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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학기제-2017.10월호] “책 쓰기부터 책 제본까지 스스로… 성취감 커져요”

이미정 경북 영해중 교사가 말하는 주제선택 활동



‘생(生)글 생(生)글, 살아 있는 국어 시간!’ 수업에 참여한 학생들은 우리 고장에 대한 정보 수집하기, 우리 고장을 알리는 책 쓰기, 책 디자인하고 제본하기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지도한 이미정 경북 영해중 교사는 “학생들이 스스로 책 제작을 하는 과정에서 성취감과 자신감을 얻는다”고 말했다. ‘생(生)글 생(生)글, 살아 있는 국어 시간!’ 수업을 이끈 이 교사로부터 수업 기획 과정과 운영 노하우에 대해 들었다.

Q. 수업을 기획하게 된 계기는? 
본교 자유학기제 교사 동아리(응답하라! 예주의 후예)가 계기가 됐다. 동아리 교사들과 함께 ‘어떻게 하면 학생들이 색다른 자유학기를 보내게 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던 중, 학교 맞은편에 있는 고려시대 문인 ‘목은 이색’의 탄생 마을인 ‘괴시 한옥 마을’을 수업에 활용해보자는 의견이 나왔다. 학교와 매우 가까움에도 불구하고 ‘목은 이색’이 누구인지 ‘괴시 한옥 마을’이 어떤 곳인지 모르는 학생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나아가 ‘괴시 한옥 마을’에서 좀 더 범위를 넓혀 영덕 지역의 △훌륭한 문인 △유서 깊은 유적지 △특산물 등을 수업에 두루 활용하면 더욱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우리 고장’에 대한 수업을 통해 학생들에게 우리 고장의 매력을 알려주고 자부심도 일깨워주고 싶었다. 

Q.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가장 어려웠던 점은?
학생들이 스스로 글을 쓰게 하는 것이 가장 어려웠다. 처음 수업을 시작할 때만 하더라도 대다수의 학생들이 글쓰기에 흥미가 없었기 때문이다. 왜 글쓰기에 흥미를 느끼지 못할까를 고민하던 중, 학생들이 쓴 글을 읽어주는 ‘독자’가 없기 때문이라는 생각에 이르렀다. 그래서 ‘학교 선배’ ‘학교 선생님’ ‘다른 학교 친구들’ 등 구체적인 독자를 정해주었다. 학생들은 “정말 제 글이 다른 학교 친구들에게 소개되나요?”라고 물으며 신기해했고, 처음과 달리 적극적으로 글쓰기에 임하는 모습을 보였다. 

글쓰기에 부담을 덜 느낄 수 있도록 ‘동화’나 ‘광고’ 등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장르를 소개해주기도 했다. 가령 영덕 영해의 특산물인 시금치에 대한 글을 쓸 때 학생들은 시금치에 대한 설명문보다 동화를 쓰는 것을 더욱 즐거워한다. 실제로 한 학생은 ‘시금치를 먹고 변비를 고친 꼬마 이야기’를 동화로 적었다, 

Q. 수업의 효과는? 
수업 전후로 우리 고장에 대한 학생들의 인식에 변화가 생겼다는 점이 가장 큰 효과라고 생각한다. 얼마 전 소풍으로 대구 근대골목에 다녀왔는데, 문화해설사가 “근대골목은 대구 독립운동의 발상지”라고 소개하자 학생들이 오히려 문화해설사에게 “우리가 사는 영해에서도 독립운동을 했었어요” “신돌석 장군이라는 항일 의병장도 계세요”라고 설명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완성된 한 편의 글쓰기 경험을 제공함으로써 글쓰기 능력 향상에도 도움이 됐다. 학생들은 적게는 A4 용지 1매 분량, 많게는 A4 용지 2개 분량의 글을 작성하고 고치는 과정을 거치면서 글쓰기 역량을 높였다. 

★ 교사의 수업지도 도움말 - “수업의 필요성과 목적을 분명히 전달하라” 

○ 학생들의 적극적인 참여 유도하려면? 
무엇보다 학생들에게 독자를 명확하게 정해주어야 한다. 영덕과 영해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우리 고장을 알려주기 위해서 책을 쓰고 있다는 점을 꾸준히 안내하는 것이다. 실제로 완성된 책은 학교 도서관이나 지역 전시회 등을 통해 많은 사람이 읽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좋다. 학교 도서관에 책을 전시할 경우 수업을 같이 들은 학생들끼리 접착 메모지에 피드백을 써서 책 표지에 붙여두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독자의 반응을 눈으로 볼 수 있어 학생들이 더욱 흥미로워한다. 

교사가 수업 활동 결과물을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에 게시하고 공유하는 것도 효과적이다. 학생들은 자신의 활동과정과 결과물이 여러 사람에게 소개된다는 생각에 더욱 적극적으로 책 제작에 참여한다. 친구들의 활동과정과 결과물에 ‘좋아요’를 누르며 협동심도 쌓는다. 

○ 책 제본 과정을 효과적으로 운영하려면? 
이 수업은 학생들이 쓴 글을 ‘양장제본’ 방법을 통해 책으로 만들기 때문에 제본 도구들이 많이 필요하다. 제본용 실과 바늘, 송곳, 접착제 등 기본적인 제본 도구들은 저렴한 편이나 그밖에 전문적인 제본 도구들은 다소 고가이기 때문에 학교 차원에서 프로그램을 기획하여 구입하는 것을 추천한다. 

학생들에게 제본 기술을 지도하기 위해서는 교사가 먼저 제본 기술을 정확하게 습득하고 있어야 한다. 제본 관련 서적이나 인터넷 동영상 등을 통해 정보를 얻고, 부족하다면 ‘북 바인딩’ ‘북 디자인’ 공방을 찾아가 직접 배워보는 것도 좋다. 

○ 제언 
첫 시간에 수업의 목적과 필요성을 학생들에게 잘 설명해주어야 한다. 학생들에게 왜 우리가 사는 고장에 대한 글을 쓰는지, 왜 책을 만드는지 등을 충분히 설명해주면 학생들도 동기를 갖고 적극적으로 수업에 참여할 것이다. 

이 수업은 모둠수업으로 진행되는데, 학생들의 글쓰기 수준을 고려하여 모둠을 구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상대적으로 글쓰기에 능숙한 학생들만 한 모둠에 모이거나, 반대로 글쓰기에 어려움을 겪는 학생만 모이는 일이 없도록 각기 다른 글쓰기 수준을 가진 학생들을 적절하게 배치해야한다. 정보 수집 단계에서는 학생들이 인터넷 검색에 의존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를 보완하기 위해선 교사가 지역 관련 책자를 많이 갖고 있어야 한다. 수업을 시작하기 전 미리 관련 기관에 방문하여 지역과 관련된 △팸플릿 △소식지 △지역 신문 등을 골고루 모아두어야 학생들이 참고할 수 있는 자료가 많아진다.



▶에듀동아 김지연 기자 jiyeon01@donga.com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에듀동아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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