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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안’부터 ‘비트코인’까지…기존 전공과는 달라야 살아남는다

4차 산업혁명 시대 발맞춘 2018학년도 ‘신설 이색 전공’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진정한 전문가’만이 살아남을 수 있습니다.” 

올해 초 세종대에서 열린 ‘인간 대 인공지능 번역 대결’에서 심사위원장을 맡은 곽중철 한국외대 통·번역대학원 교수가 한 말이다. 차세대 산업혁명인 ‘4차 산업혁명’이 대두되고 있는 가운데 19일 국내 대학가는 이에 대비한 ‘진정한 전문가’를 양성하기 위한 전공을 신설하거나 변화하는 움직임이 분주하게 나타나고 있다.

◇ 사이버 보안 침해 급증…‘산업보안 전문’ 인력 뜬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기술의 발달만큼이나 중요하게 부각되는 것이 ‘보안’이다. 하지만 보안 리스크에 대한 대비는 여전히 부족하다. 송희경 자유한국당 의원이 과학기술정보통신부로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2013년부터 올해 8월까지 한국인터넷진흥원에 신고된 민간기관 사이버산업테러 침해건수는 총 942건에 달했다. ▲2013년 82건 ▲2014년 175건 ▲2015년 225건 ▲2016년 247건 ▲2017년 8월말 현재 213건으로 4년 만에 3배 가까이 증가했다. 

이에 발맞춰 단국대 행정법무대학원 융합보안학과는 2018학년도 1학기부터 산업보안(Industrial Security) 전공을 신설한다. 산업보안 전공은 법학·공학·경영학·수사학 등의 다학제 간 융합 지식을 갖춘 창의적 산업보안 전문 인력을 육성하는 교육과정으로,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한 산업보안 전문 인력 양성을 위해 신설된다. 

단국대 행정법무대학원 융합보안학과는 경찰, 정보기관, 군, 보안업체, 소방, 공항만, 정부·공공기관 등의 실무가를 주된 대상으로 산업보안, 재난안전, 수사 실무 중심의 교육이 이뤄질 수 있도록 경험이 풍부한 교수진을 확보하고 있다. 이환수 융합보안학과 주임 교수는 “산업보안 교육 활성화를 위해서는 산업의 특성을 고려한 교육과정의 설계와 실무 중심의 교육이 중요하기 때문에 민간 분야를 포함해 경찰, 군, 금융, 소방 분야 등의 산업보안 분야 특성화 전략을 통해 학과를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 비트코인 등 디지털 화폐 다루는 ‘블록체인’도 대학원 전공으로 

4차 산업혁명의 핵심기술로 주목받는 ‘블록체인(Block Chain)’을 대학원 전공으로 신설한 곳도 있다. 서강대 정보통신대학원은 2018학년도 1학기부터 블록체인 전공을 신설한다. “앞서가는 교육과정을 진행하기 위해 산업과 연구에서 미개척된 부분이 많은 블록체인의 전공 과정과 지능형블록체인연구센터를 발 빠르게 신설했다”는 게 학교 측의 설명이다. 지난해 세계경제포럼에서 10대 미래기술 중의 하나로 선정된 블록체인은 한마디로 모든 비트코인 거래 내역이 기록된 공개 장부를 말한다. 

블록체인은 비트코인과 같은 디지털 화폐 등 금융 분야 저변에 다양하게 활용되며, 사물인터넷·전자 선거·콘텐츠관리·공공 문서관리 등 신뢰성 기반의 인프라 구축을 위한 연구 개발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서강대는 두 가지 트랙으로 블록체인 전공을 구성했다. ‘블록체인 시스템 트랙’은 블록체인의 핵심기술 이론 학습을 통해, 동작원리 및 주요 기술을 익히고 블록체인의 매커니즘은 물론 다양한 영역에서 블록체인을 창의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출 수 있게 한다. ‘핀테크 트랙’은 ICT 기술을 기반으로 금융 서비스를 창출할 수 있도록 금융이론과 더불어 블록체인, 디지털 화폐 등 핀테크 분야에 특화된 기술을 학습한다. 특히 빅데이터, 소셜네트워크 등 ICT 기술이 어떻게 새로운 금융 서비스를 창출하는지 심층적인 사례분석과 더불어 새로운 서비스를 모델링하는 기법을 배워 혁신적인 핀테크 서비스를 발굴할 능력을 배양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박수용 블록체인연구센터장은 “앞으로는 신뢰가 바탕이 되는 환경 속에서 정보의 가치, 자산 등의 거래가 가능한 블록체인 시대가 열릴 것으로 전망한다”면서 “국내를 넘어 해외의 세계적인 연구소와 교류할 계획”이라며 포부를 밝혔다. 



◇ “변해야 산다” … 규모 키우고 간판 바꾸는 대학들 

기존 4차 산업혁명 관련 학과의 규모를 단과대학으로 승격시키는 곳도 있다. 경희대는 내년부터 현재 전자정보대학에 포함된 '소프트웨어융합학과'를 별도의 단과대학으로 운영한다. 경희대 측은 “올해 초 4차 산업혁명을 대비하는 차원에서 인공지능 등 첨단 기술에 적용할 소프트웨어 개발을 전공하는 소프트웨어융합학과를 신설한 데 이어 규모를 더욱 키우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소프트웨어융합대학은 데이터사이언스트랙(빅데이터·클라우딩컴퓨터), 미래자동차·로봇트랙(무인자동차), 게임콘텐츠트랙(인공지능·가상현실)로 구성돼 실무 중심의 전공교육과 소프트웨어 교육을 한다. 

학과 이름까지 바꾸며 변화를 모색하는 곳도 나왔다. 한국외대는 내년 1학기부터 영어학과를 ‘영어공학과(ELLT•English Linguistics&Language Technology)’로 개편한다. 국내 대학에 설치된 외국어 학과 중 학과명에 ‘공학’이라는 명칭을 사용한 것은 이번이 최초다. ‘영어공학과’라는 명칭에서도 알 수 있듯이 교육과정에 언어공학 분야가 새롭게 도입될 예정으로, 실용영어교육과 이론 영어학 중심으로 이뤄지던 기존 교육 과정에서 언어공학 분야를 도입해 인문학적 어문학 교육의 한계를 극복한다는 계획이다.

한국외대 측은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전문 인재를 양성하는 대학에서부터 4차 산업혁명의 변화에 발맞춰 빠르게 대응해야 한다”며,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해 대학 교육도 기존의 방식에서 탈피해 다양한 변화를 시도하고, 과거처럼 한 분야에서 뛰어난 전문가 양성을 넘어 공학과 인문학 등 다양한 분야의 지식을 함양한 창의융합형 인재를 키우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밖에도 내년 1학기에 4차 산업혁명 관련 전공을 신설하는 곳은 IT융복합공학과(김천대), 말산업융합과(중원대), 무인기산업과(극동대), 미래융합경영학과(명지대)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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