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습

일반고 선택, 집에서 가까우면 그만? ‘전략적’으로 택하라!

임태형 학원멘토 대표가 전하는 후기고 선택 전략



급격한 입시 환경의 변화는 보다 예민한 고교 선택을 요구한다. 학교마다 대입 정책 변화에 대처하는 속도와 방식이 다르기 때문. 최근엔 전기고 뿐만 아니라 후기고 선택의 중요성도 높아졌다. 고교학점제가 도입되면 일반고에서도 학교마다 다른 커리큘럼을 구성해 대입 경쟁력을 보다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예측되기 때문이다. 또한 일반고 내의 교과중점학교, 자율학교 등 다양한 형태의 학교 중 무엇을 택하느냐에 따라 대입의 유·불리가 달라질 수 있다. 

그저 ‘가까운 고교’에 진학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생각한다면 고민은 필요 없다. 하지만 조금이라도 더 ‘잘 맞는 고교’ 진학을 원한다면 몇 가지 선택지가 보인다. 중3 수험생이 알아두면 도움 될 만한 일반고의 종류와 선택 원칙에 대해 알아봤다. 

○ 우수한 면학 분위기와 명문대 진학 노하우 갖춘 ‘자율학교’ 

후기고 진학 방식은 배정(추첨)과 선발 방식으로 나뉜다. 서울 등 수도권 및 대도시 지역은 대부분 추첨으로 학생을 선발하는 평준화 지역에 해당하지만, 일반고의 1/3 이상은 비평준화 지역에 위치해 있다. 비평준화 고교 일부는 영재학교나 전국단위 자사고처럼 다른 시도 학생들까지 선발할 수 있으며, 몇몇 학교는 뛰어난 입시 실적으로 상위권 학생들에게 주목 받는다. 

이른바 ‘농어촌 자율학교’로 불리는 전국단위모집 후기 일반고가 이에 속한다. 자율학교란 말 그대로 교육과정을 비교적 자유롭게 운영할 수 있는 학교다. 학교의 한 종류라기보다는 필요에 따라 교육감이 지정하는 학교 운영 방식의 일종이다. 자사고보다 법률상 자율성은 적지만 실질적인 교육과정의 차이는 크지 않다. 

비평준화 자율학교 중 약 50여 곳은 전국단위로 학생을 선발한다. 대입 실적 면에서 웬만한 특목고·자사고를 앞서는 한일고, 공주사대부고를 비롯해 △거창고 △거창대성고 △풍산고 △남해해성고 등이 대표적이다. 신입생 선발 방식은 서류·면접의 자기주도학습 전형이나 교과 내신성적 중심의 내신전형을 취한다. 설사 불합격하더라도 거주지역의 일반고 입시 일정이 그 이후에 진행된다면 지원이나 배정에 불이익은 없다. 한일고와 공주사대부고의 경우 전기고 입시 경험자들의 지원도 많다. 

우수한 면학 분위기와 선배들의 명문대 진학 노하우는 해당 자율학교들이 가진 공통된 장점이다. 또한 ‘자사고·특목고 폐지’와 같은 최근의 정부 정책 불안에서 비교적 자유롭다는 점, 상대적으로 사교육 의존도와 학비 부담이 적다는 점 등은 전기고보다 오히려 나은 면으로 평가받기도 한다. 

하지만 이들 학교의 진학을 고려한다면 입학 후 내신 부담과 기숙사 생활을 먼저 고민해봐야 한다. 전국의 상위권 학생들이 모인 만큼 기대한 수준의 내신 확보가 쉽지 않다. 자신만의 대입 전략 없이 내신이 뒤쳐질 경우 막연한 불안감에 휩싸일 수 있다. 학교마다 대입 전략이 다른 점도 유의사항이다. 아직 수능 중심의 정시 체제에 머물러 있는 학교도 많고 확대되는 수시 체제에 대한 적응도 차이를 보인다. 각 학교 진학 실적의 구체적인 내용을 파악하여 지원 결정에 참고할 필요가 있다. 많게는 4~6명이 룸메이트로 함께 하는 기숙사 생활도 학생 성향에 따라 시너지 또는 마이너스 효과로 상반되게 나타날 수 있다. 

