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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 이후 걱정되는 학교 수업, 진짜 공부는 지금부터다!

교과서 던져버린 고3 교실, 진짜 교육을 시작하라



지난 11월 15일, 수능이 일주일 미뤄지면서 학교 소각장에 버렸던 교과서와 참고서를 줍느라 아수라장이 된 학교의 모습이 전파를 탔다. 이 화면을 별 생각 없이 바라본 이도 있겠지만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도 적지 않았다. 수능이 필요하지 않은 대다수의 학생들이 책을 버리는 행동은 어찌 보면 충분히 이해가 될 만하다. 문제는 학교다. 

한 고교 교장은 “수능이 끝난 고3 교실을 본 적이 있는가?”로 운을 뗐다. 이어, “수시 원서를 넣고 나서 학생들은 교과서를 쳐다보지도 않는다. 학생들이 참 밉다. 아니, 학생들이 미운 것보다 더 미운 것은 이 나라의 교육과정이다.”고 하소연했다. 

모든 학생이 수능을 잘 봐야 하는 것이 아니기에, 수능이 필요 없어진 학생들은 일찌감치 예전 학부모 세대가 책거리를 했던 것처럼 소각장에 교과서를 던져버렸다. 수능을 준비하던 학생들도 수능 일을 코앞에 두고 그 동안의 공부 스트레스를 시원히 내려 보내듯 3년을 끼고 살았던 책들을 모두 내던졌다.

‘책을 버렸다’는 의미는 더 이상 공부를 하지 않겠다는 의사표현의 한 방식이다. 당연히 수업을 진행하는 선생님의 통제에도 따르지 않을 것이다. 공교육 정상화로 단축수업 등도 불가하다. 고3 학생들은 교과서도 없이 교실에 앉아 정상수업시간을 고스란히 견뎌내야 한다. 교사에게도, 학생에게도 견디기 힘든 이 시간은 고3 교실을 급격하게 황폐화시키고 있다. 

이제 오늘, 11월 23일로 2018학년도 수능은 끝난다. 오늘이 끝나기만을 손꼽아 기다렸을 학생들에게 해방감을 주는 각종 이벤트가 전국 각 젊은이들이 모이는 곳에는 지천에 널렸다. 많은 가게들은 최대의 매출을 끌어올릴 수 있는 이때를 놓치지 않고 각종 이벤트를 준비해 맘껏 놀 준비가 된 학생들을 유혹할 것이다. 

학생들이 이렇게 주체 못할 자유를 만끽하는 사이, 학교는 비상이 걸린다. 넘치는 해방감을 주체하지 못하고 문제를 일으키는 학생들을 단속하기 위해서다. 사건사고가 날 때마다 학교의 이름은 기사 1면을 장식하고, 여론의 매질을 당한다. 학생의 관리는 학교의 몫이지만 알 사람은 알 듯 학교만을 비난할 문제도 아니다. 

매년 11월마다 실시되는 수능이 종료되는 시점부터 방학까지. 아니, 졸업하는 그 시간까지 교육은 무엇을 위해 학생들에게 ‘책상 앞에 앉으라’고 할 것인가. 그나마 지금까지는 수능에 최선을 다해 유종의 미를 거두라며 학생들을 눌러 앉혔지만 당장 내일부터는 학생들의 탈주를 막을 어떤 이유도 존재하지 않는다. 

이런 사실 앞에 우리 교사들의 한숨은 커져간다. 교육과정에 큰 구멍이고, 심각한 문제다. 12년 동안 학생들을 옭아맸던 교과서가 사라진 고3 교실의 현장이 우리 교육의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그 12년간 누적된 문제를 고스란히 감당해야 하는 고 3담임과 교사들은 자괴감을 느끼다 못해 두통을 호소할 정도다.

이런 일제고사의 시스템은 이제 사라져야 할 때가 됐다. 단 한 번의 시험에 모든 것을 거는 로또와 같은 수능 시스템은 학교와 학생 모두를 위해서 다시 한 번 생각해볼 때다. 기성세대가 학생들에게 가르쳐야 하는 것은 교육을 위한 교육이 아니라 성장을 위한 교육이 돼야 한다. 그래야 학생들도 수능이 끝났다고 마치 인생에서 공부는 더 이상 없을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를 버리고 다시 시작할 마음이 생기게 될 것이다. 

어찌됐건 수능은 끝났고 오늘 고3은 충분히 놀 자격이 된다. 공부를 잘했든 못했든 그동안의 노력과 수고는 박수 받아 마땅하다. 하지만 내일이 있다는 것을 잊지 말자. 그리고 앞으로는 교과공부가 아니지만 진짜 인생을 준비하도록 하자. 지금까지는 앞으로 살아갈 인생에 비해서는 장난일 정도다. 

진짜 자신이 성장할 수 있는 교육, 독서를 시작하자. 독서는 국, 영, 수 과목의 모든 것을 합친 것 보다도 더 많은 성장의 기회를 가져다준다. 대신 읽고, 생각하며 타인의 생각이 아닌 자신의 생각으로 만들어야 한다. 그 누구도 아닌 나 자신을 위해서 말이다. 인생은 수능이 끝난 지금부터가 진짜 시작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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