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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기관

국감, ‘혁신학교’ 공방 가열…학력 수준 놓고 엇갈린 시선

2017 서울·경기·인천교육청 국정감사 현장



혁신학교 학생들의 학력 수준을 놓고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혁신학교는 주로 진보 성향 교육감이 이끄는 교육청들이 적극적으로 운영 중인 학교 모델로, 김상곤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경기도교육감으로 재임하던 2009년 처음 도입했다. 최근 보수 진영에서 “혁신학교 학생의 학력 수준이 현격히 떨어진다”고 관련 통계를 내놓자 혁신학교 확대에 앞장서 온 서울시교육청이 반박 통계를 제시하는 등 공방이 뜨겁다. 

20일 국회에서 열린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곽상도 자유한국당 의원은 혁신학교 학생의 학업성취도 수준이 낮다고 지적했다. 곽상도 의원은 “혁신학교 재학생 중 기초학력수준이 50점 미만인 학생이 40% 이상으로 학력수준이 낮다”며 “혁신학교가 여전히 이류 학교를 못 벗어나고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울시교육청이 분석 발표한 혁신학교 평가와 관련한 비판도 나왔다. 

서울시교육청은 국정감사를 하루 앞둔 19일 2011년 이후 진행된 서울형 혁신학교 관련 연구 28편에 대한 분석 결과를 공개했다. 혁신고의 성적 향상도가 자율고보다 높다는 것이 골자다. 이에 대해 곽상도 의원은 “지난해 치러진 국가 수준 학업성취도 평가에서 기초학력에 미달한 혁신학교 고교생 비율이 11.9%로 전국 고교 평균 4.5%의 3배에 가깝다”고 지적했다. 서울시교육청만 따로 떼놓고 봐도 기초학력 미달 고교생 비중은 혁신학교가 15.3%로 전체 고교(7.6%)의 두 배에 달했고, 충북의 경우 그 격차가 22.3%와 2.0%로 10배가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서울시교육청이 내놓은 ‘서울형 혁신학교의 종단적 효과 분석’ 자료는 전혀 다른 통계를 제시하고 있다. 혁신고 학생과 자율고 학생의 고교 입학 전(중 3)과 입학 후(고 2)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를 비교했을 때, 혁신고 학생의 국어·수학 과목 성적 향상도가 자율고 학생의 성적 향상도보다 높다는 것이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자율고에 우수 학생이 더 많이 몰리는 점을 감안하면, 혁신고의 교육 효과가 더 우수하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양측이 서로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할 수 있는 유리한 통계만 제시하고 있는 셈이다. 

전희경 자유한국당 의원은 “혁신학교 학력 저하와 관련해 최근 서울시교육청이 발표한 자료는 학력 향상을 언급했지만, 이는 객관성이 부족하다”고 꼬집었다. 구체적인 평가 지표와 분석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에 유은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혁신학교가 과도하게 포장돼서는 안 되므로, 혁신학교의 교육 성과를 제대로 측정할 수 있는 종합적인 평가체제를 갖춰야 한다”면서도 “일반고보다 낮은 학업성취수준에서 출발한 혁신학교가 현재 일반고와 비슷한 수준까지 성취도가 향상했다. 기초학력만을 따지는 논쟁보다는 오히려 공교육을 정상화하고 사교육 줄이는 생산적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고교 제도가 올바른 교육 방향으로 발전해야 한다는 데 대해서는 공감대를 형성했다. 염동열 자유한국당 의원은 “특목고와 자사고가 절대적인 악(惡)은 아니다. 자사고와 특목고를 설립한 이유는 좀 더 잘하는 학생들이 더 잘할 수 있도록 지도하기 위해서였다”며 “아이들이 자기에게 맞는 학교를 선택할 수 있게 다양한 기회를 주기 위한 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혁신학교 성적이 좋고 대학도 잘 간다고 하면 그건 ‘과장’”이라면서도 “지금 (많은 학교가) 기존의 잣대에 의해 입시 위주 교육을 하다 보니 절반 가까운 학생이 (수업시간에) 자고 있지 않으냐”고 반문했다. 조 교육감은 이어 “혁신학교가 진리라고 말할 순 없지만 아이들을 깨우기 위한 노력의 하나라고 생각한다”며 “혁신학교는 미래 역량을 키우기 위한 것인데, 과거의 잣대로 보면 이것이 잘 보이지 않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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