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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박규환 교수 연구팀, ‘모든 빛 투과 원리’ 규명‧입증 성공… 완전 무반사 코팅 및 스텔스 기술 획기적 응용 가능해

 
박규환 고려대학교 물리학과 교수의 연구팀이 “모든 빛을 반사 없이 매질 내로 투과시키는 원리를 규명하고, 이를 실험적으로 입증하는 데 성공했다”고 5일 밝혔다. 박규환 교수 연구팀에 따르면 이는 향후 완전 무반사 코팅 및 스텔스 분야에 널리 활용될 수 있는 기술로서 해당 연구결과는 세계 학술지 ‘네이처 포토닉스’에 게재됐다.
   
빛의 반사는 광학의 기본 현상으로, 우리가 눈을 통해 대상을 볼 수 있는 근본 이유다. 그러나 반사는 동시에 빛의 투과율 손실을 의미하므로 렌즈나 태양전지와 같은 광소자의 효율을 떨어뜨리는 걸림돌이 되기도 한다. 그러므로 빛 반사를 효과적으로 통제하는 것은 광학소자 기술과 에너지 산업, 군사장비 개발 등 다방면의 과학 기술 분야에서 매우 중요한 문제로 꼽혀왔다. 뉴턴이 얇은 막에서 나타나는 빛의 간섭을 관찰한 이래로 간섭을 이용한 반사와 투과 제어는 지난 수세기에 걸친 연구과제였다. 현재 무반사 코팅이나 나방 눈구조와 같이 빛 반사를 줄이기 위한 다양한 기술이 알려져 있지만 이 기술들은 특정 입사각이나 좁은 파장 범위에만 작동되는 한계가 있었다. 빛의 간섭은 파장과 입사각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에, 간섭현상을 이용하여 입사조건(입사각, 파장, 편광)에 상관없이 매질내로 빛이 완전히 투과시키는 것은 이제껏 불가능하다고 여겨져 왔다.
   
박규환 교수 연구팀은 삼성미래기술육성재단의 공익사업인 ‘한국 과학기술 발전을 위한 기초과학연구지원’을 받아 2014년부터 이 난제에 도전하였으며, 최근 만능 임피던스 정합 이론을 확립함으로써 입사조건에 상관없이 빛의 완전 투과가 가능함을 증명했다. 나아가 연구팀은 메타물질을 이용하면 현실적으로 이 이론을 구현할 수 있음을 마이크로파 실험을 통해 입증했다.  
   
만능 임피던스 정합(Universal Impedance Matching) 이론은 특별한 비국소성(non-locality)을 갖는 매질을 무반사막으로 사용하는 이론이다. 보통 매질은 빛이 닿는 지점에서 그 지점의 빛에만 반응하지만 비국소성 매질은 떨어진 지점의 빛에도 모두 반응을 하는 매질이다. 이 매질은 빛의 입사각에 따라 굴절률이 변할 수 있어서 간섭을 이용하면서도 입사조건에 상관없이 빛의 완전 투과를 가능하게 하는 임피던스 정합이 가능하다. 일반적으로 자연에서 얻어지는 물질은 비국소성이 매우 약하게 나타나기 때문에 만능 임피던스 정합 이론이 요구하는 조건을 충족하기 어렵다. 연구팀은 강한 비국소성을 갖는 물질의 대안으로 물결구조판을 활용한 간단한 형태의 메타물질(metamaterial)을 창안했고, 마이크로파 실험을 통해 이론이 옳음을 입증하였다. 이 결과는 네이처 포토닉스 소개기사에서 향후 메타물질 연구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한 것이란 평가를 받았다.
   
19세기 후반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 무반사 기술에 대한 연구는 현재 상용화된1/4 파장 무반사막(Quarter-wave anti-reflection coating)에서부터 다층박막형 무반사막, 나방눈(moth-eye)을 모방한 무반사막에 이르기까지 많은 발전을 이루어 왔지만 이들 모두 넓은 범위 파장의 빛을 차단하지 못하거나, 특정 입사각도에서만 작동하거나, 혹은 무반사막이 매우 두꺼워져야 하는 등 한계를 갖고 있다. 
 
박규환 교수 연구팀은 이전 연구에서 파장에 무관한 완전 무반사(anti-reflection)의 기본원리를 일부 밝혀내고 마이크로파 영역에서 매우 얇은 박막을 이용한 무반사 기술을 개발한 바 있다. 이번 연구는 이 방법을 발전시켜 파장만 아니라 편광과 입사각에도 상관없는 가장 일반적인 상황에서 빛 반사를 완전히 차단하고 100퍼센트 투과를 가능하게 하는 새로운 방법을 개발한 것이다. 박규환 교수 연구팀 측은 “에너지 효율이 중요시되는 태양전지나 수많은 광학 기기, 혹은 스텔스 같은 군사용 기술에 획기적인 발전을 가져올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에듀동아 신유경인턴 기자 edudonga@donga.com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에듀동아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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