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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초등

“디지털교과서 수업으로 자기주도 학습능력 UP! 협동심 능력 UP!”

초등 3·4학년에 도입되는 디지털교과서, 수업 어떻게 진행되나?

2015 개정교육과정에 따라 올해부터 초등 3·4학년과 중학교 1학년 학생이 배우는 사회·과학·영어 과목에 디지털교과서가 도입된다. 교육부 관계자는 디지털교과서 개발·보급 이유에 대해 “디지털교과서는 서책 형태의 교과서가 담을 수 없는 풍부한 수업 콘텐츠 자료를 담을 수 있으며, 학생들이 디지털교과서를 기반으로 다양한 활동중심의 수업을 할 수 있어 자기주도적 학습능력을 기를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디지털교과서를 활용했을 때 얻을 수 있는 특별한 교육적 효과가 있나” “어린 학생들의 스마트폰 중독 문제가 심각한데, 학교에서도 스마트 기기를 활용해 수업을 하는 것이 올바른 것인가” 등의 의문을 제기하기도 한다. 특히 학습습관이 제대로 형성되지 않은 초등학생 자녀를 둔 학부모들의 걱정이 큰 상황. 

디지털교과서 도입에 따른 학부모들의 궁금증과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 다른 학교보다 일찍 디지털교과서를 활용해 수업을 진행해 온 연구학교의 사례를 통해 디지털교과서 도입에 따른 수업방식의 변화와 교육적 효과를 살펴보았다. 

○ “자신만의 학습노트 구성으로 자기주도적 학습능력 키워요"… 대구 새론초 


2014년 개교한 대구 새론초는 개교 직후부터 2016년까지 디지털교과서 연구학교로 지정됐다. 새론초는 3~6학년 학생들에게 사회, 과학 수업 시간에 서책형 교과서 대신 1인 1테블릿 PC를 지급한다. 학생들은 그 안에 디지털교과서를 다운받아 수업에 활용한다. 

디지털교과서는 새론초 사회·과학 수업의 변화를 이끌어 냈다. 단순히 디지털기기로 교과서를 보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디지털기기의 △검색기능 △메모 애플리케이션(앱) △교육용 앱·홈페이지 등을 활용해 수업을 진행하기 때문. 학생들은 수업시간에 즉각적으로 궁금증을 해소하고, 중요한 내용을 기록으로 남기면 동기화 기능을 통해 집에서도 이를 활용해 학습할 수 있으며, 교육용 SNS로 교사·친구와 수업자료를 공유하고, 발표 자료를 만들 수 있다. 즉, 디지털교과서는 디지털기기를 활용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해 수업시간 중 학생들의 즉각적인 자기주도적 학습을 유도하고,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고 협동심을 기르는데 도움이 되는 것. 

박형섭 새론초 교사는 디지털교과서의 이러한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3학년 사회 교과 수업을 진행하며 학생들에게 △노트 앱 △위두랑(교육용 SNS) △구글 드라이브를 활용해 일명 M노트(My, 개인 노트)와 G노트(Group, 그룹노트)를 작성하도록 했다. 






M노트는 사회교과의 조사활동을 수행하기 위한 ‘조사노트’와 중단원 학습 내용을 정리하는 ‘정리노트’로 나뉜다. 예를 들어, 3학년 사회 교과 2단원 ‘2.이동과 의사소통 수단의 발달’이라는 중단원을 배우면 ‘과거의 교통수단에 대해 알아보자’라는 조사활동에 맞춰 파발, 기발, 보발 등의 교통수단을 검색한 뒤 연관 사진을 메모 앱에 첨부해 조사노트를 구성하는 식. 

중단원 학습이 끝난 후에는 해당 단원의 핵심 내용인 옛날 이동수단과 오늘날의 이동수단에 대해 요약하고, 관련 사진과 영상을 메모 앱에 꾸미며 정리노트를 만든다. 교사는 이렇게 만든 노트들을 위두랑에 공유하도록 해 학생들이 서로의 자료를 비교해 볼 수 있도록 하며, 피드백을 통해 생각을 나누도록 한다. 

박 교사는 “사회 교과서에는 ‘조사활동’이 많이 수록돼 있는데, 서책형 교과서를 활용할 때는 이런 활동이 과제로 나갔다. 이 경우 사실상 학부모님의 숙제가 되는 경우가 적지 않았는데, 디지털교과서를 활용하니 학생들이 교실에서 직접 조사활동을 하게 돼 학생들의 정보탐색 능력과 문제해결력이 향상되는 효과가 나타났다”고 말했다. 덧붙여 “정리노트의 경우 학생들이 초기에 무엇을 적어야할지 몰라 교사가 학생들에게 가이드라인을 제시했으나 시간이 지나자 학생들이 처음부터 끝까지 내용을 스스로 정리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말했다. 

학생들의 협동심을 기르기 위해 구글 드라이브를 활용한 수업도 진행됐다. 구글 드라이브를 활용하면 팀원끼리 서로가 찾은 자료를 공유하고, 모둠별로 PPT를 제작할 수 있어 G노트를 만드는데 효과적이다. 학생들은 사회교과 3단원 ‘사람들이 모이는 곳’에서 ‘중심지’라는 개념을 배우며 △지도앱 △지하철노선도 앱 △버스 앱 등을 활용해 대형 영화관이 있는 곳, 지하철 노선이 많이 겹치는 곳, 여러 대의 버스가 지나는 정류장 등의 정보를 찾았다. 그리고 서로의 의견을 종합해 PPT에 자신들이 생각한 중심지를 적고 그 이유를 정리해 모둠별 발표를 진행했다. 

