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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초유’ 수능 연기… 올해 입시에 미칠 파장은?

정시는 안정 지원 가능성 높아… 수시는 결시생 줄어 경쟁 심화될 수도



15일 경북 포항에서 발생한 지진으로 인해 16일 치러질 예정이었던 201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23일로 연기됐다. 자연재해로 인해 수능이 연기된 것은 그야말로 사상 초유의 사태. ‘16일’만을 바라보고 몸과 마음을 관리해오던 수험생은 물론 학부모들까지 큰 혼란에 빠졌다. 


이에 교육부는 16일 세종청사에서 수능 시험 연기에 따른 후속 조치를 발표하는 브리핑을 열고 “대학별 고사를 비롯한 수시 전형 일정 및 정시 전형 일정을 일주일 순연한다”고 밝혔다. 이밖에도 수험표와 고사장을 그대로 유지하는 등 수험생들의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한 각종 방안이 마련됐다. 이에 대혼란에 빠졌던 수험생들도 한 시름 놓게 된 상황. 


하지만 전체 대입 일정이 순연됐다고 모든 문제가 해결된 것일까? ‘수능 일주일 연기’라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올해 수시와 정시에 몰고 올 파장은 없을까? 입시전문가들의 도움을 받아 살펴봤다. 


○ ‘일주일’이 불러올 상위권 경쟁 심화… 중위권에도 영향 미쳐 


가장 큰 문제는 남은 일주일을 어떻게 보내는지에 따라 수능 성적이 요동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최상위권 사이에서는 이 ‘일주일’이 만들어 낼 작은 점수 차로 인해 학과는 물론 대학까지 바뀌는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 학생들 간 점수 차가 크지 않은 최상위권 수험생들의 경우 비슷한 수준의 경쟁자들보다 조금만 준비를 소홀히 해도 ‘확’ 뒤쳐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최상위권 수험생들 간의 ‘눈치 싸움’이 치열해지면 그 여파는 중상위권에까지 돌아간다. 특히 정상적인 학습 흐름을 유지하지 못했다고 생각한 최상위권 수험생들이 경쟁자들 눈치를 보며 정시에서 ‘안정 지원’을 하면 중상위권 입장에서는 조금만 ‘상향 지원’을 해도 최상위권 수험생들과 경쟁을 해야 하는 상황에 처하게 되는 것.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는 “남은 일주일을 어떻게 보내는지에 따라 수험생들 간 학습량의 차이가 커지고, 그에 따라 예상치 못한 결과가 발생할 수 있다”면서 “이에 최상위권은 물론 중상위권까지 ‘직격타’를 맞을 수 있다. 성적대별로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려는 노력을 게을리 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 수험생들 정시 ‘안정 지원’ 경향 두드러질 수도 


수험생들의 정시 ‘안정 지원’ 경향이 두드러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남은 일주일 자신이 부족했던 부분을 보완하며 시간을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수험생들도 있겠지만, 변화된 상황에 좀처럼 적응하지 못하고 심리적으로 혼란을 겪는 수험생들도 많을 터. 오로지 ‘16일’만을 보고 달려왔는데 사상 초유의 수능 연기 사태를 겪으니 집중력이 흐트러지는 것도 당연하다. 이렇게 마음을 다잡지 못하는 수험생들이 많을 경우, 수능의 실제 난도와는 무관하게 수험생들이 올해 수능을 ‘어렵게’ 느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더욱이 올해는 영어 절대평가라는 변수까지 존재하는 상황. 수능 반영 영역 및 반영 방법이 대폭 수정되면서 지난해 입시결과를 토대로 올해 합격 가능 여부를 따져보기 어려워졌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많은 수험생들이 ‘안정 지원’을 선호할 가능성이 큰 것. 


이치우 비상교육 입시평가실장은 “올해는 영어 절대평가라는 변수까지 있어 입시 판도를 예측하기가 더욱 어려운 만큼 대다수 수험생들이 안정 지원을 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이에 따라 정시 합격이 지난해보다 어려워질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수능 일주일 연기가 ‘현역’ 수험생들에게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올해 처음 수능을 치르는 현역 수험생들의 최대 강적은 재수생이다. 재수생들은 무엇보다 수능을 한 번 경험해봤기 때문. 하지만 수능이 일주일 연기되면서 현역 수험생들 역시 ‘수능 D-7’ 상황을 한 번 더 겪을 수 있게 됐다. 이에 재수생들도 보다 긴장해야한다는 지적이다.


김병진 이투스 교육평가연구소장은 “현역 수험생들에게는 매우 중요한 시기인 ‘수능 D-7’을 한 번 더 경험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특별한 기회”라면서 “지난 D-7을 면밀히 검토하여 어떤 부분이 부족하고, 어떤 부분이 효과적인 전략이었는지 따져 해당 부분을 보완 및 강화하라”고 조언했다. 


○ ‘수능 연기’로 수시 경쟁 치열해진다? 


그렇다면 수능 연기가 수시에 미칠 파장은 없을까? 입시전문가들은 수능 연기로 인해 수시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수 있다고 말한다. 무슨 말일까. 수능 이후에 대학별 고사를 실시하는 수시 전형의 경우, 지원자들은 자신의 수능 성적을 토대로 대학별 고사 응시 여부를 결정한다. 즉, 예상보다 수능 성적이 잘 나왔다면 정시 지원을 노리기 위해 수시 지원을 포기하는 것. 그러나 수능 일주일 연기에 따른 대혼란, 또 올해 첫 시행되는 영어 절대평가라는 변수로 인해 정시 합격 여부를 정확하게 내다보기 어려운 만큼, 대다수 수험생들이 대학별 고사 응시를 포기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수험생들이 남은 기간 ‘탐구영역’ 공부에 주력하면서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충족하는 수험생들이 늘어날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다. 수시에 사활을 건 수험생들이 수능 최저학력기준 충족을 위해 단기간에 성적 향상이 가능한 탐구영역 준비에 열을 올린다면 수능 최저학력기준 충족 지원자가 지난해보다 늘어날 수 있는 것. 실제로 온라인 입시 커뮤니티에는 남은 기간 탐구영역에 ‘올인’하여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맞추는 데 주력하겠다는 수험생들의 글이 줄을 잇는다. 이에 따라 수시 결시생은 줄어들고, 그만큼 수시 경쟁이 치열해질 수밖에 없는 셈이다. 


이치우 비상교육 입시평가실장은 “결시생 감소, 수능 최저학력기준 충족 지원자 증가 등으로 수시 경쟁이 치열해질 가능성을 무시할 수 없다”면서 “남은 기간 수능 준비에 전력을 다한 뒤, 수능이 끝난 직후 대학별 고사 준비에도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에듀동아 김지연 기자 jiyeon01@donga.com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에듀동아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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