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19 (금)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정부/기관

MBC 학종 보도에 교사들 제대로 ‘뿔났다’

실천교육교사모임, “MBC 왜곡보도에 학교는 상처투성이”


최근 MBC 뉴스데스크에서 발표한 ‘학생부종합전형’ 관련 보도에 대해 학교 교사들이 크게 반발하고 나섰다.

학교 현장에 몸담고 있는 교사들은 ‘실천교육교사모임’을 통해 MBC 뉴스데스크의 학종 관련 보도를 "사실과 다르거나 자의적 편집에 바탕을 둔 기사를 내보낸 바 있다"며 강력하게 비판했다.

MBC, 학교 현장 확인 없이 ‘댓글’로 뉴스 내보내

3월 30일 방송된 해당 보도는 시작부터 앵커가 인터넷에 있는 한 댓글을 인용하며 “교사가 교내 대회 진행 때 ‘공부 못하는 놈들은 좀 앉지.’라고 성적순으로 참여 자격을 제한했다.”는 이야기로 시작했다.

하지만 학교 교사들에 따르면 이는 ‘학교교육 현장을 잘 알지도 못하고 하는 소리’다. 학교생활기록부 지침 상 대회 참가자의 5%만 상을 줄 수 있도록 해 학교현장에서는 도리어 참여자를 한 명이라도 더 늘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것이다.

MBC는 최근 입시제도 개편이 민감한 이슈로 떠오르고 있는 상황인데도 신중한 검증 없이 ‘카더라’통신을 무분별하게 인용했다. 이에 대해 실천교육교사모임은 "영향력이 큰 공영방송으로서 매우 부적절한 태도"라며 강하게 지탄했다.

MBC의 ‘악마의 편집’, 인터뷰한 학생은 ‘상처’ 뿐

문제점은 이 뿐만이 아니다. 일명 ‘악마의 편집’이라고 하는 인터뷰를 자의적으로 편집한 부분도 발견된 것이다. 해당 보도에서 MBC는 안산 부곡고 학생들의 인터뷰를 통해 학생들이 체감하는 학종의 고달픔을 강조했다.

하지만 뉴스가 보도된 후, 해당 인터뷰를 진행했던 학생이 실천교육교사모임을 통해 억울함을 호소했다.

당초 인터뷰는 학종으로 공부의 즐거움을 되찾게 된 공교육 현장을 알리는 취지로 이루어졌으며 이 부분에 많은 시간을 할애해 취재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긍정적인 내용은 뺀 채 부정적인 부분만 강조하는 형식으로 편집됐다는 것이다.

이런 MBC의 학종에 대한 불공정한 보도는 SNS의 기사 소개까지 이어진다. SNS 담당자는 “경시대회에 동아리에 봉사활동까지”, “학생들은 학종의 기계가 되었다.”고 기사를 소개하고 있다.

“이게 언론이냐?” 언론의 자세를 망각한 MBC

실천교육교사모임은 이 모든 것을 종합해 볼 때 MBC는 사회적으로 민감한 이슈를 다루면서 갖추어야 할 공영방송으로서의 책임을 다 했다고 보기 힘들다고 비판했다.

나아가 “수능에 최적화된 ‘일대 다 강의’라는 수익을 기반으로 한 사교육과, 사교육비를 통해 특권층이 독점하던 입시의 ‘파이’가 학종으로 인해 위기를 느끼며 이들이 거세게 과거로위 회귀를 주장하고 있는 상황임을 감안한다면, 특정한 방향으로 자의적인 결론을 내려놓고 짜깁기 보도를 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심 역시 피하지 못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실천교육교사모임은 “MBC의 금번 보도와 관련해 피해를 입은 당사자들에게 진솔한 사과와 더불어 공정한 보도와 자의적 편집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언론은 항상 보도에 신중한 태도를 가져야 한다. 정확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확실한 검증을 통해 뉴스를 전달해야만 한다. 그것이 목숨을 바쳐서라도 지켜야 할 언론의 사명이다.

하지만 이 같은 MBC의 행태는 학교교육의 자생과 교육의 혁신을 위해 헌신하고 있는 교사들에게 커다란 절망감을 안겨주었다. 그리고 그런 교사들을 믿고 따르던 학생들에게도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남겼다.

왜곡된 보도는 교사와 학생의 노력을 폄하하고, 교육 선진화가 시급한 이 시점에 우리 교육을 퇴행시키는 중대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MBC는 신중하지 못했던 이번 방송을 통해 상처받은 이들에게 진심어린 사과와 함께 공신력이 큰 언론으로서의 자세를 각성해야 한다.

 <저작권자 © 에듀진 나침반36.5도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관련기사

93건의 관련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