 위해 경시대회를 누구나 참가할 수 있도록 ‘오픈 북’ 형식으로 바꿨다. 주제 설정 능력, 주장의 근거를 찾는 능력, 배경지식에 대한 탐구능력 등은 학생 모두가 갖춰야 할 역량이다. 교장이 하라고 해서 다 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이렇게 바꾸는 데 1년이나 걸렸다. 

Q. 평가 방식은 어떻게 개선했나? 
A. 하나고등학교 모델을 참고했다. 대부분의 고교들이 수행평가를 형식적으로 운영하고 있지만 하나고는 다르다. 하나고는 수행평가 점수 비율이 70% 집필고사가 30%로, 일반적인 고등학교와 정반대이다. 그래서 하나고에서는 중간·기말고사 때 시험을 잘 보더라도 수행평가 점수가 좋지 않으면 좋은 성적을 받을 수 없다. 수행평가에서 좋은 성적을 얻으려면 수업에 성실하고 적극적으로 참여해야만 한다. 

우리학교도 평가 방식을 이렇게 바꾸었더니, 수업에 임하는 학생들의 태도가 180도로 달라졌다. 아이들이 선생님과 반 친구들과의 상호작용을 이루며 적극적으로 수업에 참여했고, 이 같은 수업의 변화는 학생들의 자기주도적 학습능력과 리더십, 협업능력 등의 향상을 가져왔다. 이런 변화는 필연적으로 입시 결과까지 바꾸게 된다. 우리 학교의 올해 입시실적이 크게 좋아진 데는 이처럼 학생 평가 방식을 바꾼 것이 결정적으로 작용했다. 

실제로 교육과정보다 더 중요한 것은 어떤 과목을 가르치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평가하느냐다. 수행평가가 70%나 되고 수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학생이 명문대에 진학하도록 만들어낸 것이 하나고이고, 이를 잘 따라한 학교가 대원외고, 외대부고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이처럼 늘 따라가기만 하면 'Fast follower'는 될 수 있지만 'First mover'는 될 수 없다. 나는 'First mover'가 되고 싶다. 우리 학생들에게 주류가 아니더라도 의미 있는 삶을 살아가도록 만들어주고 싶다. 

Q. First mover로서 올해 성과는 어땠나? 
A. 2016년에 제가 우리학교에 부임했을 때는 2015년에 결정된 대로 교육과정을 운영해야 했다. 그래서 지난해에는 평가 방식을 바꾸는 데 중점을 뒀고, 더불어 2017학년도 교육과정을 혁신적으로 수립해 이를 통과시켰다. 쉽게 말해 학교 중심에서 학생 중심으로 확 바꾼 것이다. 

가장 큰 변화는 ‘교과 집중 이수과정’을 도입한 것이다. 내년에 실시할 예정인 서울시교육청 개방 교육과정을 우리 학교는 올해부터 앞서 진행했다. 1, 2학기 나눠서 2단위 또는 3단위 수업을 하던 것을 한 학기에 몰아서 4단위 수업을 하니 교사들의 불만이 당연히 있다.

하지만 수능 정시 위주로 교육했던 지난 5년 간의 미림여고 입시 결과를 보자. 자사고 5년 동안 매년 서울대 1명 보낼까 말까 한 학교에서 한 해에 5명을 보낸 것은 정말 대단한 성과이고 5등급도 인 서울 대학에 합격한 것은 놀라운 성과이기 때문에 교사들도 결국 따라와 줄 것이라고 생각했다. 교사 연수를 수차례 진행하며 교사들에게 계속 자극을 줬다. 

결국 우리는 평가, 교육과정, 입시실적 세 마리의 토끼를 모두 잡았다. 시간이 흐를수록 미림여고는 더욱 발전해갈 것이라고 장담한다. 동작구 과학중점학교인 숭의여고가 작년에 서울대에 4명을 합격시켰다. 하지만 미림여고는 5명을 합격시켰고, 이 기록에 사람들은 놀라워하고 있다. 요즘은 강남 학부모들이 자녀를 우리 학교로 전학시키려고 단체로 학교 견학을 올 정도다. 

집중이수제 

특정 과목을 특정 학기 또는 학년에 몰아서 배우게 함으로써 학생들의 학업 부담을 줄이고 적은 과목을 깊게 배우게 한다는 취지로 도입됐다. 학교 재량으로 특정 학년, 특정 학기에 몰아서 배우게 할지 3년간 매학기 균등하게 나누어서 배우게 할지 결정한다. 

Q. 영어 수업도 확 바꿨다고 들었다. 
A. 영어 수업을 일반 수업과 테마 수업으로 나누어 진행하고 있다. 1학년 영어수업이 주당 4시간 배정되는데, 2시간은 내신과 수능을 대비한 일반 수업으로 진행하고, 나머지 2시간을 테마반 수업으로 바꿨다. 테마반 수업은 학생들이 자신이 공부하고자 하는 테마반을 선택해 반을 이동해 수업을 받는 형태다. 교과서 동영상 제작반, 영어소설 연극화반, 원어민 토론반, 패드 영상토론발표반 등 4개의 테마반이 운영되고 있다. 학교에서는 원어민 토론반을 운영하기 위해 원어민 강사를 채용했다. 

