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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업능력’ 향상시키기 위한 PISA의 제안

사회생활 필수템 '협력의 기술', 학교부터 시작하라!


“우리 학교 교육은 붕괴 위기에 봉착했다.”

지금 이 시간에도 수많은 교사들이 교육의 건재를 위해 땀 흘려 애쓰고 있는데 이런 말이 들릴 때면 속상하고 서운하다. 한편으로 도대체 무엇 때문에 교육이 붕괴됐다는 것인지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 


학생들은 대학에 진학하기까지 국·영·수·탐·음·미·체 등 많은 과목에 시간을 들여 공부하고 있다. 이 공부의 목적은 ‘성적’이다. 좋은 성적을 받아야 좋은 대학에 갈 수 있고, 좋은 취업자리를 선점할 수 있다. 더 냉정히 말하자면, 곁의 친구들을 더 많이 밟고 올라가야 선생님의 칭찬과 부모님의 자랑, 똑똑하다는 주변의 평가까지 독식할 수 있다. 


이것이 학교 교육 붕괴의 시발점이다. 산업화 사회 노동자는 거대한 기계를 돌아가게 하는 하나의 부품에 불과했다. 따라서 주어진 자리에 꼭 맞는 좋은 부품이면 충분했다. 하지만 새롭게 도래한 정보화 사회는 새로운 인재를 요구했다. 이제는 좋은 부품들이 서로 유연하게 연결돼 새로운 기계를 만들어야 하는 시대다. 아무리 똑똑한 사람이라도 다른 사람들과 원활하게 지내지 못한다면 이 시대에 ‘인재’가 될 수 없다.


미래를 이끌어 갈 새로운 인재는 '협업능력자'

기존의 인재로는 더 이상 미래를 담보할 수 없다. 그렇다고 기존의 학교 교육에서 중요시해왔던 성적을 무시하자는 말은 아니다. 다만 성적보다 더 중요한 능력이 있으며, 그 능력을 배양할 수 있도록 교육이 바뀌어야 한다는 것이다. 


오늘날의 사회는 주변 동료와 협력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사람을 필요로 한다. 그러나 협력은 팀 구성원들에게 해결해야 할 문제 말고도 또 하나의 도전 과제를 제기한다. 구성원 사이에 발생하는 불협화음과 충돌을 이겨내는 것이다. 


여러 사람과 협력해 일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노동은 공평하게, 또는 효율적으로 나눠지지 않을 수도 있다. 또 누군가는 싫어하는 일을 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 이를 견뎌내지 못하면 문제를 해결하는 창의적인 솔루션 개발을 방해한다. 따라서 팀을 이룬 구성원간의 공동 작업은 그 자체로 하나의 기술이라고도 볼 수 있다.


PISA, OECD 국가 학생들의 '협동적 문제해결능력'을 조사하다!

지금까지 학생들이 서로 얼마나 잘 협력하고 있는지를 평가하려는 시도는 거의 없었다. PISA 2015는 학업문제해결에 대한 최초의 평가를 통해, 이 분야에서 국제적으로 비교 가능한 데이터가 부족한 점을 지적하고 32개 OECD 국가와 20개 파트너 국가의 학생들을 대상으로 협력적인 문제 해결 평가를 실시했다. 


PISA에서 발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싱가포르 학생들이 가장 협동적 문제해결능력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고, 일본이 그 뒤를 이었다. 가장 낮은 하위 수준인 1수준의 비율은 OECD 국가 평균 28%로 나타났다. 이는 직접적인 협업문제만 해결할 수 있는 수준이다. 한국은 에스토니아, 홍콩(중국), 일본, 마카오(중국), 싱가포르와 함께 6명 중 1명 미만이 협업문제 해결능력이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협동적 문제해결능력에서 최고의 성과를 거두는 학생들은 OECD 국가 전체 중 8%를 차지했다. 이들은 그룹의 역동성을 인지하고 팀원들이 합의된 역할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도록 보장하며, 팀 내 불일치나 갈등을 원만하게 해결하고 그룹을 이끌어나갈 수 있는 능력을 가진 것으로 평가됐다. 


