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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모’와 ‘수능’의 차이, 낱낱이 밝혀줄게



‘3월 첫 모의고사 성적이 수능 때까지 간다’라는 말이 있다. 고3 첫 모의고사인 3월 학력평가의 가채점 결과를 받아든 상당수 수험생들의 머릿속에는 이 말이 떠올랐을 것이다. 하지만 실제 수능에서 3월 학력평가의 성적이 유지되는 경우는 많지 않으며, 오히려 점수가 오르거나 하락하는 비율이 더 높다는 결과를 확인한다면, 이 같은 말은 낭설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러한 결과는 3월 학력평가가 고3 재학생만을 대상으로 하는 시험으로 수능과 응시 집단의 성격이 다르며, 시험범위 또한 수능과 다르기 때문에 발생한다. 따라서 3월 학력평가는 그 결과보다는 ‘결과의 활용’이 더 중요한 시험이라고 할 수 있다. 활용의 첫 출발은 결과에 대한 해석이며, 그 해석을 바탕으로 하는 학습 목표의 수립이 무엇보다도 절실하다. 3월 학력평가와 수능시험의 비교를 통해 결과에 대한 해석의 근거를 마련해보자.

① 3월 학력평가 VS 수능 : 응시 집단과 출제 범위의 차이  

먼저 학력평가 성적과 수능시험 성적의 상관관계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두 시험이 가지는 근본적인 차이점부터 짚고 넘어가야 한다. 두 개의 시험은 출제기관이 다른 까닭에 응시가 가능한 집단의 조건 또한 다르며, 시행 시기가 다르므로 출제 범위에서도 차이를 가질 수밖에 없다. 



위의 표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3월 학력평가는 시행 시기가 이른 탓에 국어, 수학, 영어 영역에서 전 범위 출제가 이뤄지지 않는다. 또 실제 수능과 달리 제2외국어/한문, 과학탐구Ⅱ 과목이 실시되지 않는 차이점도 존재한다.

그런데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구분점은 바로 N수생 응시 여부에 따른 ‘응시 집단 구성원’의 차이라고 할 수 있다. 학력평가는 ‘각 시/도 교육청’ 주관의 모의고사이고, 수능 모의평가는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주관의 모의고사이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하 평가원)은 수능시험을 출제하는 기관이며, 그 출제 목적이 해당 학년도 수험생들의 학업 성취수준과 시험의 난이도를 판단하는 것에 있기 때문에 6월과 9월의 수능 모의평가는 수능과 동일하게 N수생 응시가 가능하다. 즉, 3월 학력평가는 고교 재학생에 한해서만 응시가 가능하다. 



2018학년도 응시 인원 현황을 기준으로 3월 학력평가의 응시생은 45만3375명이다. 이는 6월 수능 모의평가보다 6만9207명(13.2%)이 더 적은 숫자이며, 9월 수능 모의평가보다는 6만1211명(11.9%) 더 적다. 수능과 비교했을 때는 무려 7만7952명(14.7%)이나 적은 숫자이다. 3월 학력평가는 그 대상이 수험생 중 고교 3학년에 재학 중인 학생들로만 한정되기 때문에 그 숫자가 가장 적을 수밖에 없다. 또 평가원이 발표한 ‘201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채점결과’에 따르면, 수능에 응시한 수험생 중 졸업생의 비율은 24.9%로 나타났다. 이는 2017학년도보다 1%가 상승한 비율이며, 해마다 재수생의 비율은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여기서 3월 학력평가의 결과를 해석할 때, 우리가 유의해야 할 지점이 나타난다. 절대평가인 영어와 한국사를 제외하고, 상대평가 체제인 수능은 성적 산출 시 응시 집단의 규모에 따라 성취도, 즉 표준점수와 백분위가 달라진다. 따라서 3월 학력평가는 2학년 겨울방학까지의 학습상태를 점검하는 지표는 될 수 있지만, 수능시험의 표준적인 지표로 삼을 수는 없다는 점을 인지하고, 3월 학력평가 성적과 수능시험 성적을 다른 기준으로 바라보아야 한다.

② 3월 학력평가 VS 수능 : N수생 포함 여부에 따른 실경쟁자 간 위치 변화

앞서 언급한 것처럼 3월 학력평가는 재학생만을 대상으로 실시되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3월 학력평가 응시 집단 내에서의 상대적 위치는 수능에서의 상대적 위치와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 따라서 3월 학력평가 성적과 수능시험 성적의 상관관계를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N수생 포함 보정 백분위’에 대한 확인이 필요하다. 



‘N수생 포함 보정 백분위’란 수능 응시생의 4분의 1에 달하는 졸업생이 3월 학력평가에도 포함이 된다는 가정 하에 영역별로 산출한 점수대별 표본의 평균값으로, 실경쟁자 간의 위치 변화를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예를 들어 자신이 이번 3월 학력평가에서 국어 영역 백분위가 92로 나왔다면, N수생들이 유입되었을 때는 2점이 하락하여 백분위 90이 된다. 백분위는 각 수험생의 상대적 서열을 나타내는 수치로, ‘나’보다 낮은 점수를 받은 수험생의 백분율을 의미하기 때문에, 자신의 아래에 전체 응시생의 92%가 있던 상황에서 90%가 있는 상황으로 상대적인 위치가 변화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즉, N수생들이 유입되는 상황에서는 실제 경쟁력이 더 떨어짐을 뜻한다. 이러한 성적 하락 현상은 영역별로 하락 폭이 대동소이할 뿐, 모든 영역에서 나타난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부분은 등급별 백분위의 하락 폭이다. 1등급 이내의 재학생은 백분위 값이 –1~-2로 소폭 하락하는데 비해, 2~3등급 이하에 해당하는 재학생들은 백분위 하락 값이 크게는 –6까지 떨어지는 것이다. N수생의 유입은 상위권에 비해 중·하위권 학생들에게 더 큰 타격으로 작용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이때 ‘성적이 떨어지면 어떡하나’라고 불안해하기보다는 ‘점수가 향상하게 되면 떨어지는 폭을 줄일 수 있으니, 더 안정적인 점수를 얻기 위해 노력 해야겠다’는 다짐으로 연결하여 학습 목표를 설정하는 것이 필요하다. 

