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시

“불수능에도 최상위권은 끄덕 없었다”… 향후 정시 판세는?

올해 수능 난이도 분석 및 향후 정시 판세 예측



201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무사히 종료됐다. 이제 수험생들은 가채점 결과를 토대로 예상 등급컷을 따져보며 이후 대입 전략을 고민하고 있을 터. 이미 끝난 수능 점수는 바꿀 수 없지만 대입 전략을 어떻게 세우느냐에 따라 입시 결과는 크게 달라질 수 있다. 수능 점수에 일희일비하기보다는 냉정하게 자신의 점수를 분석하고 향후 정시 판도를 분석해봐야 한다. 

수능 일주일 연기로 큰 혼란을 겪었던 올해 수험생들이 효과적인 전략 수립으로 대입에 성공할 수 있도록 올해 수능의 특성 및 향후 정시 판도에 대해 입시전문가들의 도움을 받아 알아봤다. 

○ 최상위권 경쟁률↑… “1점이 당락 좌우할 것” 

수능이 끝나고 입시기관들은 “올해 수능은 까다로웠던 지난해 수능과 유사한 난이도로 출제돼 비교적 어려웠던 편”이라고 입을 모았다. 수험생들 역시 비슷한 반응을 보였다. 특히 국어와 수학영역에서 제 시간에 모든 문제를 풀지 못했다는 수험생까지 속출한 것.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결과는 수험생들의 예상과는 다소 달랐다. 입시기관들의 국어영역 예상 1등급 컷은 92점~94점, 수학 가·나형 예상 1등급 컷은 모두 92점으로 꽤 높았던 것이다. 

특히 최상위권 수험생 가운데는 우수한 성적을 거둔 수험생이 적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오재성 목동 미래타임 대입전략연구소장은 “‘불국어’, ‘불수학’이라는 말이 많지만 최상위권 수험생들은 자기 실력만큼 시험을 본 분위기”라고 전했다. 

왜 ‘불수능’에도 최상위권은 끄덕 없었던 것일까? 이치우 비상교육 입시평가실장은 “영어 절대평가로 인한 수능 공부법의 변화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올해 영어영역이 절대평가로 실시되면서 본래 ‘핵심 과목’으로 꼽혔던 영어영역에 상대적으로 적은 시간을 투자하고, 대신 나머지 영역 공부에 집중한 결과라는 것. 90점만 넘으면 1등급을 받을 수 있는 영어영역보다 국어·수학·탐구영역 학습 비중을 늘리면서 수험생들의 공부 완성도도 높아졌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최상위권 입장에서는 동점자가 대폭 증가할 수 있다. 실제 전체 과목에서 1~2문제만을 틀린 수험생들이 적지 않아, 경쟁이 매우 치열해질 수 있다고 입시전문가들은 내다봤다. 이치우 비상교육 입시평가실장은 “안 그래도 상위 대학 및 학과의 경우 1~2점 차이로 합격 당락이 결정되는 경우가 많은데, 최상위권 동점자가 많을 것으로 예상되는 올해 정시에서는 단 1점도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 최상위권 싸움에 상위권 등 터진다… 해법은 ‘대학별 고사’

최상위권 사이의 치열한 경쟁의 여파는 다시 상위권 수험생에게로 돌아온다. 경쟁자가 몰릴 것으로 예상한 최상위권 수험생들이 조금만 안정지원을 해도 상위권 수험생들은 최상위권 수험생들과 경쟁해야 하기 때문. 지난해라면 무난히 ‘합격’ 통보를 받았던 대학에 올해는 ‘불합격’ 통보를 받을 수도 있다.

