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시

학종을 '금수저'라 부른다면 제대로 된 비판 아니다!

2022학년도 대입정책에 바란다



대다수 언론에서 학생부종합전형(이하 학종)을 비판할 때 ‘깜깜이전형’과 ‘금수저전형’이라고 부른다. 학종의 공정성과 투명성에 대한 의구심 때문에 불리는 ‘깜깜이 전형’이란 별칭은 정성적 평가라는 점에서 있을 수 있는 비판이지만 ‘금수저전형’이라는 것은 사실과 전혀 다르다. 

‘금수저전형’이라는 별칭에 대해서 대학에서는 거듭 객관적인 사실이 아님을 수도 없이 발표해 왔지만, 자극적인 단어로 인해서인지 기사들은 지속 ‘금수저전형’이란 단어를 노출시켜왔고, 이제 웬만한 사람들은 모두 ‘금수저전형’이라고 말한다. 학종이 정말 한국사회의 계층 불평등을 심화시키고, 재생산하는 불평등을 초래하고 있을까? 

실제 거의 모든 대학 발표 자료를 보면, 높은 소득의 부모를 둔 소위 ‘금수저’라고 부를 수 있는 입학전형은 수능 정시 전형이고, 그 다음은 논술 전형이다. 그런데도 학종에 대한 오해를 확대 재생산하는 언론 때문에 이제는 학생이나 학부모뿐만 아니라 교사들까지도 학종을 ‘금수저전형’이라고 부르는 것이 일반화된 것 같다. 

이전부터 수능성적은 사교육비와 비례했다. 극히 일부의 학생을 제외하고는 수능에서 좋은 성적을 획득한 학생들은 사교육 노출이 많은 학생들이 다수를 차지한다. 이런 영향 탓인지 우리나라 교육1번지라고 하는 지역은 사교육이 가장 많은 지역이고, 서울의 강남, 노원, 양천 등은 재수생이 가장 많으며, 상대적으로 처진 구로구, 금천구 등의 재수생이 가장 적다는 것이 그것을 증명한다.

교대역 근처 재수학원에 3수, 4수, 5수를 하는 학생 중 다수가 서울 강남지역의 고교 출신이다. 게다가 수도권 근처의 기숙 학원의 학원비는 매달 300만 원이 넘으며, 실제 이렇게 비용을 지불할 수 있는 학부모는 그렇게 많지 않다. 그런데도 정작 수능은 금수저전형이라 부르지 않고 오히려 몇몇 학생의 사례를 가지고 ‘개천에서 용 난다’고 포장하고 있다. 

진짜 ‘개천에서 용 나는 전형’은 학생부종합전형이다. 실제로 2016학년도 서울대 입시에서 군소재지 고교출신 합격생이 정시(수능 전형)는 28명이지만, 수시(학생부종합전형)는 139명에 이른다. 또한 학생부종합전형은 사회배려대상자, 기회균형, 농어촌전형 등을 통해 사회에서, 교육에서 소외된 계층에 대한 차별을 줄여가고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학종을 금수저전형이라고 부르기를 서슴치 않는 것은 문제가 아닐 수 없다. 

현재 중학교 2학년이 치를 2022학년도의 대입제도 개편안 마련을 위해 교육부가 교육계의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어제 12일 서울교육대학교에서 ‘제1차 대입정책포럼’을 개최했다. 교육부는 이를 바탕으로 내년 8월 수능 절대평가 확대방안과 학생부종합전형의 개선 등 대입의 주요한 제도 개편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그런데 일부 발제자들이 학종을 금수저전형이라고 치부하고, 학종의 비교과 축소나 수능확대에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것은 객관적인 사실에 근거하고 있지 않다. 교육정책은 기사 한 줄의 문제가 아닌 데이터가 중심이 돼야 하고, 합리적인 의사결정이 나올 수 있도록 발제하고 토론해야 한다. 그래야 제대로 된 교육정책을 입안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고교 소재지 지역별 합격자 전형유형의 3개년 평균은 서울특별시 출신 입학생이 논술>수능>실기위주이고, 학생부종합과 교과가 낮았다. 이에 비해 읍면, 기타 지역 출신 입학생은 학생부종합전형>실기위주가 상대적으로 높고, 논술>수능>학생부교과 순이었다. 이렇게 학생부종합전형이 고교의 다양성과 지역균형에 적합한 것으로 나타났다. 

충북 진로진학협의회 백상철 교사는 “이제 교육계에서 과거의 고교 서열화는 찾아보기가 어려우며 어떻게 잘 가르칠 것인지, 어떻게 해야 학생들의 진로를 찾을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이 시작하고 있다.”며 학생부종합전형의 의의를 설명했다. 