③ 3월 학력평가 VS 수능 : 3월 학평 대비 수능 성적 향상 비율 변화

3월 학력평가에 응시한 재학생들의 가장 큰 관심사는 ‘자신의 현재 성적이 실제 수능에서는 얼마나 향상될 수 있느냐’일 것이다. 이전 연도의 3월 학력평가와 수능 채점서비스 이용자 데이터를 근거로 수능 점수 변화 추이를 예측해 보면 다음과 같은 양상을 확인할 수 있다. 



국어·수학·탐구 3개영역의 백분위 합을 기준으로 3개 점수 구간을 나눴을 때, 자신의 3월 학력평가 점수 구간을 수능 시험에서도 동일하게 ‘유지’하는 인원의 비율은 2018학년도의 경우 인문계열 1~5%, 자연계열 1% 정도이다. 성적이 ‘상승’하는 비율은 인문계열 14~24%, 자연계열 7~28%이며, ‘하락’하는 인원의 비율은 인문계열 74~85%, 자연계열 70~92%로 매우 현격한 차이를 보인다. 결국 3월 학력평가의 성적이 수능까지 그대로 이어질 가능성은 매우 낮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또 2017학년도와 2018학년도를 비교해보면 상승/유지/하락의 비율 양상은 동일하나, 두 학년도 간의 성적 변화 추이를 비교하면 다음과 같다.  



2018학년도가 2017학년도에 비해 상승률과 유지율이 줄어든 까닭은, 영어 절대평가가 시행된 첫해이기 때문이다. 노력한 만큼 영어에서 좋은 성적을 받을 수 있게 되면서 상대적으로 영어의 학습량은 줄어들었고, 오히려 다른 영역의 학습 완성도가 높아지면서 성적 또한 전반적으로 상향 평준화되었다. 이로 인해 3월 학평 대비 수능에서 좋은 점수를 받는 비율이 2017학년도에 비해 상대적으로 줄어들었다고 볼 수 있다.  

3월 학력평가 대비 수능 성적 향상 비율은 두 가지의 관점에서 분석이 가능하다. 첫 번째는 계열별 성적 향상 비율 차이다. 성적을 유지하는 비율은 인문계열의 하위권 학생들에서 조금 더 두드러지긴 하나 계열별로 큰 차이는 없으며, 모든 기준 구간을 볼 때 ‘하락’ 인원 비율은 자연계열이 인문계열보다 높고, ‘상승’ 인원 비율은 인문계열이 자연계열보다 높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특히, 자연계열 상위권 학생들의 ‘하락’ 인원 비율은 2017학년도 → 89%, 2018학년도 → 92%로 가장 높게 나타나는데, 이는 자연계열의 특성상 수학의 범위와 학습의 완성도에 따라 점수 변화에 더 민감한 경향이 있기 때문인 것으로 파악된다. 

두 번째는 점수대별 성적 향상 비율 차이다. 앞의 표를 상위권·중위권·하위권으로 나눠 봤을 때 점수 구간이 높을수록, 즉 상위권일수록 전반적으로 수능 성적이 3월에 비해 하락하고, 중·하위권의 경우에는 성적대가 상승하는 경향이 강하다는 점을 알 수 있다. 물론, 높은 점수일수록 상승 가능성보다는 하락 가능성이 높고, 낮은 점수일수록 상승 가능성이 높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외에도 몇 가지 원인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첫 번째는 3월 학력평가에서 상위권에 해당하는 학생들 중 많은 학생들이 본인의 성적에 안심하고 이후의 학습 전략을 수립하는 데에 소홀했을 수 있다. 두 번째는 수능에서 우수한 N수생 자원 유입으로 인해 상승률이 더 낮을 수밖에 없다는 판단이다. 

3월 학력평가 대비 수능 성적은 일부 상승 또는 하락하는 형태가 유지하는 비율보다 더 도드라진다. 물론 ‘상승’ 비율은 ‘하락’ 비율에 비해 전반적으로 높진 않지만, 성적이 상승하는 수험생들은 분명히 존재한다. 중요한 것은 큰 폭의 하락률이 아니라 상승률이며, 성적이 상승한다는 것은 3월 학력평가를 바탕으로 자신의 약점을 정확히 파악하고 이를 보완하기 위한 세밀한 학습전략을 수립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즉, 3월 학력평가의 성적이 상위권이라고 해서 자신의 실력을 지나치게 과신해서는 안 되며, 중·하위권이라고 해도 미리 좌절하거나 운이 없다며 외면해서는 안 될 것이다. 나의 성적이 수능에서 올라갈 것이라는 생각으로 앞으로의 학습에 집중하도록 하자. 3월 학력평가를 통해서 자신이 어떤 영역·어떤 단원·어떤 문제 유형에 취약한지부터 시작해 자신의 학습 습관과 방향에는 문제가 없었는지 등에 대해 파악을 하는 계기로 삼길 바란다.

▶에듀동아 김지연 기자 jiyeon0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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