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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교육칼럼] 초등 저학년의 경험이 수학 사고력과 창의성을 좌우한다



이제 신학기가 되면 초등생들은 새로운 학년의 수학을 접하게 된다. 초등 저학년에서 배우는 수학을 보면, 수로는 천의 자리까지 배우고, 도형도 기껏해야 기초적인 도형이 나온다. 간단한 분수나 길이, 시간 등 늘 접하는 쉽고 간단한 내용이다.  
 
그래서 어른들은 ‘쉬운 내용이니 조금만 훈련하면 아이들이 다 알 것’이라고 쉽게 생각한다. 하지만 그렇게 쉬운 내용을 똑같이 배우고도, 고학년이 되었을 때 어떤 아이들을 수학을 잘 하고 어떤 아이들은 수학을 싫어하고 못한다. 왜 이런 차이가 발생하는 것일까? 
 
초등 저학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수학을 어떻게 경험했는가’다. 흔히 수학 학습은 선생님의 설명을 듣고 문제를 푸는 것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초등 저학년의 경우 선생님의 설명을 잘 듣는다고 해도 대부분 설명의 반도 이해하지 못한다. 그래서 선생님이 설명하는 동안은 그저 멀뚱히 쳐다보고 있다가 선생님이 문제를 풀어주면 그때서야 문제 푸는 것을 보고 그대로 따라서 문제를 풀곤 한다. 이렇게 반복해서 문제를 풀다 보면 익숙해지고 그러면 엄마도, 아이도 수학학습을 다 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실제로 아이가 ‘수학적 개념’을 정확히 알고 있는지를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저학년 수학은 수학의 기초 개념이 처음으로 형성되는 시기다. 수학의 기초개념이 어떻게 형성되었는지에 따라 그 다음에 추상적인 상위 개념의 탑이 쌓여질 수도 있고 무너질 수도 있다. 조 블러 스탠포드대 수학교육과 교수는 수학 교육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시기로 10세 이전의 시기를 꼽은 바 있다. 그는 수학에 있어서 두뇌가 활성화되어 개념이 저장되고 활용되는 학습은 활동을 통하여 이루어진다고 했다. 그래서 초등 저학년에서는 수학 학습에서 ‘활동’이 더없이 중요하다. 자녀의 수학적 사고력을 길러주고 싶다면 엄마, 아빠와 함께 활발하게 수학 활동을 해야 한다. 
 
이 때 ‘수학 활동’이라고 하면 흔히 교구를 먼저 떠 올린다. 하지만 반드시 교구가 있어야 수학 활동을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활동의 첫 단추는 바로 호기심을 이끌어 내는 발문이다. 개념을 그대로 설명해 주거나 문제로 바로 들어가서는 안 된다. 개념을 입체적으로 보고 스스로 탐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수학 참고서를 볼 때도 개념을 그대로 제시하고 바로 문제로 넘어가는 것보다는 개념을 한 발짝 한 발짝 접근해보는 방식으로 하는 것이 좋다. 아이에게 무조건 참고서를 풀게 하거나 반복해서 문제만 풀라고 하면 오히려 부모와 아이의 관계가 나빠질 수도 있다.  
 
아이에게 수학에 대한 호기심과 흥미를 가지게 하려면 수학을 많이 접해주어야 한다. 다양한 질문을 하거나 그림을 그려보는 등 여러 가지 방식으로 접근해 주면 더 효과적일 수 있다. 하지만 반복해서 문제만 풀리는 수학은 오히려 역효과가 낳는다. 부모가 아이와 함께 수학을 탐구하고 즐긴다는 태도를 가지면 아이도 수학에 대한 긍정적인 생각을 가지게 된다는 것을 잊지 말자. 신학기를 맞아 수학을 학습하는 방식도 새롭게 해 보는 것은 어떨까? 계획을 세워 꾸준하게 아이와 함께 수학을 탐구해 보자.  
 
▶ 조경희 씨매스수학연구소장 
 
▶에듀동아 김수진 기자 genie8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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