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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학기제-2017.10월호] 꾸러기교실도전-교사의 관여는 최소한으로

Q. 이 수업의 목적은? 
무작정 미술을 부담스럽게만 느끼는 학생들에게 미술을 배우는 이유에 대해 알려주고 싶었다. 시각문화의 대표 사례인 음식을 소재로 함으로써 학생들이 자주 먹는 각 지역의 여러 음식에도 모두 미술이 깃들어 있고, 결과적으로 이런 인간의 삶과 문화에 대해 배우고 이해하기 위해 미술을 배우는 것이라는 메시지를 주고자 했다. 
다양한 시각문화의 사례 중 특히 음식을 수업 소재로 활용한 것은 먹는 것을 좋아하는 학생들을 고려한 것이었다. 실제로 학생들은 딱딱할 수 있는 자료 조사 과정도 공부로 느끼기 보다 마치 맛집 탐방을 하는 것처럼 재밌게 받아들였다. 

Q. 수업 차시는 어떻게 운영해야 하나? 
6차시 수업으로 진행했지만 학교의 제작 여건, 학생들의 제작 속도에 따라 제작 시간을 늘릴 수도 있다. 최대 8차시 정도로 진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수업의 전체 차시보다는 수업 간 연결성이 중요하다. 가능하면 2~3시간을 블록 타임으로 엮어 실기를 진행하는 것이 좋다. 재료나 도구를 많이 쓰기 때문에 준비하고 정리하는 시간을 감안하면 1시간으로는 부족한 경우가 많다. 또 제작 중간에 수업을 중단하고 다음 시간에 제작을 이어갈 경우 점토를 관리하고 보관하는 문제가 여의치 않다. 부득이하게 실기 시간을 끊어서 운영해야 할 경우 정해진 공간에 미완성 작품을 모아두고 교사가 일괄 관리하는 것이 좋다. 관리를 학생들에게 맡길 경우 점토를 잘못 보관해 갈라지고 깨지거나 아예 잃어버리는 일이 생길 수 있다. 

Q. 디딤영상은 어떻게 만드나? 
이 수업의 디딤영상은 매우 간단한다. 수업의 주요 개념을 정리한 파워포인트(PPT)를 화면에 띄워 놓고 교사가 육성으로 설명하는 것이 전부다. 설명할 내용이 많지 않아 영상의 길이도 5분 내외면 충분하다. 컴퓨터 화면을 소리와 함께 녹화하는 ‘닥터 캡쳐’ 프로그램을 사용하면 누구나 쉽게 만들 수 있다.

간단한 영상이지만 학생들에게 디딤영상을 꼭 보고 오도록 했다. 음식을 통해 시각문화와 미술의 관계를 짚어보는 것이 수업의 목적이기 때문에 실기(제작) 이전에 이론 학습이 충분히 선행되어야 수업의 본질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다. 

만약 학생들이 수업 전에 디딤영상을 보고 오지 않았을 경우 1차시 수업 때 이어폰 여러 개를 연결할 수 있는 잭과 태블릿 PC를 주어 디딤영상을 모두 본 후에 수업에 참여하도록 했다. 

Q. 수업 중 자료 조사는 어떻게? 
자료 조사 수업 시간에 한해 학생들에게서 수거한 스마트폰을 돌려줬다. 개인적으로 가지고 있는 태블릿 PC 2대를 제공하기도 했다. 만약 스마트폰을 일괄 수거하는 학교의 경우 수업 중 스마트폰을 사용할 수 있도록 사전 협의가 필요하다. 

Q. 제작 과정에 교사가 얼마나 관여하나? 
거꾸로교실로 수업을 해 오며 느낀 점은 수업의 많은 부분을 학생들에게 믿고 맡겨도 학생들 스스로 알아서 잘 따라온다는 점이다. 

이번 수업의 제작 과정도 전적으로 학생들의 자율에 맡겼다. 물론 제작에 필요한 기초적인 설명은 해 주어야 한다. 하지만 제작은 학생들이 조별로 상의해 완성해갈 수 있도록 했다. 혹시 여러 조가 같은 음식을 만들겠다고 하더라도 임의로 이를 조정하지 않았다. 같은 음식을 만들더라도 학생들의 표현 성향이나 능력에 따라 모두 다르게 표현되기 때문이다. 제작 과정에 어려움을 겪는 조에는 예시를 보여줬지만 스스로 곧잘 만드는 조에는 별도의 예시도 보여주지 않았다. 모방 심리로 인해 오히려 학생들의 창의성이 저하될 수 있기 때문이다. 

Q. 다른 교사들을 위한 제언 
수업 중 특정 나라의 지리적 특징이나 종교적 배경에 대해 조사하는 부분은 세계사 교과와 연관되는 부분이고, 음식 판매는 시장 경제와 합리적인 소비를 다루는 일반 사회와 연관이 깊다. 사회나 세계사 교과와 연계한 융합수업으로 진행하면 보다 입체적이고 깊이 있는 수업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 

또한 수업의 목적을 고려할 때 지나치게 기술적인 잣대로만 학생들의 결과물을 평가하지 않았으면 한다. 물론 음식 모형 만들기가 실기 수행 과제 중 하나인 만큼 결과물의 완성도를 평가하는 일은 필요하다. 하지만 만들기의 경우 완성작 사이의 변별력이 그리 크지 않다. 따라서 만들기 과정에 집중하기 보다는 미술과 문화, 미술과 우리 삶의 관계를 이해시키는데 충분한 시간을 할애하길 바란다. 


▶에듀동아 김수진 기자 genie87@donga.com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에듀동아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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