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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망원인 4위 질환 ‘폐렴’…“감기로 착각마세요“

고열·기침·가래 1주일 넘게 지속하면 폐렴 의심해야
폐렴구균백신 접종이 최선책…"만성질환자 예방효과 최대 84%"

매년 11월 12일은 아동폐렴글로벌연합이 2009년에 제정한 '세계 폐렴의 날'이다. 폐렴 예방과 치료, 그리고 폐렴으로부터 아이들을 보호할 방법을 모색하자는 취지로 제정됐다.


각종 통계자료를 보면 우리나라에서 폐렴의 위협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폐렴으로 인한 사망자는 1만6천476명으로 2012년에 견줘 5년 새 60%가 늘었다. 그 사이 폐렴은 암, 심장, 뇌혈관 질환에 이어 사망원인 4위로 올라섰다. 


폐렴은 각종 미생물 감염으로 폐에 염증이 생긴 상태를 말한다. 일반적인 폐렴의 원인은 세균 감염인데, 세균 중에서도 폐렴구균이 가장 많다. 하지만 바이러스, 마이코플라스마, 곰팡이 등도 폐렴을 일으킬 수 있다. 드물게는 화학물질이나 구토물 등의 이물질을 흡입함으로써 폐렴이 생길 수도 있다. 


폐렴에는 계절의 영향도 크다. 요즘처럼 일교차가 커지고 기온이 낮아지는 때는 면역력이 약해지기 쉬워 폐렴에 주의해야 한다. 특히 면역력이 약한 65세 이상 고령이나 영유아의 경우 폐렴이 또 다른 합병증(패혈증, 호흡곤란, 폐농양 등)을 일으킬 수 있어 반드시 치료해야 한다. 


폐렴을 단순 감기로 착각해 감기약만 먹으면서 방치하는 경우, 염증이 더 커지고 폐렴이 악화해 치료 기간이 길어질 수 있다. 




세균성 폐렴은 진행이 빨라서 증상이 몇 시간 내로 심각해진다. 


세균성 폐렴에 걸리면 기침할 때 피가 섞여 나오거나 녹슨 쇠 빛깔의 가래가 나온다. 또 숨을 들이마실 때 흉통이 심해지고 지속해서 숨이 가빠진다. 이밖에 고열, 섬망, 의식 혼미 등의 증상도 나타난다. 


세균 이외의 다른 원인에 의한 폐렴은 서서히 시작되는 비특이적인 증상을 유발한다. 며칠 동안 온몸의 상태가 전반적으로 좋지 않고 열이 나면서 식욕을 잃을 수 있다. 때에 따라서는 기침이 나거나 숨이 가쁜 증상만 나타나기도 한다. 


신생아, 어린이, 노인의 경우에는 폐렴 증상이 명확하지 않을 수 있다. 신생아들은 처음엔 구토만 하다가 점점 열이 오르면서 경련을 일으키기도 한다. 노인들은 호흡기계 증상이 없을 수 있으며, 단지 의식만 혼미해지는 경우도 있다. 


폐렴으로 생긴 염증이 허파꽈리(공기주머니)에서 가슴막(폐를 흉곽으로부터 분리하는 두 겹의 막)으로 퍼지면 가슴막염(늑막염)을 일으킬 수 있다. 두 가슴막 사이에 액체가 고이면 폐를 압박해 호흡곤란이 생기기도 한다. 


폐렴이 의심되면 흉부 X-선 검사로 진단을 내린다. 흉부 X-선 검사는 병이 얼마나 퍼졌는지 보여준다. 가래를 모아서 감염을 일으킨 원인균도 검사한다. 좀 더 정확한 진단을 내리기 위해서는 혈액검사를 한다. 


폐렴은 다른 질환이 없으면서 증상이 경미하다면 집에서 치료가 가능하다. 진통제가 열과 통증을 줄여주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세균이 폐렴의 원인이라면 항생제로, 또 곰팡이에 의한 폐렴이라면 항진균제로 치료한다. 


가벼운 바이러스성 폐렴도 보통은 치료를 받지 않아도 된다. 


하지만 심한 폐렴 환자나 신생아, 어린이, 노인, 면역력이 떨어진 환자들은 입원 치료가 필요하다. 입원 후 약물치료는 기본적으로 집에서 치료받는 환자들과 같다. 수두를 일으키는 대상포진 바이러스처럼 심한 바이러스성 폐렴 환자들의 경우 항바이러스제를 경구나 정맥으로 투여하기도 한다. 


환자의 혈중 산소 농도가 낮거나 호흡이 곤란하다면 안면 마스크를 통한 산소 공급이 필요하다. 드물게는 중환자실에서 인공호흡기 치료를 받는다. 병원에 있는 동안에는 기도에 있는 가래가 묽어져 기침과 함께 배출되도록 정기적인 흉부 물리치료가 필요하다. 


폐렴은 건강한 젊은이라면 대부분 2∼3주 이내에 회복되며 폐 조직에 영구적인 손상이 남지 않는다. 세균에 의한 폐렴은 항생제를 투여한 지 몇 시간 내에 증상이 호전되기 시작한다. 


그러나 냉각탑수, 분수대, 온수 욕조 등에서 증식한 레지오넬라균에 의한 레지오넬라병처럼 심한 폐렴인 경우 면역 기능이 떨어진 환자들은 호흡곤란 등의 증상으로 생명이 위험할 수 있다. 이 질환은 50세 이상이나 만성폐질환자, 면역저하자, 당뇨, 암 등 만성질환자가 주로 감염되는데 치명률은 10%다.


강동경희대병원 호흡기내과 최천웅 교수는 "고열이 있고 기침, 누런 가래가 일주일 이상 지속한다면 폐렴을 의심해봐야 한다"면서 "하지만 노인의 경우 이런 증상이 나타나지 않고 폐렴이 생기는 경우가 있으므로 이유 없이 기운이 없고, 식욕이 떨어지거나 자꾸 졸음이 온다면 폐렴이 아닐지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폐렴을 예방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백신접종이다. 하지만 국내 65세 이상 성인의 폐렴구균백신 접종률은 23%에 불과하다. 폐렴구균백신을 접종하면 만성질환자는 65~84%의 예방효과를 기대할 수 있고, 미접종자와 비교해 치사율 또는 중환자실 입원율이 무려 40%나 감소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영유아의 경우 폐렴구균 백신이 급성 중이염을 예방하는 효과도 있다. 영유아 폐렴구균 백신은 국가 필수예방접종에 포함돼 무료로 접종받을 수 있다 


폐렴 예방을 위해서는 백신 접종 못지않게 손 씻기와 규칙적이고 영양 있는 식사, 하루 6~8시간의 적당한 수면으로 면역력을 강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구강 내 세균이 폐로 들어가 폐렴을 일으킬 수도 있는 만큼 평소 양치질 등 구강 청결에도 신경 쓸 필요가 있다. 노인이나 소아는 체온조절 기능이 떨어지기 때문에 목욕 후에는 재빨리 물기를 닦아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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