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시

정시, 끝까지 포기하지 않으면 ‘해법’은 있다

최상길 강남최강엘림학원·필사회역사학원 교육연구소장이 말하는 수능 이후 수시 및 정시 지원 전략



수능 전날이었던 지난 15일(수), 지진이라는 천재지변으로 수능이일주일 연기됐다. 지진으로 힘든 일주일을 보내야 했을 포항지역 학생들뿐만 아니라 전국의 수험생 모두가 긴장된 일주일을 한 번 더 보내야 했던 것. 

이런 상황에서도 최선을 다해 시험을 치른 수험생들은 박수를 받아야 마땅하지만, 수능이 끝난 지금 다시 시작점에 섰다고 볼 수 있다. 아직 대학별 고사가 진행 중인데다가 이제 정시 지원전략도 수립해야 하기 때문. 

올해 수능 역시 ‘불수능’으로 까다롭게 출제되면서 수험생들의 희비가 엇갈렸다. 절대평가로 실시된 영어는 1등급을 받고, 영어를 제외한 나머지 과목에서 만점을 받은 수험생들이 많다는 사실은 최상위권 수험생의 성적 변동은 6·9월 모의고사와 비교해 그리 크지 않음을 보여준다. 그러나 중상위권이나 중위권 수험생들의 경우 평소보다 점수가 상승한 경우보다는 하락한 경우가 많을 터. 이에 따라 지원한 수시전형의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수험생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다시 시작하는 마음으로 남은 학교별 수시면접과 논술을 준비하고 정시전략을 세워야 한다. 수능 성적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향후 수시·정시 지원전략을 ‘똑똑하게’ 세우는 법을 알아보자. 

○ 수능 끝! 향후 정시지원 전략 어떻게? 

올해 수시전형의 특징 중 하나는 수능 전에 실시하던 면접고사와 논술고사를 수능 후에 실시하는 것으로 바꾼 대학이 늘어났다는 것이다. 수험생 입장에서는 수능 가채점 결과를 토대로 대학별 고사 응시 여부를 결정할 수 있는 기회가 늘어난 셈. 하향지원한 전형이라면 수능 점수에 따라 면접고사나 논술고사 참석 여부를 고민해봐야 하고, 반대로 상향지원한 전형이라면 수능 최저학력기준 충족 여부를 확인하고 면접고사와 논술고사 준비에 매진해야 한다. 

그렇다면 정시 지원전략은 어떻게 수립해야 할까. 먼저 가채점 결과를 바탕으로 각 대학에서 발표한 지난해 입시결과를 따져 군별로 지원할 대학을 선정해 두고, 수능 성적표가 발표되면 표준 변환점수와 백분위를 활용해 보다 정밀하게 지원 학교를 결정해야 한다. 수능 성적이 좋으면 좋은 대로, 좋지 않으면 좋지 않은 대로 지원 대학 선정에 고민이 있기 마련. 대입을 위해 수능 후 해야 할 일들을 하나씩 따져보자. 

▶ 수능 가채점 결과로 ‘수시냐? 정시냐?’ 판단하라 
가채점은 말 그대로 가채점이기 때문에 실제 성적과는 조금 다를 수 있다. 하지만 크게 변동되는 경우는 드물기 때문에 수능 이후 치러지는 대학별 고사에 적극적으로 응시해야 하는지, 아니면 포기할 것인지 여부를 결정하는 일종의 가이드라인으로 활용하면 된다. 

▶ 원점수를 바탕으로 각 군별 지원 가능 대학 선정하라
수능 성적표가 나오기 전까지 수험생들이 알 수 있는 정보는 가채점을 통해 얻은 원점수 뿐이다. 입시기관에서 제공하는 자료를 토대로 원점수를 통해 지원할 수 있는 대학을 각 군별로 2~3개 선택해두는 것이 좋다. 이 때 활용할 수 있는 자료로는 가채점 지원참고표가 있다. 단, 지원참고표는 수능 영역열 반영비율이나 가산점은 고려되지 않고, 단순 합산된 원점수를 기준으로 제공되는 자료이기 때문에 큰 범주에서 지원 가능한 대학과 학과를 찾는데 활용해야 한다. 

