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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교 동시선발 실시] 돌아오는 ‘내신 전쟁’, 숨은 보석 ‘일반고’ 잡아라!

자사고·외고·국제고·일반고 동시선발에 따른 향후 고입 전망 분석



정부가 자사고·외고·국제고 신입생 모집을 일반고와 동시에 실시하기로 결정하면서, 당장 내년에 고입을 앞둔 중2 학생과 학부모들의 혼란이 불가피해졌다. 기존에 자사고·외고·국제고는 전기에 신입생을 모집했다. 해당 학교에 지원해 떨어진 학생들은 후기에 신입생을 모집하는 일반고에 지원해 원하는 학교에 배정받을 수 있었다. 하지만 앞으로는 이들 학교에 지원해 떨어지면 원하는 일반고 대신 정원모집이 미달된 일반고에 임의로 배정받게 된다. 이에 따라 상당수 학생과 학부모는 자사고·외고·국제고와 일반고 진학 사이에서 갈등하는 상황. 자사고·외고·국제고의 우선선발권 폐지에 따라 고교 진학을 망설이는 학생과 학부모를 위해 일반고에 나타나는 변화는 무엇이며, 학생들과 학부모는 고교 진학에 있어 어떠한 요소를 고려해야 할지 교육전문가와 고교 교사에게 묻고 들었다. 

○ 일반고, 한층 더 치열해진 ‘내신 전쟁’ 찾아온다 

교육 전문가와 학교 현장의 교사들은 내년부터 자사고·외고·국제고가 일반고와 동시에 신입생을 모집함에 따라 일반고의 내신 경쟁이 한층 더 치열해질 것으로 분석했다. 자사고·외고·국제고 진학을 고려했던 상위권 학생들이 해당학교 모집에서 탈락할 경우 원거리 고교 또는 비선호 고교에 배정될 것을 우려해, 일반고 진학을 택할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 이에 따라 일반고에 최상위권 학생들이 몰리면서 내신 경쟁이 매우 치열해지는 현상이 나타난다는 것이다. 

김혜남 문일고 진학부장은 “현재도 일반고에서는 상위권 학생들이 내신 시험에서 ‘실수 안하기’ 경쟁을 벌이는 등 내신 성적 싸움이 치열한데, 최상위권 학생들이 상당수 일반고에 진학하면 이러한 현상은 더욱 뚜렷해질 것”이라며 “이에 따라 일반고에서는 내신 시험의 변별력을 강화하는 문항을 출제하거나, 시험 문항의 배점을 ‘2.1’, ‘2.2’, ‘2.3’과 같이 소수점을 달리해 동점자 양산을 줄일 것”이라고 말했다. 

최상위권 성적의 학생들이 일반고로 쏠리는 현상이 나타날 경우 상위권 학생들의 고교 입시 전략에도 변동이 발생할 것으로 예측된다. 본래 진학을 목표했던 학교보다 다소 학업역량이 떨어지는 일반고에 진학해 해당 학교에서 최상위권을 유지하겠다는 전략이다. 하지만 교육전문가들은 내신 성적과 비교과를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학생부종합전형’의 취지를 고려한다면 해당 전략이 반드시 대입에 유리한 결과를 가져다주는 것은 아니라고 말한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는 “학업 수준이 높은 일반고에서 3~4등급의 내신을 유지한 학생과 학업수준이 낮은 학교에서 내신 2~3등급을 유지한 학생이 동일한 대학의 학생부 종합전형에 지원한다면 둘의 당락을 가르는 요소는 사실상 ‘비교과’가 된다”며 “일반적으로 학업수준이 낮은 학교에서는 비교과 관리가 어렵다. 해당학교에서 1등급 초반대의 성적을 유지할 자신이 없다면 차라리 비교과 프로그램이 잘 되어 있는 우수한 일반고에 진학하는 것이 대입에 유리하다”고 말했다. 

○ 탄탄한 비교과프로그램 갖춘 ‘숨은 보석’ 일반고 찾아야 

일각에서는 정부의 이번 조치가 소위 ‘강남 8학군’의 부활을 불러올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된다. 이번 개정안으로 자사고의 경쟁력이 하락해 일반고와의 격차가 줄어들면 우수한 교육환경을 가진 학교가 상당수 집중된 강남과 목동 일대의 학교로 상위권 학생들의 발길이 향할 것이라는 예측이다. 하지만 교육 전문가와 교사들은 ‘강남 8학군’ 부활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문제라고 분석했다. 내신관리 경쟁이 치열한 강남 8학군에서는 학생부종합전형 준비가 어렵다는 것이다. 

김종우 양재고 진로진학부장은 “학생부종합전형이 확대되는 현재의 입시 체제를 고려했을 때 내신관리가 비교적 용이하면서도, 다채로운 비교과 프로그램을 갖춘 지역별, 권역별 일반고가 부상하는 양상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즉, 학생과 학부모는 무조건 강남의 유명 일반고를 가는 것 보다 일정수준의 내신 성적을 확보할 수 있으면서도 다양한 비교과 활동을 운영하는 숨은 보석과 같은 일반고에 진학하는 것이 관건이다. 

김혜남 교사는 “진학하고자 하는 일반고의 진학역량과 학업역량을 평가하기 위해서 ‘학교알리미’ 사이트에 방문하거나 해당 고교의 입시설명회 등에 참석해 비교과 개설현황과 학교프로그램 등을 파악하는 것이 좋다”며 “더 나아가 해당 학교의 실질적인 입시 경쟁력을 파악하기 위해 재학생이나 주위의 학부모를 통해 학교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라”고 조언했다. 

○ 고교 선택의 기준, ‘내신 절대평가제’ 도입이 관건 

교육부는 자사고·외고·국제고 우선선발권 폐지와 함께 ‘고교 학점제’의 점진적 도입을 시사했다. 학생들과 학부모가 고교학점제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는 해당 정책이 ‘내신 성취평가제(절대평가제)’와 긴밀한 연관성을 갖기 때문이다. 고교 학점제는 학생들이 자신의 진로와 적성에 맞춰 교과목을 선택해서 듣는 정책으로, 내신 절대평가가 담보되지 않으면 성적을 확보하기 쉬운 과목으로 쏠림현상이 나타나는 문제점을 안고 있다. 즉, 고교학점제의 안정적인 정착을 위해서는 내신 절대평가 도입이 필수인 것. 

그런데 문제는 내신 절대평가제가 자사고·외고·국제고의 ‘산소호흡기’ 역할을 한다는 점이다. 학생들이 자사고·외고·국제고 진학을 망설이는 가장 큰 이유는 내신 관리의 어려움 때문인데, 내신 성취평가제가 실시되면 이러한 진입장벽이 사라져 해당 학교의 지원율이 되살아날 가능성이 높아진다. 

이만기 유웨이중앙교육 평가연구소장은 “고교학점제와 함께 내신 성취평가제가 도입되면 사실상 대학 입시에서 내신이 무력화되는 것이기 때문에 자사고·외고·국제고의 쏠림현상이 나타날 것”이라며 “중2 학생들과 학부모는 내신 성취평가제 도입 여부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에듀동아 김효정 기자 hj_kim86@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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