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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리학과 가려면 물리 동아리” 이젠 옛말… ‘동아리 가입’ 최적의 선택은?

고교 진학지도 교사들이 전하는 동아리 선택‧활동 노하우



“건축 동아리가 공대로 진학하는 데 도움이 될까요?” 

최근 고교생들이 많이 모이는 온라인 커뮤니티마다 어떤 동아리에 가입하는 것이 좋을지 조언을 구하는 글이 꾸준히 올라온다. 3월 중순에 접어들면서 동아리 가입 시즌이 돌아온 것. 

학생부종합전형을 목표로 하는 고교생에게 동아리 없는 고교생활은 ‘앙꼬 없는 찐빵’이나 다름없다. 서너 개의 동아리 활동을 병행하는 고교생은 찾기 쉬워도 한 곳의 동아리에도 가입하지 않은 고교생은 찾기 어려울 정도다. 문제는 학교마다 적게는 수십 개, 많게는 백여 개 이상의 동아리가 개설되어 있다 보니 나에게 꼭 맞는 동아리를 찾기가 어렵다는 것. 특히 이제 갓 고등학교에 입학해 정보가 부족한 1학년에게는 더욱 어려운 문제다. 이에 오랜 진학지도 경력을 가진 고교 교사들로부터 동아리 선택 기준에 대한 조언을 종합해봤다. 학생부종합전형에 도움이 될 만한 ‘최적의 선택’은 무엇일까.  

○ “물리학과 갈 건데, 물리 동아리 들어가야겠죠?” 옛말 
 
자신의 진로나 관심사에 따라 특화된 활동을 할 수 있는 동아리는 학생부종합전형의 중요한 평가요소인 ‘전공적합성’을 보여줄 수 있는 최적의 활동이다. 의사를 꿈꾸는 학생이 생명과학 동아리나 의학 동아리에 가입하거나 교사를 꿈꾸는 학생이 교육봉사 동아리를 찾는 것처럼 그간 동아리는 자신의 진로를 따라가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하지만 최근 이런 경향에도 변화가 감지된다.  

김혜남 서울 문일고 교사는 “1학년은 융․복합을 강조하는 2015 개정교육과정 세대로, 새롭게 개설된 공통사회, 공통과학 교과목만 보더라도 핵심적인 세부 주제 하나를 두고 다양한 교과군을 아우르는 통합형 교육을 지향한다”면서 “동아리도 ‘물리학과를 가니까 물리 관련 동아리를 가입한다’는 식의 접근보다는 다양한 분야를 넘나들며 통섭적 역량을 키울 수 있는 선택이 바람직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서울 상위권 대학은 지원 학과 또는 전공과 연관된 동아리 활동을 강조하지 않는다. 서강대는 2018학년도 입학가이드북에서 ‘커뮤니케이션 학부에 지원하고 싶은데 방송반이나 영화 동아리와 같은 전공 관련 활동이 거의 없다’는 고민에 대해 “걱정할 필요가 없다”며 “단순히 전공과 부합하는 듯한 활동의 명칭보다 전공분야 학습과 연구에 필요한 기본 역량을 계발시킨 경험이 더욱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달을 가리키는 손이 아니라 그 손 너머의 ‘달’을 보겠다는 것.  

김혜남 교사는 “진로와 꼭 일대일로 대응하지 않더라도 비슷한 계열 내에서 전공 역량을 키울 수 있는 동아리면 된다”면서 “전공적합성보다는 계열적합성 측면에서 동아리 활동을 보다 넓게 보라”고 조언했다. 
 
○ 동아리를 만들어가는 ‘사람들’에 주목하라 

이제 갓 고교에 입학한 1학년의 경우 진로가 확실하지 않아 동아리 선택에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 만약 당장 진로를 매개로 동아리를 선택하기 어렵다면 다른 선택기준도 있다. 바로 동아리를 통해 어떤 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지를 따져 보는 것도 방법이다. 동아리 내 소통이 활발하고, 선후배간 교류가 많은 동아리에선 고교 생활 전반에 걸쳐 다양한 도움을 받을 수 있기 때문.  

김종우 양재고 교사는 “동아리는 공통의 관심사를 주제로 모인 것이기 때문에 정해진 동아리 활동 외에도 별도의 프로젝트나 실험을 한다거나 팀을 짜서 대회를 나가는 등 다양한 활동을 함께 할 수 있다”면서 “특히 면접 대비나 자기소개서 작성과 같은 입시 준비 과정에서 동아리에서 만난 선배들이 큰 도움이 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따라서 동아리의 이름이나 활동 내용만 보고 판단하기보다는 동아리 설명회 등의 기회가 있을 때마다 적극적으로 동아리의 전통과 분위기에 대해 탐색해 보고 결정하는 것이 좋다. 김종우 교사는 “만약 신입생이라서 기존 동아리에 대한 정보가 부족할 때는 학교에 오래 계신 선생님을 찾아가 상담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말했다. 

○ 자율동아리, 올해는 학생부 기재 가능… 정규동아리의 보완재로

학생부종합전형의 비중이 커지면서 확대일로를 걷던 고교 동아리활동이 내년부터는 다소 위축될 수도 있다. 사교육 개입 여지가 크다는 점을 이유로 ‘자율 동아리’ 활동 내역을 학생부에 기재하지 못하도록 하는 방안이 추진 중이기 때문. 하지만 이 방안이 예정대로 추진되더라도 적용 시기는 내년부터다. 올해는 기존과 동일하게 자율 동아리를 통해 여러 친구들과 체계적으로 관심 분야를 탐구하고, 그 내용을 학생부에 기재하는 것이 가능한 것. 

학생부에 기재가 가능하다면 자율 동아리를 적극 활용하는 것이 ‘무조건’ 좋다. 특히 자신의 관심 분야에 따라 맞춤형으로 개설할 수 있는 자율 동아리는 정규 동아리의 보완재가 될 수 있다. 예를 들어 정규 동아리가 학업역량을 강조할 수 있는 동아리라면 자율 동아리는 자신의 진로에 대한 열정과 노력을 보여줄 수 있는 활동 중심으로 기획할 수 있다. 반대로 정규 동아리가 진로 분야와 연관된 동아리라면 자율 동아리에서 깊이 있는 탐구 활동을 수행하면서 자신의 학업역량을 보여줄 수 있다.  

그렇다면 자율 동아리 활동은 어떻게 해야 할까. 공교육 교사 단체인 ‘오늘과 내일의 학교’ 회장을 맡고 있는 정동완 김해율하고 교사는 “자율 동아리는 학생들끼리 뭉쳐서 하는 활동이기 때문에 보다 깊이 있는 활동으로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우리 동아리가 어떤 활동을 하고 있는지 주변에 적극적으로 알리고 소통할 필요가 있다”면서 “각자 연구하고 개발한 것들을 2주에 한 번씩 A4 한 장 정도로 정리해 학교 홈페이지와 각 교실 게시판에 게시하고 담임교사 또는 동아리 담당 교사에게 보여주면서 동아리 활동에 대해 적극 알리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에듀동아 김수진 기자 genie8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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