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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락치기’ 어려운 독서활동, 준비는 지금부터!

고 1,2를 위한 독서활동 대비법 ① 인문계열 편



《2018학년도 수능이 한 달도 채 남지 않았다. 이제 고3이 되는 고2는 물론, 고2가 되는 고1도 본격적으로 수험생의 마음가짐을 가져야 할 때. 특히 ‘학생부종합전형’의 확대 기조가 계속됨에 따라 미리미리 비교과 활동을 준비해둘 필요가 있다. 고1, 2때 비교과 활동 내역을 채워두지 않으면 추후 수시 지원 시 ‘텅 빈’ 학생부 때문에 고초를 겪을 수 있기 때문. 

다양한 비교과 활동 중 대학에서 특히 눈여겨보는 것은 ‘독서활동’이다. 학생의 논리력과 사고력은 물론, 전공적합성까지 두루 평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많은 분량의 책을 읽어야하는 독서활동은 절대로 ‘벼락치기’가 불가능하다. 지금부터 독서활동 준비를 시작해야 학생부는 물론 자기소개서와 면접에서 남다른 강점을 드러낼 수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어떤 책을 어떻게 읽는 것이 좋을까? 손요한 쏜자소서컨설팅 대표의 도움을 받아 △문과생 필독 도서 △이과생 필독 도서 △그리고 지원 모집단위에 대한 전공적합성을 드러낼 수 있는 도서를 통해 독서활동 ‘완전 정복’ 비법을 살펴본다.》 

학교생활기록부의 ‘독서활동사항’은 내신과 수능 공부로 바쁜 고교생들에게 다소 부담스러운 영역이다. 평균 200~300페이지 분량의 책을 한 권도 아니고 여러 권 읽어야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독서활동사항을 절대 ‘빈 칸’으로 두어서는 안 된다. 왜일까. 

독서활동이 중요한 첫 번째 이유는 지원자의 ‘학업 역량’을 논리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근거이기 때문이다. 학교생활기록부 지면상으로만 본다면 독서활동은 교과 관련 부분과 떨어져있다. 하지만 독서활동은 교과 내신 성적, 그리고 세부능력특기사항과 밀접하게 연결되는 것이 좋다. 예를 들어 세부능력특기사항에 “수학에 흥미가 크며 수학과 관련된 다양한 활동을 함으로써 뛰어난 수학적 사고력을 갖고 있음”이라고 기재 되어 있는데 수학 관련 독서활동사항이 하나도 없다면? 입학사정관들이 신뢰감을 갖기 어려울 것이다. 반면 우수한 수학 교과 성적은 물론 수학 관련 독서활동까지 겸비하고 있다면 입학사정관들을 충분히 설득시킬 수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독서활동은 지원자의 ‘전공적합성’ 및 ‘진로 계획’을 드러내는 데도 효과적이다. 가령 심리학과 면접에서 ‘지원자의 향후 진로계획에 대해 이야기해보라’는 질문을 받았을 때 아동청소년병리학 관련 책에서 읽은 병리 현상을 설명하고, 아동청소년상담사가 된 뒤 이를 어떻게 해결한 것인지 이야기한다면 해당 책을 읽지 않은 경쟁자들보다 더욱 생생한 사례를 통해 자신을 어필할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당장 독서활동을 시작하려니 어떤 책부터 읽어야하는지 막막한 것도 사실. 계열별로 어떤 책을 어떻게 읽는 것이 좋을지 살펴보자. 우선 이번에는 인문계열부터 살펴본다. 

○ 인문계열 독서활동, ‘여기서’ 시작하라 

문·이과를 막론하고, 독서활동은 학년이 올라갈수록 자신의 관심 분야나 전공에 관련된 책을 심도 있게 읽어나가는 것이 좋다. 바꾸어 이야기하면 1학년 때는 전공에 구애받지 않고 폭넓은 분야의 독서를 하는 게 좋다는 말이다. 특히 이른바 ‘고전’과 ‘필독서’는 1학년 때가 가장 읽기 좋은 시기. 학년이 올라갈수록 뚜렷해지는 전공 방향성에 따라 그에 맞는 책을 읽는 것만으로도 시간은 금방 지나가버리기 때문이다. 

특히 고1, 2의 경우 아직 희망진로가 확정되지 않았을 수도 있고, 혹시나 최종 내신 성적에 따라 3학년 때 지원 전공이 바뀌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 따라서 다양한 분야를 동시에 다루는 책을 읽는 것이 도움이 된다. 좋은 사례가 ‘총, 균, 쇠(제레미 다이아몬드)’다. 

▶ 다양한 전공의 보고 [총, 균, 쇠] 

총, 균, 쇠’를 보면 700여 페이지에 달하는 책의 두께에 놀라 읽을 엄두조차 내지 못하는 학생들이 많다. ‘이 책 한 권을 읽을 바에 얇은 책 2권을 읽는 게 더 낫지 않을까?’라고 생각하는 학생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 책 한 권은 다른 책 여러 권보다 더 큰 역할을 할 수 있다. ‘총, 균, 쇠’ 라는 제목처럼 △무기(공학) △균(생리학) △쇠(과학) 등 다양한 주제에 대해 다루고 있을 뿐만 아니라, 각 주제를 △인류학 △역사학 △과학이라는 다양한 관점에서 분석하기 때문이다. 즉, 문·이과를 막론하여 다양한 전공 관련 지식을 접할 수 있는 것이다. 

또한 이 책의 각 챕터는 후속 탐구활동이나 독서활동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질 수 있는 모티브를 제공한다. 예를 들어 ‘식량 생산의 기원’ 챕터에서 ‘인류학’이라는 학문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면 인류 발전의 다른 과정들을 탐구해 볼 수도 있고, 아메리카가 유라시아보다 낙후되었던 원인을 읽으며 ‘지리학’과 관련된 또 다른 책을 읽어볼 수도 있다. 

