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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의·융합형 인재가 되고싶다면?… 소프트웨어교육 선도·연구학교로!

소프트웨어(SW)교육 선도·연구학교 수업 운영 사례



전기고 입시에 지원하지 않은 중3 학생들은 이제 곧 어느 일반고에 진학할 것인지 결정을 내려야 한다. 하지만 아직까지 상당수 학생과 학부모는 어떤 학교를 선택해야할지 갈피를 잡지 못한다. 그렇다면 소프트웨어(SW)교육 연구·선도학교로의 진학을 고려해보는 것은 어떨까? 

SW교육 연구·선도학교는 2015 개정교육과정으로 SW교육이 교육과정에 필수 적용될 것에 대비해 학교 내에 SW교육 기반을 구축하고, 우수한 교육모델을 만들어 확산하기 위한 목적으로 교육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거 미래창조과학부)가 선정한 학교. SW교육 연구․선도학교는 정규 교과시간에 SW교육을 실시하며 △동아리 △방과 후 활동 △교내 대회 등 SW교육과 관련된 다양한 활동을 진행한다. 특히, 컴퓨터와 관련된 공학계열 진학을 희망하는 자연계열 학생이 해당 학교에 진학해 SW교육 관련 비교과 활동에 적극 참여하면, 전공적합성 측면에서 대입의 대세가 된 ‘학생부종합전형’ 평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또한 학교에서 배운 내용을 외부활동으로 확장해 나갈 경우 올해 처음 신설된 ‘소프트웨어 특기자 전형’ 지원도 노려볼 수 있다. 

SW교육 연구·선도학교 선정사업이 처음 실시된 2015년부터 지금까지 3년 간 SW교육을 실시해온 둔촌고(서울 강동구)와 과천고(경기 과천시)의 사례를 통해, 해당 학교에서는 SW교육이 어떻게 이뤄지고 있으며, 이것이 학생들의 대입에는 어떠한 효과를 가져다주었는지 살펴본다. 

○ 자율성을 바탕으로 학생들의 자기주도학습능력 향상!… 서울 둔촌고

“평소 게임하는 것을 좋아해서 게임프로그래머가 되고 싶었어요. 그런데 수업시간에 배운 파이썬(Python. 프로그래밍 언어의 일종)을 활용하면 게임을 만들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미로 속에서 개구리가 벽에 부딪히지 않고 공을 찾으러 다니는 게임을 만들었어요.”(둔촌고2학년 전해찬 군)

2015년, SW교육 연구․선도학교에 선정된 둔촌고는 선정 당시만 해도 서울시 고등학교 중에서 유일하게 SW교육 선도학교로 지정된 학교였다. 둔촌고의 SW교육은 정보교과 정규수업뿐만 아니라 △동아리 △방과 후 학교 △1학년 학생을 대상으로 진행된 특별 교육 프로그램 △SW창작대회·공모전·전문가 초청 등 각종 대회 및 행사로도 이어지고 있다. 둔촌고의 SW교육 선도학교 운영책임을 담당하는 박철균 교사는 “코딩이 학생들에게 하나의 놀이문화로 다가가길 바라며 SW교육을 진행한다”고 말했다. 

둔촌고의 SW교육 프로그램의 가장 큰 특징은 학생들의 ‘자율성’을 보장한다는 점. 일반적으로 정보수업은 교사가 학생들에게 엑셀, 파워포인트의 사용법을 하나하나 따라해 보도록 지시하지만, 둔촌고의 SW수업은 학생들에게 기초적인 프로그래밍 사용 방법만 가르친 뒤 학생들이 자유롭게 자신이 원하는 작품을 만들도록 유도한다. 

박 교사는 SW교육을 위해 최근 전 세계적으로 많은 사람들이 활용하는 프로그래밍 언어 중 하나인 ‘파이썬’을 활용해 수업을 진행했다. 학생들은 파이썬을 활용해 △가위, 바위, 보 게임 △구구단 △홀짝게임 △로또 번호 뽑기 등을 프로그래밍해보고, 학교의 전경과 학교 로고 등의 그림을 그려보기도 했다. 학생들은 자신이 원하는 결과물을 만들기 위해 어떻게 프로그래밍을 구성해야 하는지 고민하고, 효율적으로 명령어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에서 논리력과 창의력을 기를 수 있었다. 



박 교사는 학생들이 보다 즐기면서 SW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Code Club(코드클럽)’이라는 동아리도 운영했다. 코드클럽 학생들은 △아두이노(Aduino) △햄스터로봇 △로봇티즈(Robotiz) △4WD스마트카 △탱크(Tank) △레고 마인드 스톰 EV3 △파이썬 △스크래치 등의 다양한 코딩 도구와 언어를 자신이 원하는 대로 선택해 활용할 수 있었다. 한 학생은 아두이노와 물체 인식 센서를 활용해 사람이 직접 선풍기의 방향을 바꾸지 않아도 센서가 사람이 있는 곳을 인식하면 선풍기가 자동으로 회전해 바람의 방향을 바꾸는 작품을 만들었다.

