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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 만점자 재학생 7명·졸업생 8명… “수능 시험, 재학생에게 불리하지 않다?”

2018학년도 수능 만점자 수에 숨은 비밀은?



“재학생 7명, 졸업생 8명(재수생 7명, 검정고시 1명)” 

201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을 주관했던 한국교육과정평가원(평가원)은 성적표 배부 하루 전인 11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수능 만점자 수를 위와 같이 공개했다. 평가원이 수능 만점자 수를 공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평가원이 이처럼 수능 만점자 수를 공개한 이유는 ‘수능 시험은 재학생에게 불리하다’는 논란을 해명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수능 직후 입시업체들은 가채점 결과를 토대로 수능 만점자들의 수를 밝혔고, 이에 따라 한 언론은 가채점 결과, 만점자가 총 9명이라는 보도를 냈다. 그 중 7명이 재수생, 2명이 재학생이란 소식이 전해지며 ‘수능은 재수생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하다’는 여론이 형성됐는데, 평가원은 이것이 사실이 아님을 밝히기 위해 이례적으로 수능 만점자를 공개한 것으로 해석되는 것이다. 

성기선 한국교육과정평가원장은 수능 만점자 수를 공개하며 “언론과 사교육기관이 만점자를 발표하며, 이 시험(수능)이 졸업생들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한 것처럼 보이는 것 같아 예외적으로 결과를 공개한다”며 “수능 시험 자체가 재학생들에게 절대적으로 불리하거나 유리하다고 판단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평가원의 발표 후에도 “이번 수능 시험의 결과가 평가원에 유리했기 때문에 공개한 것 아니냐”는 등의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 

수능은 재수생과 재학생 중 누구에게 더 유리한 시험이고, 누구에게 더 불리한 시험일까? 만약 재학생이 재수생에 비해 수능에서 불리한 결과를 얻을 가능성이 높다면 예비 수험생들은 앞으로 대입 학습 전략을 어떻게 세워야 할까? 

○ 소수 인원에 불과한 수능 만점자… 수험생 전체로 일반화할 수 없어

평가원은 수능 시험 만점자를 공개하며 “재학생과 재수생 간의 유·불리는 크지 않다”고 말했다. 하지만 대다수 입시전문가들은 “평가원이 수능시험의 등급별 재학생·재수생 비율을 공개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번 수능 시험이 재학생에게 불리하지 않았다고 속단할 수 없다”고 입을 모은다. 만점자 수험생은 수험생들 중에서도 최상위권에 속하는 일부 학생에 불과하기 때문에 수능 만점자 중에서 재학생이 차지하는 비율이 높더라도, 실제 수능 성적에서는 재수생이 유리한 결과를 얻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한 것. 

평가원이 지난 9월 평가원 홈페이지에 공개한 ‘2017학년도 수능 성적 분석 결과 발표’를 토대로 살펴보자. 2017학년도 수능 응시자 수는 총 55만 2297명으로 재학생 42만 209명(76.1%)과 졸업생 12만 2362명(22.2%) 등이 응시했다. 

지난해 수능은 문제의 난도가 매우 높았던 ‘불수능’으로 평가받는다. 당시 각 입시업체 및 일부 고교가 밝힌 수능 만점자를 종합하면 2017학년도 수능 만점자 수는 총 3명. 재학생 2명, 재수생은 1명이 포함됐다. 만점자 수만 놓고 보자면 2017학년도의 수능은 재학생에게 유리한 시험으로 보인다. 

하지만 평가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2017학년도 수능에서는 재수생(졸업생)이 강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2017학년도 수능 전 영역에서 졸업생의 표준점수 평균이 재학생보다 높게 형성됐기 때문. 졸업생의 표준점수 평균은 △국어 107.9점 △수학 가형 104점 △수학 나형 107.1점 △영어 108.3점으로 재학생보다 각각 △10.1점 △5.4점 △8.6점 △10.7점이 높게 나타났다. 

