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대학 ‘족쇄’ 구조개혁평가 개선된다… 자율성 최대한 보장

‘지표 중심’서 역량강화 ‘지원’으로 전환
자율개선대학ㆍ역량강화대학ㆍ재정지원제한대학 3단계 구분
재정지원 ‘당근’과 정원 감축 ‘채찍’ 병행



정원 감축 중심으로 대학들을 옭아맸던 대학구조개혁평가가 전면 개선된다. 지금까지는 학령인구 감소에 따라 대학에 정원 감축을 압박해왔다면 앞으로는 학생 선택에 따라 대학이 스스로 정원을 줄이도록 유도 할 방침이다. 평가 자체에 있어서도 지역별 여건을 고려하는 방향으로 전환될 예정이다. 

김상곤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3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18년 대학 기본역량 진단 추진계획(시안)'과 '대학 재정지원사업 개편계획(시안)'을 발표했다. 그동안 지나치게 정원 감축에 초점을 맞춰 정작 대학교육의 질을 높이는 데에는 의문이라는 지적을 반영했다. 김 부총리는 “양적 정원 조정에 치우친 대학구조개혁평가를 대학의 자율적 발전을 지원하기 위한 대학 기본역량 진단으로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이는 사실상 기존 대학구조개혁 정책의 폐기 및 전환을 의미한다. 교육부는 학령인구 감소에 대비해 2014년부터 3주기로 나눠 대학구조개혁을 추진하고 있다. 1주기(2014~2016년) 4만명, 2주기(2017~2019년) 5만명, 3주기(2020~2022년) 7만명 등 대학정원을 총 16만명 줄일 계획이었다. 2015년 1주기 평가 때는 대학을 A~E등급으로 구분하고 A등급을 제외한 나머지 대학에는 4~15%의 정원을 줄이도록 했다. 

◇ 정원 감축, 정부 주도에서 대학 자율로…2만명 ‘감축’
내년 실시하는 '2주기 대학구조개혁평가'는 이름부터 '대학 기본역량 진단'으로 바꿨다. 정원 감축을 압박하기보다 진단과 지원에 방점을 찍었다. 전체 대학을 '자율개선대학'과 '역량강화대학', '재정지원제한대학' 등 3개의 단계로 분류한다. 

먼저 1단계 진단에서 교육 여건 및 대학 운영의 건전성, 수업 및 교육과정 운영, 학생 지원, 교육성과 등을 기준으로 자율개선대학을 선정한다. 이 경우 권역별 균형도 고려된다. 일반대는 수도권, 대구 ·경북 ·강원권, 호남 ·제주권, 부산 ·울산 ·경남권으로 구분하는 식이다. 과거 전국 대학을 일률적인 기준으로 평가해 서열화를 조장한다는 비판을 수용한 것이다. 

자율개선대학은 상위 60% 내외로, 이들에게는 정원 감축 권고를 하지 않는다. 기존에는 6등급 중 A등급(상위 16%)을 제외한 모든 대학에게 정원 감축을 권고한 것과 대조적이다. 이들에게는 사용처에 제한을 두지 않고 자율적으로 예산을 집행할 수 있는 일반재정이 지원된다. 

자율개선대학에 선정되지 못한 대학을 대상으로는 2단계 진단이 실시된다. 전공 및 교양교육과정, 지역사회 협력 ·기여, 재정 ·회계 안전성 등을 진단한 뒤 1·2단계 결과를 합산해 권역 구분 없이 역량강화대학과 재정지원제한대학(유형Ⅰ·Ⅱ)을 선정한다. 다만 1·2단계 합산 결과에서 우수한 일부 대학은 자율개선대학으로 상향도 검토한다. 

역량강화대학에게는 정원 감축을 권고하고 대학 재정지원 사업 중 특수목적 지원 사업 참여를 허용한다. 재정지원제한대학(유형Ⅰ·Ⅱ)은 정원 감축 권고와 함께 차등적으로 정부 재정지원을 제한할 예정이다. 

◇ 평가 운영 방식· 지표도 변화 
세부적인 정원 감축 규모는 미정이다. 교육부는 "지난 대학구조개혁평가를 통해 총 2만2000여명 규모의 정원을 감축했다"며 "올해는 등급 구분이 변경돼 정원감축대학 비율 자체가 달라진 만큼 총 정원 감축 규모는 2만명 이내로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진단 계획에는 평가 지표도 상당 부분 변경된다. 학교 법인의 책임을 강화하기 위해 법인의 법인전입금 또는 법인 부담 법정부담금 비율을 평가 지표에 넣었다. 또한 대학 내 각종 위원회 구성 등 구성원 참여 ·소통 계획도 평가해 대학 운영의 민주성을 진단한다. 그 밖에도 전임교원 및 시간강사 보수 수준, 고용안정성 등도 진단 항목에 포함될 예정이다. 

평가 운영 방식도 세분화된다. 기존에는 7~9명이 한 팀으로 10개 내외 대학의 모든 지표를 평가했지만 내년부터는 지표별 진단팀이 운영된다. 이들은 각 할당받은 대학들의 담당 지표만 집중 진단해 효율성과 전문성을 높일 예정이다. 

에이스(ACE)+, 프라임(산업연계교육 활성화 선도대학), BK21+, CORE, WE-UP 등 세부 단위 사업별로 진행됐던 대학재정지원 구조는 일반재정지원사업과 특수목적지원사업으로 추려진다. 또 국립대 경쟁력 강화를 위해 별도로 '국립대학 육성 사업'도 추진할 계획이다. 

김상곤 부총리는 "모든 아이는 우리 모두의 아이라는 원칙은 고등교육에도 적용돼야 한다"라며 "대학은 대학답게 성장할 수 있도록, 대학과 정부가 상호 협력을 통해 고등교육의 책임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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