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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고 재학생이여, ‘국·영·수’에 집착하지 말지어다

손요한 쏜자소서컨설팅 대표가 말하는 외고에서 ‘제2외국어’ 성적의 중요성



뛰어난 학업능력을 가진 학생들이 많고, 경쟁이 상대적으로 치열한 외국어고등학교(이하 외고) 학생들에게 내신 관리와 더불어 여러 교내 활동은 말로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의 부담이다. 그래서 학년이 올라가다 보면 자연스럽게 학생부종합전형 합격을 위한 좀 더 ‘효율적인 방법’을 고민하게 된다. 내신을 기준으로, 자신이 지원할 학과에서 좀 더 중요하게 평가할 과목이나 국·영·수 등 주요 과목에 시간과 노력을 집중시키는 식. 

이런 선택과 집중 전략은 대부분의 외고 학생들에게 유효하지만, 영어를 제외한 소위 ‘제2외국어’를 전공어로 삼고 있는 외고 학생이라면 특별히 주의해야 할 부분이 있다. 손요한 쏜자소서컨설팅 대표와 함께 외고 학생들이 제2외국어 전공 과목의 내신을 반드시 챙겨야 하는 이유에 대해서 알아본다. 

○ “그래, 일반고라면 국·영·수가 중요하지” 

일반고나 자사고 등 외고가 아닌 고교에 재학 중인 학생의 경우를 먼저 살펴보자. 알다시피 내신에서 중요성이 큰 과목은 ‘국·영·수+사회/과학’ 이다. 통상 인문계열이라면 ‘국·영·수·사’, 자연계열이라면 ‘국·영·수·과’가 ‘주요 과목’으로 인식되는 것.  
 
사실 어떤 과목을 ‘주요 과목’으로 명확히 분류할 수 있는 명시적인 구분은 없다. 다만 학생부교과전형에서는 명시된 내신 산출 공식 계산식에서 높은 반영 비율을 가진 과목을, 학생부종합전형에서는 학생의 기본 학업역량을 파악하는데 큰 비중을 차지하는 단위수가 높은 과목을 주요과목으로 인식할 수 있다.

학생부종합전형의 경우 전 과목 성적과 생기부 모든 활동내역을 종합적으로 평가한다. 하지만 학생의 학업 역량을 확인하기 위해선 단위수가 많고, 상대적으로 기초 학업역량을 보여주는 국·영·수 과목을 좀 더 중점적으로 확인할 것이다. 물론 주요 과목이 아닌 과목들, 예를 들어 인문계 학생에게 과학 또는 예체능 과목도 평가대상에서 제외되는 것은 아니다. 

일반고 또는 자사고 학생들에 한해선 제2외국어 과목도 위에 언급된 과목들과 비슷한 중요도를 지닌다. 어떤 학생의 국·영·수 내신이나 세특 내용이 월등히 좋은데 제2외국어 성적이 상대적으로 나쁘다고 해서 이 성적이 합격 당락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보기는 어렵다. 이 학생의 전반적인 학업역량은 제2외국어 성적보다 국·영·수 성적이 훨씬 더 잘 설명하고 있기 때문이다. 

단, 어문계열에 지원하고자 하는 학생이라면 이야기가 조금 달라진다. 예를 들어 시수가 적은 중국어 과목이라도 중어중문학과를 지원하고자 하는 학생에게는 ‘주요 과목’이 될 수 있다. 학생부종합전형의 여러 가지 평가요소 중 가장 크게 작용하는 부분이 ‘지원 전공과 관련된 과목의 내신 성적’이기 때문이다. 중어중문학과에서는 중국어 과목을 제2외국어가 아니라 국·영·수 주요과목만큼이나 중요한 부분으로 평가할 것이고, 실제 합격 당락에도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 “그렇다면 외고 학생에게도 국·영·수가 제일 중요한가요?” 

