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시

수능 절대평가 도입 위해선, 동점자 처리 보완해야

5일, 국회서 ‘2022 수능 개편안·대입제도 종합안 제시’ 토론회 열려



“수능은 1994학년도 처음 도입된 이래 수시로 변화하고 있습니다. 장기적인 혜안으로 일관성 있고 예측 가능성이 담보된 대입제도를 마련해 ‘땜질식’ 처방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노웅래 더불어민주당 의원)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과 대입제도 종합안을 마련하기 위한 토론회가 5일 오전 10시 서울 국회 국회의원회관 제1세미나실에서 열렸다. 이번 토론회는 ‘2022학년도 수능 개편안 및 대입제도 종합안을 제시한다’를 주제로 2022학년도 수능 개편과 학생부종합전형 등에 대한 종합적인 대입제도 개선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개최됐으며, 다수의 교육 관계자와 전문가 등이 참석했다. 노웅래 의원의 개회사를 시작으로 안상진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연구소장의 발제, 김영식 좋은교사운동 정책위원장, 이기정 서울 미양고 교사, 이범 교육평론가, 김경범 서울대 교수, 이주희 교육부 대입제도과장 등이 토론자로 나섰다. 

이번 토론회의 핵심은 현재 중학교 2학년 학생들에게 적용되는 2022학년도 수능 개편의 방향성이었다. 앞서 교육부는 지난 8월 2015 개정 교육과정이 처음 적용되는 2021학년도부터 수능 일부 과목을 절대평가로 전환하는 안과 모든 과목을 절대평가로 전환하는 안 2개를 발표했다. 여론을 수렴해 이 가운데 하나를 택하겠다는 의도였다. 하지만 이후 학부모와 교사 등 교육주체들이 두 안을 놓고 입장이 크게 갈리자 두 안을 모두 폐기, 수능개편을 내년 8월로 미루고 수능개편 시기를 2021학년도에서 2022학년도로 연기한 바 있다. 

토론에 참가한 전문가들은 대입 전반에 퍼진 문제점에 대해 꼬집으며, 이를 해결할 수 있는 개선안의 필요성에 대해 목소리를 높였다. 발제에 나선 안상진 소장은 “2015 개정 교육과정에 따른 2021학년도 수능개편안 발표가 1년 유예되면서, 교육부가 어정쩡한 태도로 일관해 수험생과 학부모들의 혼란이 가중됐다”며 “내년 8월에 발표될 ‘2022학년도 대입제도 종합안’에서는 수능뿐 아니라 학생부종합전형, 학생부교과전형 등 대입전형 전반에 대한 문제점을 해결하는 구체적인 개선 방안이 나와야 한다”고 전했다. 

“2015 개정 교육과정에 의한 2022학년도 수능개편안과 대입제도 종합안은 교육주체 간의 이견을 좁히면서도 공교육 정상화라는 문재인 정부의 교육철학을 반영할 수 있어야 합니다. 수능과 내신 모두에서 줄 세우기·변별 위주의 상대평가에서 벗어나 학생 각자의 성취도를 파악할 수 있는 절대평가로 전환해야 합니다.” 

아울러 안 소장은 수능 전 과목에 절대평가를 도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 상대평가 체제에서는 문제가 어려우면 더 맞히기 위한 경쟁을, 문제가 쉬우면 틀리지 않기 위한 경쟁을 할 수밖에 없다"면서 수능 전 과목에 절대평가 도입을 주장했다. 

다만, 대학들이 변별력을 갖추기 위해선 동점자만 원점수, 표준점수 등 서열화된 점수를 활용하면 된다고 덧붙였다. 안 소장은 "현재처럼 일부 과목만 절대평가하면 상대평가 과목에서 과도한 경쟁이 발생하는 등 문제가 많다"면서 "수능 전 과목을 절대평가로 하되, 동점자 처리는 원점수, 백분위, 표준점수 등 서열화된 점수로 하자"고 제안했다. 이어 "이 방식이 부작용은 제일 적고 학생부담이 늘지 않으며 예측 가능성도 크다"면서 "서열화된 점수를 동점자 처리 등 제한된 경우에만 사용하면 절대평가 도입 의미도 해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또한, 절대평가 전환은 반드시 수능과 고교내신을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 소장은 “현재 수능과 고교내신이 대입전형의 가장 중요한 요소”라며 “수능이나 고교내신 중 하나만 절대평가가 도입되면, 다른 하나는 변별의 역할이 과도하게 커져 왜곡 현상이 심화할 수 있기 때문에 수능과 고교내신은 반드시 동시에 절대평가를 도입해야 한다”고 전했다. 

김영식 정책위원장도 수능 절대평가 전환에 힘을 실었다. 그는 “수능 상대평가 체제에서 가장 큰 문제는 세밀한 점수에 의한 과잉 변별의 문제”라며 “현 9등급 상대평가가 9등급 절대평가로 전환된다 해서 과잉 변별의 문제가 해소된다고 생각지 않는다. 5등급 절대평가 정도로 듬성듬성한 등급제로 가야 경쟁 완화 효과가 가시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덧붙여 수능 이후 학생들의 변별력은 ‘면접’으로 판가름해야 한다고 했다. 김 위원장은 “점수보다 질적 평가 중심으로의 대입평가 전환이 바람직하다고 본다”며 “면접과 같은 질적 평가를 통해 변별하는 것이 수능을 1점 더 맞은 학생을 뽑는 것보다 역량 있는 인재를 뽑기에 더욱 적합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기정 교사는 수능 개선의 필요성과 더불어 내신 평가제도 개선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그는 “수능이 더욱 발전을 위해선 현재의 주입식·암기식 저차원 학습을 유발하는 객관식에서 벗어나 획기적인 변화가 필요하다”며 “하지만 수능 9등급 절대평가제만으로는 아무런 변화도 주지 못한다. '내신 절대평가를 전제로 하는 고교학점제 시행'이 우선돼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김경범 교수는 절대평가 전환만으로 수능의 영향력이 절대 줄어들지 않을 거라고 단언한다. 그는 “수능 9등급 절대평가와 서열화된 동점자 처리라는 입시 상황에선 현행과 마찬가지로 수능 점수 1점을 올리기 위해 모든 힘을 써야 할 것”이라며 “어떤 형태로든 수능 점수로 인한 줄이 만들어지고 이런 서열이 공정하다고 여기는 분위기에서 학생과 대학이 수능을 탈피하기란 매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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