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과

놀이에서 진짜를 배운다!

잘 맞는 학습방법과 스타일, 아이마다 따로 있어요



만화가 학생들을 깨우다 
중학교에서 영어를 가르치던 한 선생님은 학습에 흥미를 잃어버린 아이들이 너무 많아서 고민이 었 다 . 한 반에서 2~3명만이 수업에 열중할 뿐 많은 아이들이 방관자로 행동하고 있었다. 열심히 수업을 준비했지만 매번 결과는 참담했다. 

그러던 어느 날, 수업에 전혀 관심 없던 한 학생의 연습장을 보게 됐다. 선생님은 연습장에 그려진 만화를 보고 그 학생이 만화에 탁월한 소질이 있음을 알게 됐다. 그래서 학생에게 “그림을 잘 그리는구나. 이왕이면 교과서에 나온 단어를 소재로 만화를 그려보는 게 어때”라고 말하면서 종이 한 장을 주었다.

그리고 다음 시간, 그 학생은 정성껏 만화를 그려왔다. 아이의 정성과 수고를 격려하는 의미에서 만화에 쓰인 단어의 철자 일부를 화이트로 지우고 학생 수만큼 복사를 해서 나누어 주었다. 프린트물을 받자마자 아이들은 만화 퀴즈를 푸는 데 정신이 팔렸다.

아이들이 얼마나 몰입을 했던지 교실은 정말 고요했다. 시계 초침 소리만이 큰 소리를 내며 지나가고 있었다. 수업 시간에 한 번도 볼 수 없었던 풍경이었다. 선생님은 ‘아, 아이들이 이렇게 집중할 수도 있구나.’하는 생각을 하면서 뭔가 희망이 보이는 것 같았다. 

숙제 대신 영어 만화를 그린다면? 
그래서 숙제 내주는 방식을 바꿔보았다. 이전까지는 영어 단어 암기 숙제를 얼마만큼 외워 오라든가 몇 번 써 오라든가 하는 식으로 내 주었는데, 그 대신 빈 양식을 인쇄해서 나눠주고 만화를 그려오도록 했다. 그랬더니 한 번 숙제를 내 줄 때마다 많은 양의 이미지 단어 학습지가 만들어졌다. 

선생님은 그 당시 아이들의 변화가 놀라웠지만 왜 그런 변화가 생겼는지에 대해서는 정확하게 알지 못했다고 한다. 훗날 돌이켜보니 만화를 보고 단어를 맞히는 것은 학생들에게 학습이 아닌 놀이였음을 알게 됐다. 강요된, 주어진 학습을 한 것이 아니라 놀이에 참여하면서 스스로 공부를 했던 것이다.

그런데 학생들 중에서는 몇 명이 그림을 잘 그리지 못해서 어려움을 호소했다. 그래서 그 학생들에게는 다른 미션을 제시했다. 낱말 퍼즐이나 낱말 찾기 과제를 직접 만들어 보라고 했다. 그랬더니 각자 자신이 흥미 있는 방법으로 퍼즐이나 퀴즈 등을 만들었다. 

낱말 퍼즐은 단어가 겹치지 않으면서 연결이 되도록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난이도가 높은 편이었다. 주로 상위권 학생들은 이런 퍼즐 맞추기 만드는 것에 많이 도전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퍼즐과 퀴즈를 만들면서 단어를 수십 번 반복하다 보니 자연스레 공부가 됐다. 

이렇게 만화를 그리고 퍼즐을 만들면서 학생들은 자신들의 과제를 ‘작품’으로 인식했다. 그러다 보니 정말 정성껏 숙제를 해 오게 됐다. 평가는 마감일까지 제출하면 무조건 만점을 주었다. 대신 하루 늦을 때마다 1점씩 차감을 했다. 

놀이를 통해 배우는 아이들 
영어 선생님은 각자의 기질에 따라 잘 맞는 학습 방법과 스타일이 따로 있으며, 자신에게 맞는 방법으로 공부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인식하게 됐다. 또 아이들은 놀이를 통해서도 얼마든지 공부를 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렇게 시간이 흐르고 배움이 즐거워지자 몇몇 학생이 선생님이 시키지 않았는데도 자발적으로 영영사전 서비스를 이용해 다양한 형태의 영어 힌트를 카페에 올렸다. 어떤 학생들은 직접 퀴즈를 만들기도 하고 댓글을 달기도 하면서 자발적으로 배움이 일어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이제 더 이상 단어 암기 숙제 따위는 내줄 필요가 없게 된 것이다. 

어린이들은 놀이와 상상력을 통해 자기 주변의 세상을 배우고 이해한다. <호모 루덴스(Homo Ludens)>의 저자 요한 하위징아는 놀이가 인간 경험의 중심일 뿐만 아니라 인간 문화에서 매우 유의미한 것이라고 말한다. 그는 놀이를 통해 문화가 창조됐고, 우리가 가치 있게 여기는 문화나 종교적 의식도 마찬가지라고 여긴다. 사실 어렸을 때만 해도 아이들은 놀이를 통해 모든 것을 배운다. 

놀이와 학습의 다른 점은 놀이는 배움보다는 즐거움이 더 큰 목적이기 때문에, 그 과정에 학습이 일어나지만 놀이에 비해 학습은 부차적인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즉, 즐거움 속에서 자연스럽게 배움이 일어난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놀이를 잘 활용하면 훌륭한 학습활동이 될 수 있다.

- ‘거꾸로 교실 거꾸로 공부’중에서

아이들은 놀이를 통해서도 얼마든지 공부를 할 수 있다. 각자의 기질에 따라 잘 맞는 학습 방법과 스타일이 따로 있으며, 자신에게 맞는 방법으로 공부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중요하다. 


정형권 B2B교육연구소장 
해외진출 1호 학습코치, 진로학습 전문가, 인문교육 작가, 드림트리연구소장 저서: <거꾸로 교실 거꾸로 공부>, <거꾸로 학습코칭>, <나를 표현하는 글쓰기, 나를 대신하는 책쓰기> 외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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