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단위 자사고인 상산고가 19일(목)부터 21일(토)까지 3일간 1단계 서류 합격자를 대상으로 2단계 면접을 실시한다.
상산고는 △2011년 31명 △2012년 43명 △2013년 52명 △2014년 53명 △2015년 53명 △2016년 57명 △2017년 47명 등 최근 몇 년간 꾸준히 40~50명대의 서울대 합격자(최종 등록 기준)를 내면서 명실상부한 ‘명문고’로 자리매김한 학교다. 전국 각지에서 지원자가 몰려 들 뿐 아니라 면접 등 입학 경쟁 또한 매우 치열하다.
올해 360명(남학생 240명, 여학생 120명)의 신입생을 선발하는 상산고의 원서접수 평균 경쟁률은 2.09대 1. 자사고 폐지 논란 등이 불거지면서 지난해 경쟁률(2.77대 1)에 비해 소폭 하락한 경향을 보이지만, 상산고 지원자들이 대개 각 중학교의 최상위권 학생들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입학 경쟁은 결코 만만치 않다. 특히 상산고의 면접은 까다롭기로 유명하다.
과연 어떻게 준비해야 최종 합격자 발표(30일)에 당당히 이름을 올릴 수 있을까. 상산고 면접을 앞둔 이들을 위해 종로학원하늘교육과 함께 상산고 면접 기출문제와 대비법을 살펴봤다.
○ 올해 면접 방식 변화, 집단면접 사라져
상산고는 1단계에서 모집정원의 2배수 내외를 면접 대상자로 선정한 뒤 2단계에서 서류(학교생활기록부)평가 점수(500점)와 면접 점수(100점)를 합산해 최종 합격자를 결정한다. 전형 요소별 세부 배점은 학교생활기록부가 △교과성적 400점 △출결상황 30점 △봉사활동 20점 △창의적 체험활동·독서활동상황·교과학습 발달상황의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행동특성 및 종합의견 50점으로 구성되고, 면접이 자기주도학습면접 60점, 인성&독서면접 40점으로 구성된다.
상산고는 올해 기존의 면접 방식에 변화를 줬다. 지난해에는 4~5명의 학생이 20분 내외로 면접을 치르는 집단면접과 10분 내외의 개인면접(자기주도학습면접, 인성&독서면접 각 10분)을 구분해 총 3개 유형의 면접을 실시했다. 하지만 올해는 집단면접을 폐지하고 2~4명의 면접위원이 개별 학생을 대상으로 자기주도학습면접과 인성&독서면접만 각각 10~15분간 진행한다.
면접 평가요소는 △꿈과 끼 △학습 잠재력 및 학업태도 △지적 호기심과 자질 △창의성과 독서활동 △사회성과 시민적 자질 △리더십 △봉사정신 △도덕성 등이다. 제출된 서류(학생부, 자기소개서, 교사 추천서)의 내용을 확인하는 질문과 다양한 상황 제시형 질문을 통해 지원자의 문제해결능력과 추론능력을 평가한다.
○ 흔한 독서 관련 질문도 구조화 질문
그렇다면 지난해 상산고 면접에서는 어떤 질문이 나왔을까. 종로학원하늘교육이 지난해 상산고 면접 응시자로부터 수집한 복기 자료(일부)를 토대로 일반전형(학교생활우수자 영역)에서 어떤 질문이 나왔는지를 살펴보자.
상산고는 자기주도학습면접에서 남학생과 여학생에게 다른 질문을 제시했는데, 남학생에게는 ‘사고를 내고 도주한 차량의 번호판을 3명의 목격자가 보았는데, 1명은 앞 두 글자가 같고, 1명은 뒤 두 글자가 같다고 했으며, 1명은 그 수가 어떤 수의 제곱이라고 했다. 이 차의 번호는 무엇인가?’란 질문이 주어졌다. 한편 여학생에게는 섭씨와 화씨가 어떤 기준으로 정해지는지에 관해 설명된 글을 주고 ‘섭씨와 화씨의 온도가 'x℃=x℉'와 같을 때, x의 값을 구해보라’는 질문이 나왔다.
집단면접은 더 이상 실시되지 않지만 상산고가 올해 면접에서 ‘다양한 상황 제시형’ 질문을 할 수 있다고 모집요강에 밝힌 만큼 지난해 집단면접 질문도 참고할 만하다. 지난해 남학생을 대상으로 한 집단면접에서는 “분업과 이기심의 관계를 설명하고 저자의 견해가 미래사회에서 타당한지 자신의 생각을 밝히라”고 요구했다. 여학생들은 “사극/역사드라마에 역사적 고증확인이 필요한가/아닌가, 작가가 역사적 사실을 창작을 가미해도 되는가”에 대한 생각을 밝혀야 했다.
인성&독서면접에서는 ‘△내가 가장 의미 있게 읽은 책은 OOO다 △그 이유(2가지)는 OOO, OOO이다 △그러나 나는 OOO란 점에서 이 책의 저자/등장인물을 비판적으로 생각한다 △비판의 이유(2가지) OOO, OOO이다 △결론적으로 이 책에 대한 나의 최종 평가는 OOO이다’의 구조로 자신이 읽은 책에 대해 설명하도록 했다. 특히 비판의 이유를 말할 때 ‘행복’, ‘발전’을 포함해서 말하되, 대조의 방법을 설명해서 말하라는 단서를 제시했다. ‘독서면접’이라고 해서 책에 대한 단순한 감상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주어진 틀 안에서 책의 내용과 메시지, 자신의 생각을 논리적으로 답변해야 했던 것이다.
<표> 상산고 2017학년도 입학 면접 질문 일부(복기)
○ 차분하게 논리적으로 말하는 연습 위주로
이종훈 상산고 교감은 에듀동아와의 인터뷰에서 “상산고 자기주도형 면접에서는 직접적으로 교과지식을 묻는 질문은 하진 않는다”면서 “대신 교과 영역과 관련한 질문을 통해 지원자의 문제해결능력과 추론능력을 보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는 “문제해결능력을 보고자 하는 질문은 예측해서 대비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라면서 “면접을 얼마 남겨두지 않은 만큼 특정한 지식을 공부하려 하기 보다는 어떤 주제에 대해서든 자신이 알고 있는 것 혹은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을 순발력을 발휘해 논리적으로 자신 있게 이야기 해 보는 연습에 집중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수한 학생들이 많이 지원하는 만큼 대다수 학생들은 자신의 차별화된 역량을 드러낼 방법에 대해 고민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지원자 간 역량 차가 크지 않다면 상산고의 특성을 고려해 인성적 측면에 보다 초점을 맞춘 접근이 필요할 수도 있다.
임성호 대표는 “상산고는 내신 경쟁이 매우 치열한 학교이기 때문에 간혹 저조한 내신 성적을 이유로 중도 이탈하는 학생들이 생긴다”면서 “이로 인해 학교 입장에서는 고교 진학 후의 계획이 분명하고 어떠한 환경에서도 최선의 노력을 다하려는 의지가 돋보이는 지원자를 더 높이 평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즉, 중학교 기간 자신이 해 온 노력의 과정을 토대로 자신의 각오와 의지를 분명하게 피력하는 것이 의외의 차별화 포인트가 될 수 있다.
▶에듀동아 김수진 기자 genie8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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