○ 나만의 전문성 키우고 싶다면? ‘과학중점 고등학교’ 

과학중점학교는 일반고 중에서 과학·수학 과목을 중점적으로 가르치는 학교다. 보통은 해당 학교 전체 학생이 아니라 학년 당 2~4개의 일부 학급에만 적용되어 ‘과학중점학급 운영 학교’로도 불린다. 수학·과학 수업 비중이 전체 교과 이수단위의 45% 이상으로 일반고(30%)와 과학고(60%)의 중간쯤이다. 단순히 수업 시수만 많은 것이 아니라 과학융합 등의 특별교과나 심화과목, 관련 체험활동 등 실질적으로 특색 있는 교육과정이 보장된다. 

2011년 55개 학교로 시작해 2017년 현재에는 교육부 지정 학교만 135개다. 지정 및 지원 규모도 지속적으로 확대중이다. 최근에는 시도교육청이 개별적으로 지정하는 과학중점학교도 늘고 있다. 같은 과학중점학교라도 지정 주체에 따라 교육과정에 약간의 차이가 있을 수 있다. 경기도의 경우 2017년 기준 ‘교육부 지정’ 과학중점학교가 25곳, ‘교육청 지정’ 과학중점학교가 22곳인데 교육부 지정 학교의 관련 과목 이수 기준이 보다 엄격하다. 서울은 24개의 ‘교육부 지정’ 과학중점학교만 운영중이다. 

서울 지역 기준 학생 모집 방식은 다른 일반고와 동일하게 선지원 후 추첨이다. 희망학생들을 대상으로 추첨을 통해 일반고에 앞서 중점학급에 먼저 배정한다. 경쟁률이 대체로 높아 당첨 확률은 높지 않은 편이다. 배정 가능성 이외에도 지원 시 고민해 봐야 할 몇 가지 사안이 더 있다. 대입과 관련해서는 관련 계열로의 수시 지원에서 여러 모로 유리한 것이 사실이다. 학생부종합전형은 물론 논술전형에서도 경쟁력을 갖추기가 다른 일반고보다는 수월하다. 하지만 영재학교나 과학고 탈락자가 몰려 심화과목 등에서의 내신 경쟁이 만만치 않을 수 있다. 국어나 영어 같은 일반 과목들은 중점학급이 아닌 다른 학생들과 통합하여 내신 등급이 산출된다는 점도 유의해야 한다. 

○ 일반고, 내신 관리 쉬운 학교 VS 비교과 관리에 유리한 학교 

자율학교나 교과중점학교가 아닌 일반고의 선택은 어떨까? 보통은 거주지 인근의 2~3개 고교를 두고 내신 수월성과 입시 실적 사이에서 고민하는 경우가 많다. 문제는 대부분 고교에서 두 지표가 서로 상반되게 나타난다는 점이다. 

현재의 대입 흐름에 비춰보면 ‘내신 따기’보다는 면학 분위기나 특화된 교육 활동을 먼저 고려하는 것이 적절하다. 같은 지역 내의 일반고 끼리 내신을 비교하는 것은 학교장 추천 전형 등을 노리는 최상위권 학생들 이외에는 큰 의미 부여가 어렵기 때문이다. 

학종으로 대표되는 중상위권 대학들의 수시 모집은 내신성적 이외의 비교과와 같은 다양한 경쟁력을 함께 요구할 때가 많다. 학교별 경쟁력을 일일이 분석하기가 어려울 때는 수능 성적, 학업성취도, 서울대 진학률 등을 기준으로 한 ‘고교 순위’나 ‘고교 추천 순위’ 등의 검색이 도움 될 수 있다. 학교알리미 사이트의 ‘졸업생의 진로 현황’도 참고할 만한 자료다. 



▶에듀동아 김효정 기자 hj_kim86@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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