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습

강남 고교, 교육수준에 비해 학종 경쟁력 크게 떨어져

강남 고교 자율동아리 수, 학종 중심 지방고의 1/3 수준



학교생활기록부의 기록이 점점 단순화되면서 크게 주목받고 있는 것이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 수상경력, 봉사활동, 동아리활동이다. 특히 동아리활동 내용을 통해 대학에서는 학생의 관심영역이 무엇인지 확인할 수 있으며, 학생의 자기주도성과 공동체의식, 전공적합성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전국의 대다수 고교에서는 동아리활동을 적극 지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학교 동아리는 크게 정규동아리와 자율동아리로 나뉜다. 정규동아리는 학생이 필수적으로 가입해야 하는 동아리로 본수업 안에서 활동이 이루어진다. 반면 자율동아리는 학생들이 자율적으로 조직해 학교의 승인 아래 방과후에 활동하는 진로 전공 관련 동아리를 말한다. 

교육부의 2016년 학교별 자율동아리 운영현황 자료에 따르면, 전국 2,238개 학교가 정규동아리 이외에 평균 39개의 자율동아리를 운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중 166개교가 자율동아리를 100개 이상 운영하고 있었으며, 대구의 영남고는 285개의 자율동아리를 운영해 자율동아리가 가장 많은 학교로 이름을 올렸다. 특히 영남고는 전교생 1,547명 모두가 자율동아리 활동에 참여하고 있는 점이 눈길을 끌었다. 

시골 지역이지만 전교생 모두가 2개 이상의 자율동아리활동을 하는 학교도 있었다. 충북 옥천의 청산고, 전남 완도의 고금고, 전남 여수의 여남고, 전남 보성의 벌교여고 등이다. 특히 강원도 화천의 간동고는 학생 1명당 5개의 자율동아리 활동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간동고는 전교생 41명이 16개의 동아리활동을 했다. 

자료에 따르면 일반고나 특목고가 아닌 예술고와 마이스터고에서도 동아리활동이 이뤄지고 있어, 동아리활동이 단순히 대입 대비에만 치우치지 않고 학생들의 취미나 흥미, 관심에 따라 운영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특히 대학입시와 무관한 대전 유성구 소재의 대덕소프트웨어마이스터고는 전교생 247명 중 182명이 21개의 동아리에서 활동했다. 또한 대체적으로 동아리수가 적은 예술고에서도 학생들이 다양한 동아리활동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고양시 소재의 고양예술고는 전교생 856명 중 절반 이상인 488명의 학생이 27개의 동아리에서 활동했다. 

강남 3구, 동아리 활동에 소극적 
학교가 수시에 집중하는가, 정시에 집중하는가에 따라서 자율동아리 활동도 커다란 차이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료에 따르면 자율동아리가 하나도 없는 학교도 상당수 있었다. 

송파구의 문현고는 전교생 868명 중 단 3명만이 1개의 자율동아리에서 활동했다. 이외에도 서초구의 서문여고는 자율동아리가 2개뿐이었고 강남구의 중산고는 3개, 서초구의 서초고는 5개밖에 없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른바 교육열이 높기로 유명한 강남 지역 고교들이 학생부종합전형 대비에 필요한 자율동아리 활동에 소홀한 채 여전히 수능 정시 대비에만 집중해 왔다는 사실을 유추할 수 있는 대목이다. 

다만 강남지역 일반고들이 지난해부터 차츰 자율동아리 활동의 중요성을 인식하면서, 올해 여러 고교에서 지난해보다 자율동아리 운영을 대폭 확대한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자율동아리 2개만을 운영했던 서문여고의 경우, 올해는 1~2학년 600여 명 중 300여 명이 자율동아리 활동에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서울 강남구 영동고는 교육부 자료 상에는 지난해 전교생 1,417명 모두가 자율동아리 활동을 한 개도 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지만, 본지 취재 결과 영동고는 지난해에 자율동아리와 같은 성격의 '진로전공 자율모둠'을 30~40개 운영했으며, 올해는 이 명칭을 '자율동아리'로 바꿔 지속적으로 운영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일반고의 자율동아리 활동이 활발해지는 과정에 있다고 해도, '강남'으로 대표되는 수능 정시 중심의 고교들은 여전히 수시 학생부종합전형에 대한 대비가 미흡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전교생 1000명 규모의 지방 일반고에서 120~150개의 자율동아리를 운영하는 데 반해, 비슷한 규모의 강남지역 일반고에서는 1/3 수준인 40~50개를 운영하고 있다는 것이 이를 증명한다. 그나마 수능 체제에서 학종 체제로 변화해야 할 필요성을 감지하고, 올해부터 자율동아리 활동을 확대해가는 고교가 늘어가고 있다는 사실은 고무적이라 할 만하다. 

서울대 합격자의 고교 동아리활동, 4년 전보다 평균 45시간 늘어 
한편, 2017학년도 서울대 수시 합격자들의 평균 동아리활동 시간은 113시간으로, 2013학년도와 비교해 45시간이나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교문위 소속 김병욱 의원(더불어민주당)이 서울대로부터 제출받은 '2013~2017학년도 대학 수시모집 합격자의 평균 동아리활동 시간 현황'에 따르면 2013~2017학년도 대학 수시모집 합격자의 평균 동아리활동 시간은 ▲2013년 68시간, ▲2014년 99시간, ▲2015년 107시간, ▲2016년 110시간, ▲2017년 113시간으로 해가 갈수록 동아리 활동 시간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 

서울대 수시 합격생들의 평균 봉사활동 시간 역시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2013년 113시간에서 ▲2014~2016년 129시간, ▲2017년 135시간으로 증가했다. 

■ 2013~2017 학년도 서울대 합격자 평균 동아리 및 봉사 활동 시간


서울대 합격자의 사례에서 보듯이 고교생의 봉사활동 시간이 늘어나고 있는 것은 수시 학생부종합전형의 확대와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 

수능 성적 줄세우기로 대입 당락을 가르는 수능 정시와 달리, 수시 학생부종합전형에서는 학업성적뿐 아니라 인성, 공동체의식 등도 평가에 반영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서울대를 비롯한 상위권 대학들이 전체 선발 인원의 절반 가까이를 수시 학종으로 선발하면서, 봉사활동이 학종 대비에 있어 필수 항목이 됐다. 

일각에서는 많은 학생들이 시간 떼우기식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며, 그런 활동이 학생들에게 어떤 의미가 있느냐며 봉사활동의 실효성을 부정하기도 한다. 하지만 봉사의 의미에 대해 관념적으로 이해하는 것과 실제 체험해 보는 것에는 크나큰 차이가 있다. 특히 외부 자극을 빠르게 흡수하고 반응하는 청소년 시기에는 실제로 봉사활동에 직접 참여해 봄으로써 나눔의 정신과 공감능력 등을 키우는 것이 인성 발달의 좋은 계기가 된다. 

보여주기식 봉사활동을 하는 학생들을 바르게 지도하지는 못할망정, 봉사활동이 갖는 진정한 의미를 폄훼하며 학생들을 수능 성적 1~2점을 더 올리기 위한 무한경쟁으로 밀어넣으려 해서는 안 된다. 

학생부종합전형의 확대로 학교내 자율동아리 활동과 봉사활동이 늘어남에 따라, 많은 학생들이 과거와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성장해 갈 것으로 기대된다. 학생들은 동아리활동을 통해 자기주도적으로 본인의 진로와 적성을 찾고, 봉사활동으로 공동체정신과 인성을 성장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아직도 수능 중심 교육과정을 고수하는 고교들의 변화가 절실하게 요구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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