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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 찾아 삼만리”… 신학기 공부가 어려울 수밖에 없는 이유

박흥순 평촌에듀플렉스 원장이 말하는 신학기 공부 전략 ① 신학기 공부가 어렵지만 중요한 이유


《“집중이 안돼요.” 


“다 노는데 나만 공부하는 것이 억울해요.”


“너무 힘들어요.”


‘새 학기’가 되면 학생들이 하소연하는 말이다. 학부모들은 새 학년이 되면 아이들이 새롭게 다짐을 하고 공부에 전념하기를 기대한다. 하지만 곧 실망하고, 좌절하고, 급기야 강요를 시작한다. 


하지만 전교 1등도 공부하기 힘든 게 새 학기다. 겨울방학 기간 비교적 순응하고 공부하던 아이들의 내면에 무슨 변화가 일어난 것일까?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할까? 방학-개학, 방학-개학, 일명 ‘방개방개’ 시기마다 반복되는 새 학기의 숨겨진 의미를 알아보자. 이번에는 새 학기 공부가 어려운 이유, 그렇지만 반드시 필요한 이유에 대해서 알아본다.》

 

○ 본능적 문제 : 전교 1등도 정신없이 ‘친구 찾아 삼만리’ 


우리 아이들은 중학교 3년, 고등학교 3년, 도합 6년이라는 짧은 기간 안에 성인이 되기 위해 많은 것을 배워야 한다. 그래서 누구나 마주하게 되는 것 중 하나가 ‘독립의 욕구’와 ‘관계의 욕구’이다.


아이들은 성인 이후에 부모와 떨어져 혼자 결정하고, 행동하는 방법을 끊임없이 연습한다. 아무리 옳은 길을 알려줘도 ‘무조건 반사’적으로 독립을 외친다. 그래서 한 세대가 지나면 또 다른 방법과 새로운 길이 만들어진다. 이러한 독립의 욕구만큼 강한 것이 관계의 욕구이다. 이는 사회에서 ‘잘 적응하는 법’을 연습하기 위한 본능이다. 사회 속에서 나의 위치를 결정하고 이를 기반으로 행동하고자 하는 욕구인 것이다. 아이들은 이 욕구를 통해 어떻게 해야 ‘내가 의도한 방향으로 사람들을 이끌어 함께 나아갈 수 있는지’를 친구와 선·후배와의 관계 속에서 익혀간다.


이러한 관계의 욕구가 가장 활성화되는 시점이 바로 ‘방개방개(방학-개학-방학-개학)’의 시기다. 새 학기가 되면 나를 둘러싼 조직이 변화한다. 낯선 환경에 갑작스레 처하다보니 지난해 같은 반이었던 친구들을 찾아다닌다. 우리는 다 알고 있다. 5월이 지나면 만나기 힘든 옛 친구가 될 것을. 하지만 지금 당장은 그리운 것을 어쩌랴. 한편으로 새로운 친구도 탐색한다. ‘누구와 밥을 먹어야 하고’ ‘어떤 친구와 함께 화장실을 갈 것인지’를 결정하는 것이다. 이 판단이 잘못되면 1년간의 학교생활이 힘들어진다. 따돌림이라도 당하면 큰일이다. 이제는 공부가 문제가 아니다. 교우관계는 인생의 사활이 걸린 과제가 된다. 그래서 ‘새 학기’가 전교 1등도 공부하기 힘들고, 나만 공부하는 것이 억울한 시기가 되는 것이다. 이는 공부라는 사회적 학습이 이길 수 없는 본능이다.


○ 학습 시기적 문제 : 겨울 공부-봄 중간고사의 가교


친구 탐색의 결과는 새로운 사회에서의 내 위치를 결정한다. 성적, 성격, 집안, 센스, 운동, 키와 외모, 취미 등이 종합적으로 작용하여 상호간의 줄을 세우고 서열이 결정된다. 이제 안심이다. 새로운 구성원에게 어떻게 행동하고 다가가야 하는지를 알게 되었다. 새로운 조직에서 안정을 찾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흐르고 4월 중순을 맞이한다.


광폭했던 관계의 욕구가 잦아들고 이제야 나의 본분인 ‘공부’라는 사회적 학습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다. 어라? 중간고사 일정이 발표된다. 겨울방학 동안의 공부는 이미 희미해졌다. 그동안 수업에 집중하기도 어려웠다. 한 번씩 다 공부했던 단원인데 헷갈린다. 급해졌다. 우리는 시험이 개념, 이해, 사고 중심으로 출제됨을 잘 알고 있지만, 또 다시 정리된 것 놓고 암기해서 문제 푸는 공부를 시작한다. 1점이라도 더 올리고 싶어서다. 하지만 작년과 같은 공부법으로는 작년과 유사한 성적표를 받아오기 마련이다.


‘방개방개’의 시기는, 길었던 겨울 공부를 봄 중간고사로 이어 주는 중요한 가교이다. 많이 했던 적게 했던 만족할 만큼 공부했던 불만족스럽게 지냈던 간에 누구나 긴 겨울방학 동안 힘겹게 공부를 했다. 이러한 겨울 공부를 중간고사까지 공백 없이 체계적으로 이어줄 수만 있다면? 그리고 전교 1등도 집중하기 힘든 이 시기에 나만은 공부했다면? 그 성과는 명확해진다. 


○ 포지셔닝의 문제 : 친구들은 첫 중간고사 성적으로 나를 기억한다


우리는 성적표를 보지 않아도 그 친구의 성적을 대강 알 수 있다. 엄마와 지나가다 친구를 만난다. 엄마가 ‘그 친구 공부 잘하니?’라고 물으면 ‘반에서 3등 안에는 들걸? 열심히 하더라고.’ 또는 ‘몰라. 반에서 중간 정도 하는 것 같아.’ 등의 즉각적인 답변이 나온다. 이렇게 한 학생의 위치는 친구, 즉 사회에 의해 결정된다. 


‘그 친구 반에서 10등 정도해. 근데 지난 기말고사는 잘 본 것 같던데?’ 지난 기말고사에서 3등을 한 학생의 어머니가 억울해하며 들려 준 이야기다. 이 학생이 중간고사에서 3등을 하고 기말고사에서 10등으로 떨어졌다면? ‘그 친구 3등 안에 들어. 근데 기말고사는 좀 못 본 것 같은데?’라는 평가와 함께 1년 내내 ‘3등’으로 포지셔닝이 될 것이다. 이 ‘공부 잘하는 아이’라는 인상은 강력한 ‘외적 공부동기’가 된다. 즉, 친구들 사이에서는 수행평가를 함께 하고 싶은 친구가 되고, 친척들에게는 1~2등을 하는 우등생으로 승격되는 것이다. 지위가 올라가면 이제는 내려오기 싫어진다. 주변의 평가에 의해 형성되는 이런 외적 공부동기는 내적 공부동기보다 훨씬 강력하다.


성적이 크게 오르지 않았더라도 학기 초에 ‘열심히 공부하는 학생’으로 인식되고 ‘성적이 좋을 것 같은 학생’으로 포지셔닝 된다면? 사회적 지위의 불일치를 해소하기 위한 또 다른 노력이 시작된다. 외적 공부동기와 내적 공부동기의 선순환이 진행된다. 그 결과로 성적과 행동의 변화가 시작된다. 그래서 ‘방개방개’의 시기가 1년의 성적을 좌우하고 1년간의 학습습관을 결정하게 된다. 하지만 그만큼 관계의 욕구가 폭발하는 이 시기를 어떻게 지내야 할까? 이에 대해서는 다음에 자세하게 논하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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