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시 지원을 앞둔 수험생들의 절대적인 지원 기준은 성적이다. 정시모집에서 불합격할 경우 재수를 각오해야 하기 때문에 자신의 성적으로 합격이 가능한 대학, 학과 위주로 지원하는 것이 보통.
더욱이 올해는 수험생들의 안정 지원 경향이 두드러질 것으로 예상된다. 정시 선발인원이 감소했을 뿐만 아니라, 수능이 다소 쉽게 출제되면서 최상위권 수험생 가운데 동점자가 매우 많기 때문. 실제로 국어영역 만점자는 지난해 1277명에서 올해 3214명으로 증가했으며, 영어영역 1등급 인원 비율 역시 10.03%로 당초 예상보다 증가했다.
특히 최상위권의 경우 단순히 합격선이 낮은 학과에 지원하는 것만으로는 위험할 수 있다. 수험생들이 비인기학과로 몰리면 오히려 해당 학과들의 경쟁률이 급상승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 이만기 유웨이교육평가연구소장은 “올해 수능이 쉽게 출제돼 수험생들이 지원 학과를 선택할 때 안정이나 하향 지원하는 경향을 보일 수 있다”면서 “이에 전통적인 학과 서열이 무너지고, 지난해에 합격선이 낮았던 학과가 치열한 경쟁률로 높은 합격선을 나타낼 수 있다”고 말했다. 즉, 지원 학과가 아닌 ‘지원 대학’ 수준을 낮출 수밖에 없는 상황인 것이다.
하지만 성적을 남기면서까지 지원 대학 수준을 낮춰야하는 수험생들의 속이 쓰린 것도 사실. 남는 성적이 아쉽다면 대학별 특성화학과에 지원해보는 것은 어떨까? 특성화학과는 재학생에게 △장학금 지원 △취업 지원 △연수 프로그램 운영 △기숙사 제공 등 다양한 혜택을 제공한다. 안정 지원의 숨은 해법, 특성화학과에 대해 살펴본다.
○ 성균관대 자연계열 특성화학과, 졸업 후 취업 보장
성균관대는 자연계열 모집단위에서 △반도체시스템학과 △소프트웨어학과 △글로벌바이오메디컬공학과 등을 특성화학과로 운영한다. 이 세 개 학과는 특히 ‘산학협력’에서 강점을 가진 것이 특징.
반도체시스템학과는 삼성전자와 산학협력을 통해 실습 위주의 교육을 받을 수 있는 학과다. 2학년을 마친 후 삼성 입사시험인 ‘SSAT’에 응시하여 합격하면 졸업 후 삼성전사 입사가 100% 보장된다. 4학년이 되면 방학 동안 삼성전자에서 인턴십 프로그램을 통해 현장교육도 실시한다.
소프트웨어학과는 학부 및 석사 과정을 연계하여 5년제 통합 과정으로 운영되며, 재학생에게 교수와의 일대일 멘토링 프로그램, 전액 장학금 지원 등의 혜택을 제공한다. 수험생들에게는 다소 낯설게 느껴지는 글로벌바이오메디컬공학과는 건강에 대한 수요가 늘어남에 따라 의료 기기를 운영하고 개발하는 데 필요한 인재를 양성하는 학과. 특히 화성향남제약단지, 오송생명과학단지, 광교테크노벨리 등과 연계하여 연구를 진행하고, 해외 공동 연구 네트워크를 활용해 해외연구 참여 기회도 제공한다.
성균관대는 2018학년도 정시모집에서 △반도체시스템학과 10명 △소프트웨어학과 20명 △글로벌바이오메디컬공학과 8명을 선발한다. 하지만 수시 이월 인원으로 모집인원이 변동될 수 있어, 최종 모집인원은 수시 합격자 발표가 완료되는 1월 5일(금) 이후 다시 확인해야 한다. 지난해에는 반도체시스템학과와 글로벌바이오메디컬공학과에서 각각 1명의 수시 이월인원이, 소프트웨어학부에서는 총 16명의 수시 이월인원이 발생했다.
지난해 경쟁률은 글로벌바이오메디컬학과가 6.89대 1로 가장 높았다. 다음으로 반도체시스템학과(6.36대 1), 소프트웨어학과(5.13대 1) 순으로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 중앙대, 특성화학과에 ‘자격증 취득’ 전폭 지원
중앙대는 △공공인재학부 △국제물류학과 △경영학부(글로벌금융전공) 등을 특성화학과로 육성 중이다.
