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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학기제-2017.10월호] 마음대로 만지고 주무르며 이해하는 ‘미술과 문화’

권정민 서울 연천중 미술 교사의 거꾸로 교실

“저 그림 못 그리는데 어떡하죠?” “그리는 거 안 했으면 좋겠어요.”…. 

미적 재능이 남다른 일부 학생들을 제외한 많은 학생들이 미술 수업을 부담스러워 한다. 권정민 서울 연천중 미술 교사는 학년 초 학생들로부터 ‘선생님에게 하고 싶은 말’을 조사할 때마다 쏟아지는 학생들의 하소연에 안타까움을 느꼈다. 미술 시간을 ‘무엇인가 그려내야만 하는 시간’으로 받아들이다 보니 스트레스를 느끼는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미술에 대한 학생들의 인식을 바꿔주고 싶었던 권 교사는 회화 대신 점토를 활용한 공예를 3학년 학생들의 첫 실기 과제로 정했다. 이를 위해 시각문화에 대해 배우는 단원의 교육과정을 재구성하고, 점토로 음식 모형을 만드는 실기 수업을 거꾸로 교실로 진행했다. 

권 교사는 “부드러운 촉감의 클레이 점토와 마음대로 주무를 수 있는 지점토를 가지고 놀면서 학생들이 미술로 ‘힐링’하는 경험을 하길 바랐다”고 말했다. 



○ 수업은 이렇게 진행하세요 
※ 1차시 수업 전에 디딤영상을 미리 보고 올 수 있도록 사전에 안내한다. 


[1차시] 시각문화와 공공미술 이해하기 
이론 학습은 디딤영상으로 대체한다. 교사는 디딤영상을 통해 시각문화와 공공미술의 개념, 특징, 사례 등을 설명한다.

본 수업에서는 디딤영상을 통해 본 내용을 학습지에 정리하는 조별 활동을 진행한다. 시각문화 및 공공미술의 개념과 특징을 간략히 글로 정리한 후 벤다이어그램을 통해 둘의 관계를 나타내 본다. 또 각자가 생각하는 시각문화와 공공미술의 의미를 비주얼씽킹(정보와 생각을 글, 그림 등으로 시각화해 표현하는 것)으로 표현해 본다. 

학생들은 각자 활동지를 작성한다. 하지만 활동지에 채울 내용은 조별 토의‧토론을 통해 구상하며, 학생들은 서로 가르쳐주고 도와가며 활동지를 완성하게 된다. 

[2차시] 시각문화의 실제 사례 이해하기
2차시는 시각문화의 실제 사례 중 하나인 ‘음식’의 모형을 제작해보기에 앞서 시각문화에 대해 이해하는 시간이다. 교사는 학생들과 간단하게 대화를 주고 받으면서 지역이나 환경, 역사, 전통에 따라 시각문화가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음을 설명한다. 또한 시각문화의 다양한 사례를 소개하면서 음식도 시각문화 중 하나임을 설명한다. 

학습이 끝나면 학생들은 조별로 원하는 나라 한 곳을 선정한 후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PC를 이용해 기후, 문화, 종교, 지리적 특징 등 그 나라의 시각문화에 영향을 줄 만한 배경 요소를 조사한다. 교사는 적절한 검색 키워드를 알려주거나 참고하면 좋을 사이트를 알려주어 조사가 원활하게 이뤄지도록 돕는다. 

조사가 끝나면 조별로 자신이 조사한 나라의 문화적 배경이 잘 드러나는 대표 음식을 3가지 이상 선정하도록 한다. 그 다음 각각의 음식을 어떤 모형으로 나타낼지 그림으로 표현해 보는 아이디어 스케치를 한다. 아이디어 스케치는 모양 뿐 아니라 색깔, 사용할 재료 등을 상세히 담을수록 높게 평가한다. 

[3~5차시] 음식 모형 제작하기 
2차시에 완성한 아이디어 스케치를 바탕으로 지점토, 클레이 점토, 성형 도구, 채색 도구 등을 사용해 음식 모형을 제작한다. 음식 모형은 조별로 3개 이상 만들도록 하는데, 학생들의 제작 속도에 따라 수업 차시를 조정할 수 있다. 제작에는 대체로 3~4차시 정도가 소요된다. 

