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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폐지 ‘불발’ 교사추천서, 마지막 열차에 올라타라

수험생을 위한 교사추천서 작성 TIP


논란이 됐던 교사추천서가 올해 대입까진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교사추천서 폐지에 대한 논의가 시작된 건 지난해 12월부터다. 당시 교육부가 대학들에 보낸 ‘2018년 고교교육 기여대학 지원사업 개편방향(시안)’에는 교사추천서 폐지를 권고하는 내용이 담겼다. 대학 평가항목 중 교사추천서 폐지를 하나의 평가지표로 신설하고, 대학이 교사추천서를 전형요소로 활용할 경우 ‘평가에서 감점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던 것.  

하지만 올해 3월 공개된 ‘2018 고교교육 기여대학 지원사업 기본계획(확정)’에는 교사추천서 폐지 항목이 사라졌다. ‘학생의 서류제출 부담 완화’를 명시하고 있긴 하지만 특정 서류를 지칭하지 않은데다가 폐지가 아닌 완화 수준의 권고이기 때문에 실질적인 영향력은 미비할 터. 더욱이 평가 배점 역시 100점 만점 중 3점에 불과해 대학이 굳이 교사추천서 폐지를 강행할 이유는 없어 보인다. 

실제로 지난해 교사추천서를 요구했던 대학 중 상당수는 올해 대입에서도 교사추천서 제도를 유지한다. 그렇다면 올해가 ‘마지막’일지도 모를 교사추천서를 제대로 활용하기 위해 수험생은 어떤 준비를 해야 할까?

○ 서울 소재 주요 대학 50% 이상이 교사추천서 요구해 

교육부가 교사추천서를 일단 유지하는 방향으로 노선을 선회한 건 대학의 반응을 의식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당초 교육부가 교사추천서 폐지를 권고했을 때 대학의 반발은 매우 거셌다. 교사추천서가 평가 자료로서 갖는 가치가 매우 크다는 이유에서다. 

교사추천서를 가장 많이 요구하는 학생부종합전형은 ‘학교생활’을 토대로 지원자를 평가하는 전형. 학교생활기록부가 주 평가요소가 되는 이유다. 하지만 글자 수 제한이 엄격한 학교생활기록부만으로는 평가에 다소 어려움이 있기 때문에 많은 대학들이 자기소개서와 교사추천서 등을 보충 자료로 활용하고 있다. 

특히 교사추천서는 학생을 가장 가까이서 지켜본 교사가 서술형으로 작성하는 서류. 현재 교사추천서는 교사가 학생의 학업 역량과 인성에 대해 평가하고, 그 세부내용을 1000자 이내로 자유롭게 기술할 수 있도록 되어있다. 항목 당 200자 이내로까지 짧게 작성해야하는 학교생활기록부보다 훨씬 구체적으로 학생에 대해 설명할 수 있는 것. 수많은 지원자 중 우수한 학생을 가려내야하는 대학 입장에서는 반드시 필요한 보조 자료임이 분명하다.

실제로 많은 대학에선 교사추천서를 중요하게 활용하고 있다. 서울 소재 A 대학의 한 입학사정관은 “공정한 선발을 위해 전형요소 하나하나를 꼼꼼히 검토한다”면서 “특히 교사추천서는 내용의 풍부함이나 신뢰성 측면에서 평가에 큰 도움이 되는 자료”라고 말했다. 또 다른 대학의 입학사정관도 “학교생활기록부를 중심 평가요소로 활용하긴 하지만 그 내용이 미비할 경우 교사추천서를 적극 검토한다”고 말했다. 

이에 2019학년도 대입에서는 △건국대 △고려대 △서강대 △서울시립대 △연세대 △이화여대 △중앙대 △홍익대 등 서울 소재 주요 대학들이 교사추천서 제도를 유지했다. 이밖에 경희대와 성균관대도 추천서 제출을 ‘선택사항’으로 두고 있다. 사실상 수험생이 선호하는 상위 대학 가운데 무려 10개교가 교사추천서 제출을 요구하고 있는 셈이다. 아직 교사추천서 활용 여부를 발표하지 않은 서울대와 숙명여대도 지난해까지 교사추천서 제출을 요구한 바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학종’으로 목표 대학에 합격하길 원하는 수험생이라면 교사추천서 작성에 심혈을 기울여야 한다. 하지만 ‘교사추천서’라 할지라도 모든 걸 교사 손에 맡기는 것은 금물. 수험생 역시 각고의 노력을 기울여야하는데, 문제는 교사추천서를 잘 써내는 방법이 ‘오리무중’이라는 데 있다. 