법률 및 행정 전문가를 양성하는 공공인재학부에 입학하면 행정학 트랙 또는 정책학 트랙을 이수하게 되는데, 행정학 트랙 이수 시 행정학사를, 정책학 트랙 이수 시 정책학사를 수여받는다. 행정학 트랙을 선택한 학생들은 행정고시 과목을 집중적으로 교육받고, 정책학 트랙에서는 LEET(법학적성시험) 관련 과목이 개설돼 로스쿨 진학에 유리하다. 이밖에도 고시 합격생과의 일대일 멘토링 프로그램, 고시반 입반 우선권 등의 혜택이 제공된다.
국제 물류인을 양성하는 국제물류학과에서는 국제물류 관련 실무자로부터 멘토링을 받을 수 있고, 국토해양부 지원의 글로벌 인턴십에도 참여할 수 있다. 경영학부(글로벌금융전공)에 입학하면 금융전문과 트랙과 재무회계 전문가 트랙 중 한 가지 트랙을 선택하는데, 금융전문가 트랙의 경우 CFA(공인재무분석사) 자격 취득을 위한 지원을, 재무회계 전문가 트랙의 경우 CPA(공인회계사) 또는 AICPA(미국공인회계사) 자격증 취득을 위한 지원을 받을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중앙대는 올해 정시모집에서 △공공인재학부 89명(나군) △국제물류학과 10명(가군) △경영학부(글로벌금융전공) 143명(다군)을 선발한다. 단, 이 모집인원은 정시 모집요강 상 인원으로 수시 이월 인원에 따라 변경될 수 있다. 지난해에는 국제물류학과에서 3명의 수시 이월 인원이 발생했으며, 국제물류학과와 경영학부(글로벌금융전공)는 수시 이월인원이 없었다.
지난해 정시모집 경쟁률은 경영학부(글로벌금융전공)가 29.60대 1로 가장 높았다. 공공인재학부 경쟁률은 4.16대 1, 국제물류학과 경쟁률은 4.20대 1을 기록했다.
○ 한양대 다이아몬드7학과, 졸업생과 만나 꿈 구체화한다
한양대 특성화학과로는 ‘다이아몬드7학과’가 있다. △정책학과 △파이낸스경영학과 △행정학과 △미래자동차공학과 △에너지공학과 △융합전자공학부 △컴퓨터소프트웨어학부 등 7개 학과가 바로 그것.
‘다이아몬드7학과’라는 별도의 이름을 붙여 집중 육성하는 만큼, 혜택도 적지 않다. 정책학과에서는 행정고시 대비반 및 로스쿨 준비반을 운영하고 매달 모의시험까지 실시해 재학생들이 효율적으로 시험에 대비할 수 있도록 돕는다. 파이낸스경영학과 재학생에게는 CPA(공인회계사), CFA(국제공인재무분석사) 등 고시반 입반 우선권이 주어진다. 행정학과는 교수-학생 일대일 멘토링 프로그램, 졸업생-재학생 일대일 멘토링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자연계열 학과들은 현대기아자동차, SK하이닉스, LG전자, 포스코, 삼성전자 등 국내 유수 기업들과의 산학협력을 통한 장학금과 함께 취업 연계 기회도 주어진다.
한양대는 올해 정시모집에서 △정책학과 16명(나군) △파이낸스경영학과(상경) 10명(가군) △행정학과 10명(가군) △미래자동차공학과 10명(가군) △에너지공학과 11명(가군) △융합전자공학부 31명(나군) △컴퓨터소프트웨어학부 28명(나군)을 선발한다.
인기가 높은 학과들인 만큼 수시 이월인원은 많지 않은 편이다. 지난해에는 △행정학과 △융합전자공학부 △컴퓨터소프트웨어학부에서 각각 1명의 수시 이월인원이 발생했으며, 나머지 학과는 수시 이월인원이 없었다.
지난해 정시모집 경쟁률은 에너지공학과가 9.55대 1로 가장 높았다. 이밖에 미래자동차공학과(8.70대 1), 행정학과(7.20대 1)도 비교적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다음으로는 △파이낸스경영학과(상경)(5.90대 1) △융합전자공학부(4.66대 1) △컴퓨터소프트웨어학부(4.27대 1) 순으로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다이아몬드7학과 중 가장 경쟁률이 낮은 학과는 정책학과(2.75대 1)였다.
▶에듀동아 김지연 기자 jiyeon0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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