나아가 수능 영역별 반영비율, 과목별 가산점, 절대평가로 실시된 영어영역 반영방법, 점수활용지표, 모집정원 등을 꼼꼼하게 체크해두면 수능 성적표가 나온 이후 지원 대학을 최종 결정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 수능 성적표 발표 이후 전략은? 
수능 성적표가 발표되면 이전에 가채점 결과를 토대로 선정해뒀던 대학들의 유·불리를 더욱 꼼꼼하게 따져봐야 한다. 입시기관에서 제공하는 모의지원 서비스를 활용하면 대학별 환산점수가 자동으로 산출되기 때문에 편리하다. 절대평가로 실시된 영어영역의 경우, 반영비율을 낮춘 대학도 많지만 일부 대학에서는 꽤 반영비율이 높기 때문에 반드시 체크해봐야 한다. 또한 성적에 따라 오히려 ‘교차지원’이 유리한 경우도 있으므로 지원 시 교차지원 여부도 함께 고려하는 것이 좋다. 

▶ 안정 지원, 적정 지원, 소신 지원 골고루! 
서울 소재 상위 대학은 대부분 가군과 나군에 몰려있다. 따라서 서울 소재 상위 대학에 지원하려는 수험생들이라면 가군과 나군에서 꼭 합격장을 받아내야 한다. 다군은 모집 대학 수와 모집정원이 모두 적어 경쟁률이 매우 높게 나타난다. 단, 일부 대학의 경우 가군·나군에서 합격한 학생들이 이탈하면서 다수의 추가 합격자가 발생하므로, 이를 고려해 지원하는 것도 하나의 전략이 될 수 있다. 

지나친 하향지원이나 지나친 상향지원을 하는 것보다는 3번의 기회를 잘 활용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한번은 합격 위주의 안정 지원을, 한번은 적정 지원을, 그리고 나머지 한 번은 소신 지원을 하는 것이 가장 합리적인 전략이다. 

▶ 재학생·재수생·N수생 고려할 것은? 
정시 전략을 수립할 때 재학생과 재수생은 서로 다른 전략을 세워야 한다. 재학생의 경우 수능 성적이 평소보다 낮게 나왔거나, 한 번 더 수능을 쳐서 성적을 올려보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면 상향지원 모험을 해볼만하지만, 재수생과 N수생의 경우는 안정지원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러나 지나친 하향지원은 대학을 입학한 후 학교생활에 대한 불만족으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부모와 교사, 그리고 자신의 생각을 잘 정리하여 현명한 선택을 해야 한다. 

수능만 끝나면 대입이라는 긴 레이스가 모두 마무리된다고 생각하는 수험생들도 많다. 하지만 수시 대학별 고사와 정시 지원이 남아있는 만큼, 실제 입시는 오히려 수능 후부터 시작이라는 마음가짐을 갖고 준비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수능 성적에 맞춰 꼼꼼히 지원전략을 수립하는 노력을 기울이면 분명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 수능 성적 기대보다 낮아도 포기는 금물! 

수능은 누구는 승자고 누구는 패자인 시험이 아니다. 최선을 다했다면 모두가 승자다. 

수험생들이 가지고 있는 ‘젊음’은 무한한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느끼는 것은 학생들이 자신의 이 무한한 발전 가능성을 지나치게 낮게 평가한다는 것이다. 자신이 20년 후 어떻게 변해있을지는 아무도 모른다. 지금 당장은 원하는 대학에 지원할 만큼의 수능 성적을 얻지 못했을지라도, 20년 뒤에는 더욱 멋지게 성장해 있을 수도 있다. 

사람인지라 현재 상황에 일희일비하는 마음도 물론 이해한다. 그러나 ‘시험을 못 봤다’고 자책하기보다는 자신에게 주어진 상황에 맞춰 ‘대학에서 무엇을 잘할 수 있을까?’ ‘내가 가장 즐겁게 다닐 수 있는 학교와 학과는 어디일까?’ ‘온힘을 다해 공부해보고 싶은 과목은 무엇일까?’ ‘졸업하면 어떤 일을 할까?’ 등을 생각하며 10년, 20년 뒤까지 멀리 내다보자. 

고교 생활 3년은 대학을 좌우하지만, 대학 생활 4년은 인생을 좌우한다. 내가 선택한 대학이 최고의 대학이라는 믿음을 가지고 대학 생활을 어떻게 보낼지 상상해보며, 수시 및 정시지원 전략을 세우는 것이 더욱 바람직한 일일 것이다.


▶에듀동아 김지연 기자 jiyeon0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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