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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등

기말고사, 4등급→2등급 성적 ‘급상승’ 비결은?

박흥순 평촌에듀플렉스 원장이 말하는 기말고사 대비, ‘이렇게’



지필고사가 변했다. 예전에는 학생들에게 ‘시험 잘 봤냐’고 물으면 ‘다 외웠는데 까먹었어요’ ‘실수했어요’라고 하던 학생들이 최근에는 ‘시험 문제가 이상해요’ ‘문제가 잘못 나온 것 같아요’ ‘안 배운데서 나왔어요’라고 대답한다. 그리고 교육 전문가를 찾아와 아무리 열심히 공부해도 성적이 안 오른다고 탄식한다. 대체 지필고사에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걸까. 

○ 학생들에게 요구하는 역량이 달라졌다 

현재 학부모가 된 어른들이 학생이던 시절에는 정리된 것을 보고 암기하고, 많은 문제를 풀면 80점은 확보가 됐다. 어떤 학생이라도 열심히만 공부하면 85~90점은 받을 수 있던 것이다. 지식의 양, 정확성, 성실성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반영된 교육제도가 선택한 평가방법 덕분이었다. 여유가 있다면 학원 또는 과외로, 내용을 머리 속에 쏙쏙 정리해주는 선생님을 찾아다녔고, ‘족보’를 구해서 밤새 외웠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이들은 선진국가·선진기업의 제품과 시스템을 정확히 파악하여 밤낮으로 성실하게 도입했고, 이에 자동차, 선박, 비행기가 움직이고 스마트폰이 작동했다. 

그런데 시대가 바뀌었다. 더 이상은 ‘도입’이 아니라 뭔가를 ‘창조’해야 하는 입장이 됐다. 현재 학생들은 학부모의 시대와는 달리 ‘협력해서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내야만 하는 시대’를 살아가게 되었다. 원조를 받던 나라에서 원조를 해주는 위치가 된 유일한 국가, 대한민국은 새로운 교육제도가 필요했다. 결과보다는 과정을, 암기와 문제풀이보다는 이해력과 사고력을 강조하기 시작했다. 개념 중심의 공부 습관과, 배우는 내용이 현실에 미치는 영향력까지 이해할 수 있는 ‘문제의 핵심’을 파악하는 역량이 필요해졌다. 그래서 지필고사 중심의 대입제도는 △지필고사 △수행평가 △학생부 △면접으로 세분화됐다. 내신도 단순 지필고사가 아닌 ‘지필고사+수행평가’로 구성된다. 

그렇다면 이렇게 변화된 교육현장에서 지필고사 준비는 어떻게 해야 할까? 최근 지필고사의 특성과 준비방법에 대해서 알아보자.

○ 교과서 ‘굵은 글씨’만 잘 읽어도 4등급이 2등급으로? 

① 출제자는 ‘선생님’… 교사가 강조한 것 중심으로 공부하라
중간고사가 끝나고 특정 과목에서 3~7단원을 배웠다고 가정해보자. 그렇다면 시험범위는? 예전에는 명확했다. 3~7단원 모두가 시험범위였던 것. 그러나 지금은 교사가 ‘발표’를 한다. “지금부터 기말고사 일정을 발표한다. 이번 시험범위는 4, 5, 7단원이다. 열심히 준비하도록!” 이처럼 교사가 보다 강조한 부분, 이번 학기 교육목표에 좀 더 부합하는 부분이 시험범위가 된다. 

좀 더 세부적으로 봐도 마찬가지다. 가령 7단원에서 제시된 세부개념이 5개이고, 그 중 3개를 교사가 특히 강조하고 중요하게 설명했다면 해당 문제가 배점이 높은 응용문제, 또는 서술형 문제로 출제된다. 

내신 공부는 필기 자료와 교사가 나눠준 보조 자료 중심으로 하는 것이 기본이다. 수업시간에 교사가 강조한 내용, 판서한 내용이 있다. 심지어 시험 직전 ‘시험에 나온다’고 알려주는 부분도 있고, 없는 시간을 쪼개 직접 만든 보조 자료도 있다. 해당 부분에서 모든 문제가 출제되는 것이 내신 지필고사다. 하지만 학생들은 자습서로 공부하고, 학원 과제를 열심히 한다. 다행히 시간이 남으면 그때야 학교 수업 시간에 적은 필기노트와 보조 자료를 잡는다. 그리고 ‘아무리 공부해도 성적이 안 오른다’고 하소연 하는 것이다.

기억하라. 출제자는 학교 교사다. 자습서 집필자나 학원 강사가 아니다. 내신 시험을 잘 보고 싶다면 혼자 공부할 수 있는 시간을 최대한 확보하고, 교사가 강조한 부분을 중심으로 필기자료와 보조 자료를 활용해 공부하자. 놀라운 성과를 만나게 될 것이다. 

② 교재는 ‘교과서’… ‘굵은 글씨’만 보고 내용 설명할 수 있도록 대비하라
최근 시험 문제는 교과서의 개념과 이전에 배웠던 단원, 인접 학문, 실험 및 실생활 연계를 중심으로 출제된다. 융합형 문제다. 정리된 것을 암기하고 문제풀이를 열심히 해서 맞힐 수 있는 문제는 이제 절반으로 줄었고, 개념과 과정 중심의 문제가 그 자리를 메웠다. 대표적으로 수학의 경우 오히려 정답을 문제에 제시하고, 풀이과정에 빈칸을 여러 개 넣어 ‘결과를 주고 과정’을 묻는 문제가 나온다. 국어·영어·탐구과목은? 외부 지문이 잔뜩 들어 왔다. 교사는 쉽게 출제했다고 하는데 학생들은 ‘생소한 문제라 까다롭다’고 이야기한다. 