2학년의 경우는 영어가 주당 5시간 수업이라 2시간은 일반 수업, 3시간은 테마반 수업으로 진행한다. 학생들은 학기마다 자신이 원하는 테마반을 결정해 수업에 참여한다. 테마별 수업은 모둠 수업으로 이루어진다. 4명이 한 조를 이루는데 각각 사회자, 기록자, 발표자와 수업에 잘 따라오지 못하는 학생들을 돕는 공감자 역할을 맡는다. 

평가는 서평 작성 15점, 듣기능력 테스트 10점, 어휘력 수행평가 10점, 말하기 수행평가 10점, 테마수업 15점, 지필고사 40점 비중으로 이루어진다. 테마반 수업에서 학습의 주체는 학생이 되며, 교사는 가르치는 역할이 아닌 조율자나 조력자 역할을 한다. 이 과정에서 교사는 학생들의 장단점을 정확히 파악할 수 있게 되므로, 자연히 학생들의 학교생활기록부가 질과 양 모든 면에서 업그레이드됐다. 

물론 이런 변화는 선생님들의 뼈를 깎는 노력이 있기에 가능했다. 테마 수업을 하면서 살아있는 영어교육을 하다 보니 매 시간 새로운 수업을 준비해야 해서 수업 부담이 크게 늘었고, 학기말에 학생부를 기록하는 일도 전에 비해 시간과 공이 대단히 많이 들어가게 됐다. 학교에서는 원어민 토론반을 운영하기 위해 원어민 강사를 채용했다.

Q. 학교 운영 방식은 어떤 식으로 개선했나? 
A. 학교를 학생 중심으로 운영하기 위해 부장 선생님, 학생회 간부들이 모여 미팅을 했다. 이 자리에서 학생들은 학생들이 원하는 것을 말했고, 학교와 담당 선생님들은 학생들의 요청 사항을 최대한 들어주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고안하고 실천했다. 

어느 날 학생회장이 급식비를 제대로 산정해 달라는 요청을 해왔다. 살펴봤더니 어처구니없게도 야자학습을 하지 않아서 급식을 먹지 않는 날까지도 급식비를 내도록 돼 있었다. 행정실과 영양사는 운영상 기본적인 급식 인원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강력하게 주장했지만, 행정상의 편의 때문에 학생들이 먹지도 않은 급식비를 부담한다는 것은 말이 안 됐다. 결국 급식 인원 조사를 명확히 하고 15일 전에만 야자 참석 여부를 확인해 주면 식대를 내지 않도록 규정을 바꿨다. 

이처럼 학교 조직은 누군가 먼저 나서지 않으면 절대 바뀌지 않는 특성을 가지고 있기에, 우리 학교는 교사나 행정이 아닌 학생이 중심이 되는 학교로 거듭나기 위해 학교가 먼저 나서서 바꿔보자는 공감대를 갖고 열심히 변화를 꾀하고 있다. 

Q. 학생 선발은 어떻게 이뤄지나? 
A. 동작·관악 지역 중학교에서 1차 지망 20%, 2차 40%가 진학하며 나머지 40%는 강제배정되는 방식이다. 이렇게 오다 보니 못 버티는 학생, 잘 따라오지 못하는 학생들이 있다. 결국 오고 싶어서 오는 학생은 50%에 지나지 않는다. 학력 수준 차도 커서 일반 고교에서는 수I, 수II 과목만 두고 있는데 우리는 여기에 기초수학을 추가로 넣고 있다. 

Q. 교장으로 부임하기 전 주위 사람들이 어떤 조언을 해주었나? 
A. 가장 많이 들은 말이 “입시 실적을 올려야 하니 특별반을 만들어라” 그리고 “교장 편을 만들어라”라는 것이었다. 하지만 나는 학생을 성적으로 차별하지 않는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어쩌다가 방과후학교 선택 과목에 공부 잘하는 학생이 모여서 공부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이는 학생들의 자율적인 선택일 뿐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교사들 역시 마찬가지이다. 선생님들은 성적이나 친밀도에 따라 학생을 차별하지 않겠다는 다짐도 했다.

Q. 학생 친화적으로 더 바꿀 게 있나? 
A. 학생들을 직접 만나는 시간을 벌기 위해 버스로 출퇴근하고 있다. 버스에서 만난 아이들에게 필요한 게 뭐가 있는지 물어보곤 한다. 최근에는 학생들이 끼를 발산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면 좋겠다 싶어서 교실 하나를 신체활동 공간으로 꾸몄다. 벽면에 거울을 부착하고 봉도 만들어서 학생들이 자유롭게 댄스도 하고 운동도 할 수 있게 했다. 

미림여고의 이 같은 성장은 비전을 가진 학교장의 노력과 함께 교사·학부모들의 적극적인 공감과 참여 아래 일반고도 충분히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모범적인 사례가 되고 있다. 본지는 앞으로도 공교육 혁신의 아이콘인 미림여고의 변화된 모습을 지속적으로 중계할 예정이다. ‘미림여고의 기적’은 특별한 것이 아니다. 학교가, 교사가, 학부모가 달라진다면 어떤 학교든 미림여고의 기적을 이뤄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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