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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학기제-2017.10월호] 정보 홍수 시대,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으로 올바른 안목 키워야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 선도하는 정현선 경인교대 교수



최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발달로 ‘가짜뉴스’가 늘어나면서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까지 번지고 있다. 가짜뉴스는 사실이 아닌 거짓 정보를 사실인 것처럼 포장해 뉴스 형태로 배포되는 것. 인터넷과 SNS를 활발히 이용하는 10대 청소년들의 경우 잘못된 정보를 여과 없이 그대로 받아들이는 경우가 많아 이에 대한 적절한 교육이 필요한 상황. 

청소년들이 온라인상에서 쏟아지는 정보를 비판적으로 분별해내고, 이를 올바르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교육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면서 ‘미디어 리터러시(Media Literacy)’ 교육이 주목받는다. 미디어 리터러시는 일반적으로 미디어가 제공하는 정보와 콘텐츠를 비판적으로 이해하고 자신의 생각을 미디어를 활용해 표현하는 능력을 말한다. 영국, 미국, 호주 등에서는 이미 오래전부터 미디어 리터러시를 21세기 핵심역량으로 보고 이를 함양시키기 위한 청소년 교육을 시행하고 있다.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 필요성에 대해 공감한 교육부는 2015 개정 교육과정에 따라 새롭게 만들어지는 초·중등 교과서에 담길 미디어 리터러시 단원 모형을 최근 개발했다. 이 개발 과정의 정책연구를 주도한 인물은 정현선 경인교대 국어교육과 교수. 정 교수는 미디어 교육, 신문 이해 교육, 뉴스 리터러시 교육 등과 관련한 초·중등학교 학생용 교재와 교사용 지도서를 개발해온 미디어 교육 전문가다. 정 교수로부터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의 필요성과 구체적인 교육 방법을 묻고 들었다.

○ 21세기 핵심역량과 직결되는 ‘미디어 리터러시’ 
다양한 정보와 지식이 쏟아져 나오는 미디어 환경에서 비판적 사고를 할 수 없다면 ‘진짜 뉴스’와 ‘가짜 뉴스’를 구분하지 못하는 일이 발생한다. 유해정보가 범람하는 상황에서 사회 구성원들이 갖춰야 할 필수 역량으로 ‘미디어 리터러시’가 주목받는 것도 이런 이유. 

정 교수는 “미디어 리터러시는 다양한 미디어에 접근하고, 미디어가 제공하는 정보와 콘텐츠를 비판적으로 이해하며, 자신의 생각을 미디어를 활용해 표현한 뒤 이를 공유할 수 있는 능력”이라면서 “이는 의사소통 역량, 지식정보처리 역량 등 21세기 핵심역량과 직결된 것으로, 시민성과 문화적 역량을 기르는 데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즉, 특정 뉴스를 곧이곧대로 믿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으로 중요한 뉴스를 직접 찾아보고(접근) △해당 뉴스가 말하고자 하는 바가 무엇인지 파악해보는 한편 △그것이 특정한 관점만을 담고 있지는 않은지를 분석한 뒤(비판적 이해) △이에 대해 추가적으로 필요한 정보를 찾아 자신만의 뉴스를 만들어보며(활용) △이를 미디어를 통해 다른 사람들에게 전달(공유)할 수 있는 능력을 말하는 것이다. 

이와 같은 역량을 길러주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은 청소년들의 삶에서 매우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미디어’에 체계적으로 접근하고 비판적으로 살펴보는 기회를 학교에서 제공해주는 것. 학교에서 이런 교육이 진행된다면 학생들은 더욱 비판적이고 성찰적인 태도를 가질 수 있고, 미디어를 통해 접하는 정보와 사회 현상을 직접 분석, 평가하는 능력을 키울 수 있다고 정 교수는 말한다. 

“미디어 리터러시는 의사소통능력의 일부로서 디지털 기기와 기술, 정보와 미디어가 끊임없이 발달하고 있는 사회에서 우리가 더욱 현명하게 살아가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것입니다. 특히 기본적인 학습능력이 배양되는 시기인 청소년기에 학생들에게 미디어에 대한 올바른 판단을 내릴 수 있는 기본적인 소양을 길러주는 교육은 매우 중요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정현선 교수)



○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 “지금 하고 있는 수업에서 한 걸음만 더 나아가세요” 
그렇다면, 학교 현장에서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은 어떻게 이뤄지는 것이 바람직할까? 정 교수가 책임연구를 맡아 개발한 미디어 리터러시 교과서 단원 모형을 통해 구체적인 방법을 엿볼 수 있다. 중학교 국어 교과서의 ‘뉴스’ 단원을 예로 들어 살펴보자. 

이 단원은 ‘뉴스는 우리에게 현실을 어떻게 보여 주는가’ ‘뉴스 생산자와 이용자가 지켜야 할 윤리는 무엇인가’ 등 미디어 리터러시와 관련된 핵심 질문을 던지면서 시작된다. 학생들은 이런 질문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학생 주도의 참여형 활동에 참여한다. 예를 들어 자신이 평소 흥미를 갖고 있는 주제를 생각해보고, 각각의 주제와 관련된 최근 3일간의 뉴스를 직접 검색해보는 것. 해당 뉴스가 어떤 관점을 가지고 있는지 분석해보거나, 보도윤리가 잘 지켜진 뉴스인지를 평가해보는 등의 과정을 거치면서 학생들은 자연스럽게 ‘미디어 리터러시’를 함양해나간다. 

정 교수는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의 목표는 주로 △의미 이해와 전달 △책임 있는 미디어 이용 △감상과 향유 △미디어 기술 활용 △정보 검색과 선택 △창작과 제작 △사회·문화적 이해 △비판적 분석 및 평가 등을 수행할 수 있는 능력을 길러주는 것에 있다”면서 “교사들이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을 처음 계획할 때는 이들 목표 중 어떤 점에 초점을 맞출지, 학생들이 수업을 들은 이후 획득할 수 있는 지식과 기능이 무엇일지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학생들이 현재 어떤 환경에서 살고 있는지, 이 사회에서 어떤 사람으로 자랐으면 좋겠는지를 생각하면 교사가 가르치는 내용과 쉽게 연결지어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예를 들어 ‘민주주의 사회의 기본 원리’를 다루는 수업이라면 민주주의 사회에서 미디어의 올바른 역할은 무엇인지 생각하는 시간을 주는 것이지요. 지금 하고 있는 수업에서 한 걸음만 더 나아가면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을 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접근하길 바랍니다.”(정 교수) 

▶에듀동아 최송이 기자 songi121@donga.com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에듀동아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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