따라서 교과서 중심으로 개념을 이해하는 것이 필수인데, 이를 효과적으로 할 수 있는 매우 간단한 방법이 있다. ‘굵은 글씨’, 즉 ‘제목’만 보고 내용을 설명할 수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다. 교과서 집필자는 그 분야의 전문가다. 따라서 수많은 이슈 중에서 학생들이 반드시 알아야하는 개념은 무엇인지, 학생들이 해당 개념을 잘 이해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 목차는 어떻게 구성해야하는지, 소제목·부제목은 어떻게 뽑아야하는지를 고심한다. 따라서 ‘제목’에 전체 내용의 핵심이 들어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먼저 소제목을 설명할 수 있도록 공부하고, 소제목 설명이 가능해지면 이번에는 부제목을 가린 뒤 하위 소제목들을 다시 정리하고, 이제 큰 제목을 손으로 가린 뒤 전체 내용을 다시 복기해보자. 머릿속에서만 내용을 정리하는 게 힘들다면 연습장에 소제목, 부제목, 큰 제목만 써두고 전체 내용을 다시 떠올려보자. 바로 이 과정이 어려운 개념 문제, 외부 지문 활용 문제, 서술형 문제에 대한 ‘특급 처방’ 중 하나다. 문제풀이를 최소화하고 ‘백지 테스트’ 중심의 공부만으로도 성적이 4등급에서 2등급으로 ‘급상승’한 수많은 사례가 이를 증명한다. 그리 좋지 않는 시험 공부방법으로 꼽히는 ‘벼락치기’조차 이 방법으로 하면 효과를 볼 수 있다. 다만 시간이 없을수록 ‘이해-사고-개념’ 중심의 공부가 어느 때보다도 중요함을 잊지 말자. 

③ 문제풀이는 ‘모르는 문제’ 중심으로
학생들은 어떻게 ‘문제풀이’를 할까? 먼저 1단원 강의를 듣는다. 늦은 밤에 집에 돌아와 숙제를 하고 문제를 푼다. 모르는 문제가 있으면 체크한다. 다음날 교사나 강사에게 질문하고 ‘이렇게 푸는구나’ 이해한 뒤 바로 2단원 수업을 듣는다. 무엇이 문제일까. 

학생들은 ‘아는 문제’ 중심의 공부를 하고 있다. 한 번에 풀어낼 수 있는 문제는 시험에 나오면 어차피 맞힐 수 있는 문제다. 이제 1, 2단원에서 못 풀었던 문제 10개를 모아 다시 풀어보자. 분명히 오답을 체크했는데 4문제를 또 틀렸다면? 이렇게 두 번이나 틀린 문제는 시험 때 아무리 컨디션이 좋아도 답을 구할 수 없을 것이다. 이런 문제를 4개나 찾아낸 것에 감사하고, 오답노트를 만들자. 

3, 4단원에서도 틀린 문제는 또 나올 것이다. 두 번 틀린 문제가 이번엔 5개가 나왔다면? 먼저 오답노트에 적힌 1, 2단원에서 두 번 틀린 문제를 풀어보고 난 후, 비로소 3, 4단원에서 두 번 틀린 문제의 오답노트를 만든다. 지속적으로 ‘누적 체크’하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적어도 이 문제집 1~4단원에서는 전국 1등과 경쟁해도 뒤지지 않을 것이다.

아는 문제를 많이 푸는 것보다 모르는 문제를 알 때까지 푸는 것이 중요하다. 아무리 많은 문제집을 풀어도 아는 문제만 푼다면 성적 상승에 한계가 있기 마련이다. 누적 체크로 시험공부를 마무리하자. 놀라운 성적향상을 틀림없이 경험하게 될 것이다. 

○ 어제처럼 공부하면 내일은 없다

시험이 끝나면 학생들은 모든 것을 잊고 다시 새로운 시험 준비를 시작한다. 하지만 기말고사는 내년 중간고사의 시작이다. 시험이 끝난 후 ‘평가 후 행동’이 다음 시험의 성적을 좌우한다. 이번 시험에서 아쉬웠던 점을 생각하자. ‘프린트를 완전히 못 봤나?’ ‘영어 어휘가 부족했나?’ ‘개념공부가 덜 되었나?’ ‘공부시간 확보가 부족했나?’ ‘기반학습이 부족했나?’ 그렇다면 긴 겨울방학 동안 ‘어디를 보완하면 될까’를 생각하고 ‘힘들지만 이 부분만 보완하면 다음 중간고사에서는 어느 정도 성적이 오를까’를 생각하며 계획을 짜자. 공부 동기를 갖게 되고 행동력이 높아지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어제처럼 공부하면, 내일도 어제와 비슷한 성적표를 받을 수밖에 없다. 학생들에게 필요한 역량이 변화했고 이에 따라 시험출제 경향이 바뀌었다. 지필과 함께 수행평가, 학생부 관리, 면접 준비도 동시에 진행해야 한다. 계획을 세우고 실천을 하고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는 과정에서 변화된 지필고사에 대한 전략이 보인다. 어제보다 좋은 성적을 원한다면 방법을 바꾸어보자. 진짜 공부를 해보자. 필요하면 전문가의 조언을 구해도 좋다. 



▶에듀동아 김지연 기자 jiyeon01@donga.com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에듀동아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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