백 교사는 “학생부종합전형이야말로 지원자가 주어진 환경에서 어떤 활동을 했는지를 중점적으로 보기 때문에 어려운 여건의 학생들이 기대해볼 수 있는 전형”이라고 주장한다. 

일부단체에서 지적한 것처럼 학생부종합전형의 정성평가에 따른 의구심은 있을 수 있다. 일부 학생들이 자소서 및 면접에서 사교육의 도움을 받을 수 있지만 그 숫자 이상으로 학교에서 준비하는 학생들이 다수다. 

실제로 대학에서 중요하게 보는 학교생활기록부의 세부능력특기사항, 교내 경시대회, 행동발달 및 종합의견, 창의적체험활동 등에서 사교육의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여지는 없다. 또한 자소서나 추천서에 그 어떤 대외수상 실적도 기록할 수도 없으며, 만약 기록하게 되면 대학에서 0점 처리해 버리기 때문이다. 

오히려 일부가 강력히 주장하고 있는 가장 공정한 전형이라는 수능은 사교육이 차지하는 비중은 가장 높다. 심지어 수능 선택 과목에서 유불리도 존재한다. 또한 예전이나 지금이나 수능과목에서 잘 찍어주는 교사가 있는 반면에 상대적으로 못 가르치는 교사도 존재한다. 한마디로 수능 역시 완전하게 공정한 룰이 존재할 수가 없다.

요즘 대학가에는 합격유형에 따라 ‘정시생>수시충>논술충>학종충>지균충>재외국민충’이라는 말이 있다. 이 말에는 대입에 대한 학생들의 의식이 정확히 드러나 있다. 가장 치열한 경쟁인 정시에서 합격한 학생들은 우월의식 때문에 수시 합격생들을 일명 ‘충’이라고 부른다. 

이러한 세태에서 보듯이 학생들 스스로 학생부종합전형보다는 수능이 더 경쟁이 치열하고 힘들다고 여기고 있다. 또한 좋은 수능점수를 얻기 위해 더 많은 시간을 책상에 앉아 있어야 한다. 공부하는 게 나쁘다는 것이 아니라, 이 공부가 소중한 10대를 보내는 학생들에게 더 유의미하기 위해서는 학생 스스로 좀 더 생각할 시간과 쉴 틈을 줘야 한다는 것이다. 

백 교사는 “‘예비고사나 학력고사로 개천에서 용 난다’는 말은 사교육에 의존하지 않았던 시대의 이야기일 뿐”이라며, “한국 교육의 위기 징후는 학습자중심 교육 미흡, 창의성 억압, 국영수 중심의 편향된 교육, 계층의 불평등, 교사의 교육 책무성 약화는 수능전형에서 제기되는 폐단“이라고 말한다. 

또한 “학원이 없는 산간벽지나 섬 지역에서 자라 오직 학교 공부만으로 서울대에 진학할 수 있는 전형유형은 학생부종합전형이지 결코 수능일 수 없다.”고 단언한다. 

이외에도 이날 토론회에 참여한 이현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참교육연구소장은 “줄세우기식의 수능 상대평가 체제에서는 소모적인 입시경쟁이 벌어질 수밖에 없으며, 수능이 교육왜곡의 주범인 만큼 그 영향력을 대폭 약화시켜 학교교육을 되살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종배 공정사회를위한국민모임 대표는 “수능 절대평가를 시행할 경우 동점자 양산으로 변별력을 확보할 수 없다며 수능이 선발요소로 의미를 가지려면 수험생 간 상대평가를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김승현 위원장은 “수능을 절대평가로 전환하되 동점자 처리는 원점수, 백분위, 표준점수 등 서열화 된 지표들을 활용하면 해결할 수 있다고 본다.”고 반박했다. 

권오현 서울대 전 입학본부장은 “만약 수능을 절대평가로 전환하더라도 정시에서 내신이나 면접을 활용하면 충분히 변별력 확보가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대입진학연구에 권위자인 본지의 유성룡 선임기자는 “학생들에게 더없이 중요한 사안인 2022학년도 대입 개편안 마련을 위한 제1차 대입정책포럼을 개최한다고 하면서, 개최 하루 전날에 공지하는 것은 소통에 문제가 있다”고 말하며 “교육부는 더 적극적인 소통을 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예전의 포럼을 보더라도 교육부는 이미 기존의 정책 수립이 된 상태에서 포럼을 개최한 적이 많다. 이번 포럼에서도 분명히 교육부가 마련한 정책이 있을 것으로 보이지만 어떤 결과이건 학생들의 성장을 위한 전형, 잠재력이 있는 학생을 선발하기 위한 노력은 계속 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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