한국은 일본과 호주, 뉴질랜드, 미국과 함께 과학, 독해 및 수학 점수에서 협력적 문제 해결능력이 뛰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모든 국가에서 여학생이 남학생보다 '협업능력' 높게 나타나

특히 괄목할 만한 결과로, 해당 조사에 참여한 모든 국가의 협력적 문제해결능력이 남학생보다 여학생에게서 높게 나타났다. OECD 국가 전체 평균 여학생이 남학생보다 평균 29점 높다. 특히 호주와 핀란드, 라트비아, 뉴질랜드, 스웨덴에서는 남학생과 여학생의 격차가 40점 이상 차이 나는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콜롬비아, 코스타리카 및 페루에서는 10점 미만으로 편차가 가장 작았다. 


또한 대부분의 국가 여학생들은 청취력이 좋고, 반 친구들의 성공이나 다른 사람에 대한 관심이 높게 나타나 남학생보다 ‘관계’를 중시하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편 남학생들은 여학생보다 팀워크를 중시한다. 남학생들은 여학생들보다 팀의 일원으로 일하기를 더 좋아하고, 팀이 개인보다 더 나은 결정을 내릴 수 있음을 발견하고 팀워크를 통해 효율성과 동료들과의 협력을 즐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에 참여한 학생들은 일반적으로 협력에 대해 긍정적인 태도를 보였다. OECD 국가 평균 학생의 85% 이상은 “나는 듣는 것을 좋아한다.”, “나는 반 친구들이 성공하는 것을 즐긴다.” “나는 다른 사람들이 관심 있는 것을 생각한다.”, "나는 다른 관점을 즐긴다 ","나는 동료들과 협력하는 것을 즐긴다 " 등 협력에 긍정적인 관점을 가진 것으로 확인됐다.


체육수업 많을수록 ‘협동적 문제해결 능력’ 높다!

학생들의 생활 속에서는 컴퓨터 게임을 많이 하는 학생들일수록 그렇지 않은 학생들보다 협동적 문제 해결 능력이 낮은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를 많이 이용하는 학생들은 그렇지 않은 학생들보다 높게 나타났다. 


특히 학생들의 신체 활동 빈도가 높을수록 협력의 태도가 긍정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체육 수업이나 공동 활동을 하는 수업이 많을수록 학생들이 적극적으로 협력하는 태도를 보였다. 


학교폭력을 당한 적 없는 학생들이 1년에 1번이라도 학교폭력을 경험한 학생보다 협동적 문제해결능력이 18점 이상 높게 나타났다. 또한 학교에서 ‘학교폭력의 위협을 받지 않는다’고 응답한 학생 수가 10% 증가할 때마다 협동적 문제해결능력도 11점 상승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처럼 협동적 문제해결능력이 높은 학생들은 ‘교사가 학생들을 공평하게 대우한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많았으며, 과학이나 독서, 수학의 공동 문제 해결능력에서도 높은 점수를 받았다. 


한편 가정에서 일을 하거나 다른 가족 구성원을 돌보는 학생들은 공동 활동 시 팀워크와 다른 학생과의 관계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학생을 위한 학교 교육을 시작하라!

학생들의 협업능력을 교육 시스템을 통해 개발할 수 있다는 점에서 PISA의 연구 결과는 매우 유의미하다. 체육 수업이나 조별활동과 같은 협동 활동이 협력을 위한 사회적 기술과 태도를 개발할 수 있는 자연스러운 기회를 제공한다는 것이다. 


이 보고는 학교에서 긍정적인 관계를 형성하는 것이 학생들의 협동적 문제해결능력과 협력에 대한 태도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점을 강력히 시사하고 있다. 학교는 학생들에게 건설적인 관계와 관계에 대한 애착을 키울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하고, 이를 교실에서 효과적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교사 교육을 제공해야 한다. 


학교가 조용히 공부만 하는 곳이라면 이는 결코 미래를 준비하는 학생들을 위한 공간이라고 할 수 없다. 학교는 학생들의 우렁찬 목소리가 흘러나오고, 생동감 넘치는 에너지를 맘껏 폭발할 수 있는 ‘학생을 위한 학교’가 되어야 한다. 이것이야말로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 미래를 가르치고 준비하는 진정한 교육이 시작되는 학교라고 할 수 있다. 



*에듀진 기사 원문: http://www.edujin.co.kr/news/articleView.html?idxno=179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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