이러한 동아리 활동은 학생들이 자신의 진로를 적극적으로 탐색하는 데에 도움이 됐다. 둔촌고 2학년 이보림 학생은 “원래는 생명공학 분야에 관심이 많았는데 SW교육을 통해 센서에 대해 배우면서 SW와 생명공학의 공통분모인 ‘의생명공학’에 관심이 생겼다”며 “사람의 신체에 센서를 부착해 몸에 어떤 이상이 있는지 파악한 뒤 집에서도 의료행위를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어보고 싶다”고 말했다. 

박철균 교사는 “학생들이 일상에서 느끼는 불편함을 해결하기 위해 자신이 무엇을 만들지 고민하고, 이것을 구현해내기 위해 직접 코딩 교구를 선택하고 그 결과물을 어떠한 디자인으로 만들어 내는가가 곧 자기주도학습과정”이라며 “학생들의 이러한 활동은 자신의 진로를 탐색하는 데에도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학생부에 하나하나 기록으로 남기 때문에 대입을 준비하는데도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 경기 과천고, 심도 깊은 SW교육으로 실생활의 문제를 해결하다! 



2015년 SW교육 선도학교로 지정된 경기 과천고. 과천고는 1·2학년 학생을 대상으로 SW교육을 실시한다. 1학년 학생들은 한 학기에 주당 2시간씩 총 34차시의 수업을 통해 프로그래밍이란 무엇이며, 프로그래밍을 통해 컴퓨터가 어떻게 작동되는지를 배운다.

2학년의 경우 자연계열 학생을 대상으로 보다 심화된 SW교육이 진행된다. 2학년 학생들은 1학기에는 C언어를 통해 함수와 정렬 알고리즘, 순차 및 이진탐색의 원리 등에 대해 배우고, 2학기에는 프로그래밍 언어를 활용해 햄스터 로봇을 조작하고 아두이노를 활용해 LED 작품을 만들어보는 등의 활동을 수행했다. 과천고의 SW교육을 책임지고 있는 이병모 정보 교사는 “자연계열 학생들이 배우는 SW교육은 사실 대학교 1학년 수준이지만 학생들이 호기심을 갖고 수업에 열심히 참여한다”며 “막연하게 ‘컴퓨터과를 가고 싶어요’라고 말하던 학생이 SW수업을 통해 다양한 로봇, 센서를 접해본 뒤 기계공학, 전자공학 등으로 진로를 보다 구체화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병모 교사는 학생들이 수업시간에 배운 프로그래밍을 일상생활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에 활용할 수 있도록 1학년 6명과 2학년 8명 총 14명으로 구성된 SW동아리 ‘CODE(코드)’를 만들었다.



코드 소속 2학년 학생들은 4명이 한 팀이 되어 아두이노에 미세먼지 농도를 측정하는 센서와 LED 조명을 연결한 뒤 학교 내부의 미세먼지 농도가 높아질 경우 빨간 불이 들어와 창문을 닫을 것을 권고하는 작품을 만들었다. 

이병모 교사는 “최근 우리 학교 근처의 아파트 단지들이 재건축되며 학교의 미세먼지 농도가 높아졌는데, 학생들이 이 문제를 해결해보자고 얘기해 해당 프로젝트를 진행하게 됐다”며 “코드 동아리 부원들이 미세먼지 농도를 측정하기 전에는 학생들이 막연하게 미세먼지에 대해 큰 불안감을 느꼈는데, 데이터를 통해 정확한 농도를 측정하니 이러한 불안감도 나아졌다. 이를 통해 ‘우리 생활에 프로그래밍이 꼭 필요한 것이구나’를 깨닫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코드 소속 학생들은 동아리의 프로그램이 자연스레 비교과로 축적되기 때문에 무리해서 비교과를 채워야 한다는 부담감이 적은 편입니다. 또한, 프로그래밍을 공부하고, 이를 활용해 일상의 문제를 해결해 나가면서 물리와 생물, 수학 등 다양한 교과를 학습해야 할 필요성을 느끼고 자발적으로 교과 학습에 나서기도 하지요. 동아리 활동이 비교과도 잡고 학업 성취도도 높여주는 두 마리 토끼 역할을 한 것입니다.”(이병모 교사) 

▶에듀동아 김효정 기자 hj_kim86@donga.com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에듀동아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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