○ ‘누구에게 추천서를 부탁할 것인가’부터 고민해야 

수험생이 가장 먼저 할 일은 추천서를 작성해 줄 교사를 ‘제대로’ 선택하는 것이다. 서울대 ‘2018학년도 학생부종합전형 안내 자료집’에서는 “추천서는 지원자를 가장 잘 아는 사람이 작성해야 한다”고 밝히고 있다. 학생을 잘 모르는 교사가 추천서를 쓰면 의미 없는 미사여구만 나열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

예를 들어보자. 2학년 2학기 때 성적이 갑자기 떨어진 학생이 있다. 단순 ‘성적’만으로 합격을 결정짓는 학생부교과전형이라면 합격 가능 선까지 성적을 끌어올리면 되지만, 지원자의 학업역량을 정성 평가하는 학생부종합전형에서는 성적의 상승이나 하락이 평균 등급보다 더 중요한 평가요소가 된다. 성적이 갑자기 떨어졌다면 그 이유를 명확히 밝혀내야 하는 것. 이 때 학생에 대해 잘 모르는 교사가 추천서를 쓴다면? 당연히 성적이 왜 떨어졌는지, 성적을 다시 올리기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였는지 제대로 설명할 수 없을 것이다. 반면 학생을 잘 아는 교사라면 ‘당시 학생의 건강이 갑자기 좋지 않아 다소 성적이 하락했지만, 건강을 회복한 다음부터 스터디를 꾸리는 등의 노력을 통해 다시 성적 향상을 이뤄냈다’고 적어 학생의 끈기는 물론 위기 극복 능력까지 드러낼 수 있을 것이다.

김종우 양재고 진로진학지도부장은 “담임교사에게만 추천서를 부탁해야한다는 생각은 편견”이라면서 “자신이 활동했던 동아리 지도교사 등 누구보다 자신을 잘 아는 교사에게 추천서를 부탁하라”고 조언했다. 또 “이 때 ‘전공적합성’도 고려하면 좋다. 예를 들어 수학교육과를 희망한다면 평소 자주 찾아가 모르는 문제를 질문했던 수학교사에게 추천서를 부탁하는 것이 좋은 방법”이라고 말했다.  

○ 학생이 움직여야 ‘구체성’ 담긴다 

쓸데없는 ‘낭비’도 조심해야 한다. 즉, 학교생활기록부에 적힌 내용을 교사추천서에 반복적으로 적어선 안 되는 것. 가령 학생의 봉사정신을 보여준다며 교사추천서에 ‘3년간 요양원에서 50시간의 봉사활동을 함’이라고 쓴다면 이는 무의미한 동어반복에 불과하다. 봉사활동 시간은 이미 학교생활기록부에 기재되기 때문. 따라서 ‘위 학생은 요양원 봉사활동을 3년간 매주 꾸준히 함. 특히 건축학도라는 본인의 꿈과 관련하여 허리를 숙이기 힘든 노인들을 위해 콘센트 위치를 위로 올릴 것을 건의하는 등 적극적으로 활동함’이라고 적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래야 지원자의 장점을 구체적으로 드러내고, 학교생활기록부의 봉사활동을 내역을 효과적으로 보완 설명할 수 있다. 

학교생활기록부에 기록된 내용이 다시 추천서에서 그대로 나열되어 있는 경우도 여전히 적지 않습니다. 학교생활기록부에 있는 수상경력을 단순 나열하거나, 교과 성적을 추천서에 다시 강조하여 적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러나 추천서야말로 학교생활기록부만으로는 파악하기 어려운 지원자의 숨겨진 특성이나 자질 등을 확인할 수 있는 전형 자료입니다. 추천서에서는 다른 자료로는 보여줄 수 없는 지원자의 인성, 학업 관련 특성, 장점/단점 등에 대해 구체적으로 일화를 기술하실 수 있습니다.” -《서울대 ‘학생부종합전형 안내’ 자료집》中​

단, 이처럼구체적인 교사추천서를 만들기 위해선 학생이 먼저 자신의 활동에 대해 교사에게 설명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김종우 양재고 진로진학부장은 “많은 학생을 담당하는 교사가 특정 학생의 활동에 대해 구체적으로 기억하고 있긴 어렵다”면서 “추천서를 받기 전 활동에서 자신의 강점과 취약점, 어필하고 싶은 점 등을 정리해 교사에게 제공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에듀동아 김지연 기자 jiyeon01@donga.com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에듀동아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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