그만큼 상위권 수험생들은 남다른 지원 전략을 세워야 한다. 입시전문가들은 “조금이라도 합격 확률을 높이려면 대학별 환산점수는 물론, 영역별 반영비율을 꼼꼼히 따져야 한다”고 지적한다. 자신이 어떤 영역에 강점을 가지고 있고, 반대로 어떤 영역이 약한지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

예를 들어 사회탐구 영역에 해당하는 ‘생활과 윤리’ 과목은 현재 예상 1등급 컷이 50점이다. 만점을 받아야만 1등급을 받을 수 있을 정도로 쉽게 출제된 것이다. 따라서 과목의 난이도까지 고려한 ‘변환 표준점수’로 환산하면 만점을 받았을지라도 오히려 어렵게 출제된 과목에서 1~2문제를 틀리는 것보다 점수가 낮아질 수 있다. 즉, 이렇게 특정 영역에서 잃어버린 점수를 어떻게 만회할 수 있는지를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탐구영역 성적을 변환 표준점수로 환산하지 않는 대학을 찾아보는 것이 좋고, 국어영역 성적이 상대적으로 우수하다면 국어영역 반영비율이 높은 대학을, 반면 수학영역 성적이 상대적으로 우수하다면 수학영역 반영비율이 높은 대학을 찾아 지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한 정시에서 승부를 보겠다는 최상위권 학생이 많은 만큼, 최상위권과의 경쟁을 피해야 하는 상위권이라면 수능 이후 치러질 수시 대학별 고사에 ‘올인’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 때 정시 지원 가능 대학을 지나치게 긍정적으로 판단하기보다는 보수적으로 판단하여 대학별 고사에 보다 적극적으로 응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치우 비상교육 입시평가실장은 “정시에서 승부를 보겠다는 최상위권의 경우 지원했던 수시 대학별 고사에 응시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면서 “최상위권과의 정시 경쟁에서 경쟁력을 갖추기 힘든 상위권 수험생들이라면 최상위권 수험생이 빠져나간 수시 대학별 고사에 최선을 다해 합격장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 의외의 복병 ‘한국사’ 

한국사 및 탐구영역이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어제(23일) 수능이 종료된 후에는 “한국사가 의외의 복병이었다”는 수험생들의 반응이 쏟아졌다. 모든 학생이 필수로 응시해야 하는 한국사는 비교적 쉽게 출제돼왔다. 그런데 올해 수능에서 자주 출제되지 않았던 낯선 인물이 등장하고, 해석하기 까다로운 지문이 나오는 등 지난해보다 다소 어렵게 출제된 것. 실제로 국어·수학·영어영역에서 모두 1등급을 받았지만 한국사만 ‘6등급’을 받았다는 수험생이 있을 정도다. 하지만 정시에서 한국사 3등급 내지는 4등급을 최저 학력기준으로 두고 있는 대학들이 일부 있어, 해당 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해 지원을 포기해야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 이치우 비상교육 입시평가실장은 “한국사가 아주 까다롭게 출제된 것은 아니지만 지난해 워낙 쉽게 출제됐던 데다가 철저히 준비하지 않은 수험생들이 있어, 이번처럼 약간만 난도가 상승해도 타격을 받는 수험생들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사뿐만 아니라 탐구영역도 복병이 될 수 있다. 특히 사회탐구에서는 사회문화가, 과학탐구에서는 지구과학Ⅱ 등이 어렵게 출제됐다고 입시전문가들은 평했다. 우연철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 수석연구원은 “탐구영역 성적 산출 시 변환 표준점수를 사용하지 않는 대학에 지원할 경우 유·불리가 특히 심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변환 표준점수는 과목의 난이도를 고려한 점수로, 시험이 어렵게 출제돼 고득점을 받은 학생 수가 적으면 상대적으로 쉽게 출제된 과목에서 같은 원점수를 받은 경우보다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다. 변환 표준점수를 활용하는 대학이라면 어려운 과목을 응시했더라도 문제가 없지만, 변환 표준점수를 활용하지 않는 대학에 지원할 경우 어려운 과목을 선택 응시한 수험생들은 주의해야 한다. 

우연철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 수석연구원은 “보다 어려운 과목을 선택했던 수험생이라면 변환 표준점수를 활용하는 대학에 지원하는 것이 유리하다”면서 “같은 50점을 받았더라도 대학이 적용하는 변환 방식에 따라 큰 점수 차이가 날 수 있으므로 이를 꼼꼼히 따져 지원하는 것이 합격 확률을 높이는 길”이라고 말했다. 

▶에듀동아 김지연 기자 jiyeon0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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