박 교사는 “기존의 사회 교과서에는 우체국, 버스 표지판, 영화극장 등이 그려진 ‘명희네 마을’ 가상 지도를 보여준 뒤 중심지를 찾도록 해 학생들이 명확하게 중심지의 개념을 이해하기 어려웠다. 하지만 디지털교과서를 활용하니 학생들이 풍부하고, 현실감 있는 자료를 통해 개념을 탐구 할 수 있었다. 그 결과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 약속 장소를 정할 때 대표적으로 말할 수 있는 건물이 있는 곳이 중심지임을 보다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이러한 활동의 내용이 모두 기록으로 남아있어 학기말에 이를 책자 형태로 인쇄해 학생에게 배부했다. 학생들은 자신의 포트폴리오를 보며 자신이 무언가를 해냈다는 자기효능감을 느끼기도 했다”고 말했다.

○ “친구와 함께 PPT 만들고 발표하며 협동심·의사소통 능력 길러요”… 서울 이태원초

2014년부터 2017년까지 디지털교과서 연구학교로 지정된 서울 이태원초는 학생들이 디지털교과서를 활용하며 협업 및 의사소통 능력을 기를 수 있도록 학교 분위기를 개선하고, 수업을 재구성했다. 

이태원초는 디지털교과서가 교실 수업에서 안정적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가장 먼저 디지털기기 사용으로 인한 역기능을 방지하고자 했다. 어린 학생들이 디지털교과서를 통해 디지털기기를 접하면 인터넷·게임 중독과 같은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는 교사와 학부모의 우려가 적지 않았기 때문. 이러한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올바른 디지털 기기 이용방법에 대해 교육하는 ‘스마트교육’ △학생들이 평상시 디지털 기기 활용습관을 점검해보고 스스로 디지털 기기 사용규칙을 만들어보는 ‘생활지도’ △학부모들이 직접 디지털교과서를 이용해 수업을 받아보며 디지털교과서 수업의 효과를 체험해보는 ‘학부모 연수’ △저작권 교육 등을 실시했다. 

강윤지 이태원초 교사는 “미래사회를 살아갈 학생들은 디지털기기를 이용할 수밖에 없는 상황인데, 이를 무조건 제한하기보다 학교에서 올바르게 사용하는 방법을 가르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생각해 이러한 프로그램을 구성하게 됐다”며 “학생들이 방과 후 학교 수업을 대기하며 계단에 모여 일제히 스마트폰을 이용하는 모습을 보고, 학생 스스로 문제점을 깨닫고 교내 스마트폰 활용 규칙을 만들도록 하자 실제로 교내에서 스마트폰 사용을 자제하는 분위기가 형성됐다”고 말했다. 

디지털기기 활용에 대한 우려를 해소해 나가며, 강 교사는 학생들이 디지털교과서를 활용해 협업·의사소통 능력을 기를 수 있도록 과학 교과 수업을 재구성했다. 5학년 과학 교과 4단원 ‘우리 몸의 구조와 기능’ 수업을 진행하며, ‘플립러닝’ 방식을 도입해 수업을 진행한 것. 이는 온라인을 통해 학습내용을 미리 선행학습한 뒤 실제 수업에서는 보다 심화된 내용을 배우는 학습방식이다. 

강 교사가 ‘위두랑’에 디지털교과서 4단원에 수록된 소화과정에 대한 학습영상을 미리 시청하라는 공지를 남기면, 학생들은 가정에서 디지털교과서를 활용해 해당 내용을 선행 학습한다. 이후 강 교사는 수업시간에 △소화 △소화기관 △소화과정을 설명한 뒤 학생들에게 동생을 위한 소화과정을 설명하는 동화를 만들도록 과제를 제시한다. 

이때 학생들은 ‘검색’ 기능을 활용해 이야기 구성에 필요한 개념과 자료들 찾고, 구글 드라이브의 PPT 기능을 활용해 협업으로 이야기를 구성한다. 학생들은 각각 △입 △식도 △위 △작은창자 △큰창자 등을 맡으며, 자신의 역할 뿐만 아니라 친구들과의 이야기와도 어우러지는 스토리를 고민해야 한다. 즉, 팀원과의 의사소통과 협력이 필수적으로 요구되는 것. 



구글드라이브를 활용한 이태원초 학생들의 소화과정 동화만들기 PPT 자료. 서울 이태원초 제공 강 교사는 “디지털교과서를 기반으로 한 모둠 프로젝트를 수행할 때는 학생들 개개인에게 역할을 배분하고, 각자가 맡은 파트에 대해서는 직접 발표를 하도록 하기 때문에 팀원이 서로 돕는 과정에서 협동심이 향상되고, 학생들의 의사소통 능력도 향상된다”며 “또한 학생들은 팀프로젝트에서 자신이 맡은 역할을 수행해내기 위해 디지털기기를 적극 활용하면서 ICT 리터러시가 향상되는 효과가 나타났다”고 말했다.

▶에듀동아 김효정 기자 hj_kim86@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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