이에 더해 수능 각 영역에서 1·2등급을 받은 수험생의 비율을 살펴보면, 졸업생의 강세가 더욱 확연함을 알 수 있다. 졸업생이 수능 각 영역에서 1·2등급을 차지한 비율은 △국어 18.5% △수학 가형 22.9% △수학 나형 29.6% △영어 20.1%였다. 반면, 재학생이 수능 각 영역에서 1․2등급을 차지한 비율은 △국어 9.1% △수학 가형 11.9% △수학 나형 12.3% △영어 8.8%에 불과했다. 졸업생이 재학생에 비해 최소 9.4%p에서 최대 17.3%p 더 높은 비율로 영역별 1, 2등급을 획득한 것이다. 



그렇다면 평가원이 공개한 2017학년도 수능 응시 인원을 바탕으로 국어 1·2등급 비율을 추산해보면 그 결과는 어떻게 나타날까? 2017학년도 수능 응시생(재학생 42만209명, 졸업생 12만2362명)에 재학생과 졸업생의 1·2등급 합산 비율인 9.1%와 18.5%를 각각 적용해 계산해보면 재학생 3만8239명과 졸업생 2만2636명으로 나타난다. 즉, 졸업생보다 재학생 응시인원 비율이 약 3.4배 많음에도 불구하고 1·2등급을 차지한 인원의 차이는 약 1.7배에 불과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만기 유웨이중앙교육 평가연구소장은 “수능 직후 입시업체와 언론을 통해 공개된 만점자 수를 살펴보면 대부분의 수능시험에서 재학생과 졸업생의 비중이 비슷했다. 하지만 평가원이 매년 5월 경 공개하는 수능 성적 결과 분석 자료를 보면 대부분 졸업생이 재학생보다 높은 표준점수 평균을 갖는 경우가 많았다”며 “올해도 이러한 경향이 유지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재수생이 강세보이는 수능… 대입도 반드시 재수생이 유리하다? 

졸업생이 수능에서 재학생보다 더 높은 성적을 받는 경향은 왜 나타나는 것일까? 그 이유는 다양하다. 졸업생은 재학생과 달리 내신관리의 부담이 없고, 일반적으로 이미 높은 성적의 수험생들이 수능 성적에서 아쉬움을 느끼고 재수를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 

그렇다면 수능에서 재수생이 높은 성적을 받는다는 사실은 대입에서 재학생이 불리함을 의미하는 것일까? 

우연철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 평가팀장은 “수능 각 과목 1·2등급 인원에 재수생이 차지하는 비율이 높다는 사실이 반드시 대입에서 재학생이 불리함을 의미하지 않는다”며 “재학생의 경우 재수생보다 수시에 지원하는 경향이 높고, 최저학력기준만을 충족하기 위한 학습전략을 세우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수능 시험 성적 분석 결과에서 재수생에 비해 약세를 보이는 결과가 나타날 수 있다. 이러한 결과를 보고 지레 수능 준비를 포기하기 보다는 방학기간 동안 국어, 수학과 같은 주요 과목을 철저히 공부하고, 미리 수능에서 응시할 탐구 영역을 정해 대략적인 개념을 정리해 놓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재수생은 수능 시험을 통해 재수기간 동안 어떻게 학습하는 것이 효율적인지 파악하는 경우가 적지 않으므로 재학생도 전략적인 학습계획을 세운다면 충분히 수능에서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는 “내신 1·2등급이며 수시에 지원하는 학생이라면 수능 모든 영역에서 높은 성적을 받는 것도 좋지만, 자신이 지원하는 대학의 최저학력기준을 충족하는 학습전략을 세우는 것이 효율적”이라며 “내신 3·4등급의 서울권역 대학 진학을 원하는 학생은 비교과를 살펴보며 수시 합격 가능성을 점검해본 뒤, 그 가능성이 낮다면 비교과와 수능을 모두 관리하기 보다는 수능에 올인하는 것이 방법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덧붙여 “만약 의대 지원을 희망하는 최상위권 학생들은 고난도 킬러문항을 반복적으로 풀며, 변형문제를 극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에듀동아 김효정 기자 hj_kim86@donga.com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에듀동아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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