이제 외고 학생들의 사례로 넘어와 보자. 일반고 또는 자사고 학생들과 마찬가지로, 외고 학생들에게도 국·영·수는 주요 과목이다. 하지만 외고의 특성상, 외고 학생들은 자신만의 전공어를 가지고 있으며, 그 전공어와 관련한 전공 수업을 학기당 1~3개, 수업 단위 수 기준으로 8단위 이상을 배운다. 일주일에 8시간 이상 수업을 하는 과목이기 때문에 공부량이 적지 않고, 따라서 학생들에겐 큰 부담으로 다가온다. 애당초 2단위 정도의 수업이었다면 이런 고민을 할 필요도 없었을 것이다. 

그래서 대부분의 외고 학생들은 이 전공어 공부에 대해 머리를 싸맨다. 국·영·수 과목과 비교하면 중요도가 그렇게 큰 것 같지도 않은데, 일주일에 8시간을 배우고 진도를 나가니 공부할 양과 내용이 적진 않다. 차라리 국·영·수 공부에 좀 더 집중을 하고 시간을 투자하고 싶은 마음이 생기는 것도 당연하다. 

특히 외고에서 어문계열이 아닌 정치외교학과나 경영학과 등 사회과학계열로의 전공을 희망하는 학생들의 고민은 더욱 크다. 어문계열 진학을 준비한다면 앞서 일반고의 사례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제2외국어 중요성이 주요 과목만큼이나 크기 때문에, 그냥 열심히 공부하면 된다. 하지만 어문계열이 아닌 다른 계열로 진학하고자 하는 외고 학생이라면 자연스레 고민은 더 깊어진다. 과연 외고 학생들은 자신의 전공어인 제2외국어 공부에 시간과 노력을 얼마나 투자해야 할까? 제2외국어 내신 성적을 꼭 챙겨야 하는 걸까? 

○ 외고 학생들에게 제2외국어 전공어 과목은 ‘주요 과목’이다! 

질문에 대한 답변부터 제시하자면, 당연히 제2외국어 내신은 챙겨야 한다. 즉 외고 학생들은 제2외국어 전공어 과목을 국·영·수 과목만큼이나 중요한 ‘주요 과목’으로 인식하고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앞서 이야기한 ‘외고에서 자신의 전공어 과목을 8단위 정도 수업하고 있다’는 사실에서 대답의 근거를 찾을 수 있다. 일주일 8시간의 수업, 8단위라고 하면 보통 ‘국어+수학’ 두 주요 과목의 단위수를 합한 만큼의 수치다. 수업 양만 놓고 보면 외고에서 제2외국어 전공어 과목은 국어와 수학을 합친 것만큼의 비중으로 중요하게 배우고 있는 셈이다.

이런 교육과정상의 특성 때문에, 외고 학생들에게 ‘국·영·수·사’ 과목이 주요 과목이고 이 과목만 집중해서 공부하라는 이야기는 잘못된 것이다. ‘제2외국어’라는 이름을 지우고 생각해보자. 일주일에 8시간을 수업하는 과목을 포기하였거나 아주 낮은 성적을 받는 학생이 있다면, 이 학생의 학교생활 충실도나 학업 역량을 의심할 수밖에 없다. 외고에서 제2외국어 성적이 좋지 못하다는 것은 그저 ‘이 과목을 못한다’ 정도로 끝나지 않는다. 전반적인 학업 성실도 및 역량 평가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이다. 

이처럼 외고 학생에게 있어서 제2외국어의 중요성은 일반고나 자사고 학생과는 다르게 이해할 필요가 있다. 외고 학생들은 자신의 전공어, 제2외국어 과목 내신 성적 관리에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다만 여기서 이야기하는 제2외국어 내신 성적은 ‘내신 등급’ 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상대평가에서는 원하는 등급을 받지 못할 수도 있다. 하지만 정성평가인 학생부종합전형에서의 내신 평가는 상대 평가 등급뿐 아니라 A·B·C로 나타나는 절대평가 등급, 평균과 표준편차, 원점수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한다. 설사 과목의 상대평가 등급은 조금 낮더라도, 원점수가 높다면 이 학생의 노력과 역량은 온전히 평가받을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당장 과목의 내신 등급이 조금 낮다고 해서 앞서 포기할 필요는 전혀 없음을 꼭 명심하자. 


▶에듀동아 김지연 기자 jiyeon01@donga.com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에듀동아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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