혹시 진로 변경이 필요한 경우, 어떤 진로를 선택해야할지 고민될 때 이 책에서 가장 흥미로웠던 내용을 떠올려보자. 그 내용과 관련된 학과가 무엇인지 역으로 찾아간다면 자신에게 맞는 진로에 가까워질 수 있을 것이다. 

▶ 독서활동으로 자기소개서 3번 문항까지 ‘일타이피’ [다른 의견을 가질 권리] 

인문학과 사회과학은 ‘하나의 정답’을 내는 것이 아니라 사태를 ‘다양한 시각’으로 바라보고 여러 가능성과 해결책을 도출하는 학문이다. 따라서 자신의 생각과 ‘다른 의견’을 존중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이에 도움이 되는 책이 ‘다른 의견을 가질 권리(슈테판 츠바이크)’다. 

수학과 과학의 경우 딱 떨어지는 단 하나의 정답을 찾아내는 것이 중요하지만, 인문학과 사회과학의 경우 하나의 정답을 찾기보다는 다양한 시각과 가능성을 배워가는 것이 핵심이다. 이 책을 통해 다양한 의견이 모여 어떻게 사회를 발전시키는지, 따라서 인문계열 학생으로서 어떤 태도로 공부에 임해야하는지 주의 깊게 살펴보자. 만약 자율동아리를 이끌고 있는 동아리장이라면 동아리원들의 이견을 조율하는 데 도움을 받을 수도 있고, 나아가 해당 경험을 ‘배려·나눔·협력·갈등 관리 경험’에 대해 묻는 자기소개서 공통문항 3번에 담을 수도 있다. 

또한 이 책은 세계 3대 전기 작가라고 일컬어지는 슈테판 츠바이크의 대표작이다. 종교 개혁의 대표적인 인물인 쟝 칼뱅에 맞선 인문주의자 카스텔리오에 대한 평전이다. 평전이란 평을 더한 전기문, 즉 인물의 일대기를 시간 순으로 기록하면서 인물의 행적에 대한 글쓴이의 평가를 함께 기록한 것을 말한다. 인물에 대한 설명뿐 아니라 가치 평가를 함께 하고 있어, 역사와 그 역사를 살아가는 인물을 어떠한 관점으로 바라볼 수 있는지 배울 수 있다. 

그렇다면 독서활동을 통해 전공적합성을 드러낼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문과 계열 학생들에게 가장 인기가 높은 경영학과를 예로 살펴보자. 

▶ 독서활동, 소논문 작성으로 연결시켜라 [넛지]

‘넛지’는 행동 경제학의 대가인 리처드 탈러 교수와 법학자 케스 선스타인 교수가 함께 쓴 책이다. 특히 저자 리처드 탈러는 올해 2017년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했다. 면접에서 혹시 책 ‘넛지’와 관련된 질문을 받는다면, 작가에 대한 설명을 덧붙이는 것이 좋다. 전공 관련 최신 이슈를 얼마나 잘 파악하고 있는지를 보여줄 수 있기 때문이다. 즉, 독서활동을 할 때는 책의 저자가 누구인지, 최근 해당 분야에서 어떤 업적을 거두었는지 살펴보는 것도 필요하다. 

다시 책으로 돌아와 보자. ‘넛지(Nudge)’란 ‘팔꿈치로 슬쩍 찌르다’ ‘주의를 환기시키다’라는 사전적 의미를 가진 단어로 인간의 선택 상황에 개입하여 특정 행동을 유도하는 모든 장치들을 말한다. 이 책은 인간이라는 존재는 기본적으로 합리적이지 않기 때문에 조금만 ‘넛지’ 요소를 추가하면 원하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주장한다. 

예를 들어보자. 작은 밥공기로 밥을 먹으면 몸무게 감량에 도움이 된다. 왜일까? 인간은 ‘한 공기’ 단위로 밥을 먹으려는 심리가 강하며, 따라서 밥공기 크기가 크든 작은 모두 ‘한 공기’로 인식하기 때문이다. 이 책에서는 이렇게 간단한 장치를 통해 사회적 비용을 줄일 수 있는 다양한 사례를 설명하고 있다. 특히 ‘사례’ 중심의 책은 많은 도움이 되는데, 가령 ‘경영학 또는 경제학의 효용에 대해 말하시오’라는 질문을 받았을 때 책에서 읽었던 특정 사례를 들어 설명하는 것이 훨씬 구체적이기 때문이다. 

전공적합성을 좀 더 드러내고 싶다면 독서활동을 다른 비교과 활동과 연결시켜보자. 어떤 탐구활동을 통해 몰랐던 사실을 배워가는 것도 충분히 의미 있지만, 이를 통해 더 나은 해결책이나 대안을 제시한다면 그야말로 ‘화룡점정’일 것이다. ‘넛지’를 설명하며 언급한 사례를 예로 든다면 ‘밥공기’ 크기를 줄이더라도 사람들이 느끼는 포만감은 그대로인지를 실제로 조사해보고, 이를 외식업 산업에 어떻게 적용할 수 있을지 생각해보는 식이다. 이 연구 결과를 소논문으로 작성해볼 수도 있다. 이처럼 독서활동에서 나아가 책을 읽고 얻은 아이디어로 새로운 결과물을 만들어낸다면 입학사정관들을 ‘확’ 사로잡을 수 있을 것이다. 마치 ‘넛지 효과’처럼 말이다. 



▶에듀동아 김지연 기자 jiyeon01@donga.com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에듀동아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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