교사는 학생들에게 지점토와 클레이 점토의 속성이 어떻게 다른지 설명해 주고, 각 재료의 특성에 맞는 제작·채색·보관 방법, 성형 도구 사용법 등을 알려준다. 학생들이 제작에 들어가면 교사는 반을 둘러보며 유난히 속도가 느리거나 어려워하는 조를 돕는다. 이 때, 교사가 직접 제작을 돕지는 않으며 선배나 다른 반 학생들의 작품 또는 제작 과정을 찍은 사진을 학생들에게 보여주어 어떤 식으로 접근하고 표현해야 할지 힌트를 준다. 학생들이 서로 협력할 수 있도록 교사는 ‘조별로 상의해서 제작 과정을 분업하지 않으면 정해진 시간 내에 완성할 수 없다’는 점을 지속적으로 상기시킨다. 

음식 모형 제작이 끝나면 교사는 다음 시간에 음식 모형을 상차림해 판매할 것이라는 점을 미리 안내해 학생들이 자율적으로 상차림 아이디어나 소품 등을 준비해 올 수 있도록 한다.


[6차시] 음식 판매하기 
조별로 자신들이 만든 음식과 어울리는 상차림을 한다. 학생들은 해당 음식을 먹기에 적절한 테이블 세팅을 연구하거나 해당 나라의 문화적 배경이 드러나는 소품을 함께 배치하는 등 자신들만의 방법으로 상을 차린다. 상차림 시간이 길어지면 학생들이 다소 풀어지는 경향이 있으므로 상차림은 10분 내에 끝내도록 한다. 상차림이 끝나면 조별로 자신들이 만든 음식을 소개하는 메뉴판을 만들고 가격을 책정해 음식 옆에 진열한다. 

이후 교사는 학생들에게 가짜 돈을 2만원씩 나눠 주고 서로 음식을 사고팔도록 안내한다. 판매는 음식 모형을 직접 사가는 것이 아니라 가장 마음에 드는 음식을 골라 그 값만 지불하는 형태로 진행한다. 

조원 중 2명이 먼저 학급을 돌며 원하는 음식을 고르는 동안 남은 2명은 자신들을 찾아오는 학생들에게 음식에 관한 문화적 배경 등을 설명한다. 일정 시간이 지나면 구경꾼과 설명하는 사람의 역할을 교대한다. 학생들은 음식 모형의 완성도뿐만 아니라 친절한 설명, 상차림 등을 고려해 마음에 드는 음식을 고른다. 

모든 학생들의 구매가 끝나면 학급에서 가장 많은 돈을 번 조를 ‘판매왕’으로 선정한다. 판매왕에 꼽힌 학생들은 동료평가에서 우수한 평가를 받은 것으로 간주해, 추후 평가 시 추가 점수를 부여한다. 모든 과정이 끝나면 수업 소감을 나누며 미술을 배우는 이유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 보도록 한다. 교사는 미술은 문화를 기반으로 하고 있으며 학교에서 미술을 배우는 이유가 단순히 미술적 기법을 익히기 위해서만이 아니라 우리만의 문화를 읽고, 문화 속에 들어 있는 인간의 삶에 대해 배우기 위해서라는 점을 다시 한 번 강조한다. 

○ 평가는 이렇게 하세요 
한 학기 동안 총 3개의 실기 과제를 수행하며, 각 과제는 25점 만점으로 평가한다. 음식 모형 만들기는 3개의 실기 과제 중 하나로, 이 과제에 매겨진 수행 평가 배점은 25점이다. 표현 점수와는 별개로 포트폴리오 및 태도 점수를 25점 만점으로 평가한다. 포트폴리오 및 태도 점수는 개별 과제에 대한 평가가 아니라 한 학기 전체를 놓고 누적 평가한다. 즉, 3개의 실기 과제에 대한 평가와 한 학기 동안의 포트폴리오 및 태도 평가를 종합해 100점 만점으로 수행평가 점수를 산출한다. 

1) 표현(25점)
-주제의 특징, 의도, 목적에 적합한 아이디어를 설정했는가 
-적절한 표현 방법을 탐색하였는가
-자신만의 창의적인 방식으로 표현했는가 
* 동료평가를 반영할 경우 교사의 평가는 23점을 만점으로 하고 이에 동료평가 점수 2점을 더해 최종 점수를 산출한다. 

2) 포트폴리오 및 태도(25점)
-결과물의 전체 수업 과정이 체계적이고 빠짐없이 반영되었는가
-결과물의 완성도와 제작 능력이 우수한가 -수업에 열의가 있고 수업 준비가 성실한가
* 포트폴리오 미제출 혹은 수업태도가 매우 불량할 경우 0점을 주고, 포트폴리오 제출 기한을 하루 넘길 때마다 0.5점씩 감점한다 

▶에듀동아 김수진 기자 genie87@donga.com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에듀동아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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