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입시기관들의 난이도 평가는 지난 수능에 비해 다소 쉬웠다는 게 중론이다. 3월 학평 응시자 수는 작년보다 약 7천여 명 증가해 39만 7천 명을 넘어섰다. 실채점 성적표는 오는 17일에 배부될 예정이다. 이번 호에는 고3 3월 학평의 의미와 꼭 짚어 봐야 할 점들을 정리했다.
◇ 3월 학평, 과목별로 고3이 체크해야 할 점은?
이번 3월 학평 국어는 작년 수능에 비해 공통 문항 난이도는 비슷하고, 화법과 작문, 언어와 매체 등의 선택과목은 쉬웠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공통영역에서는 문학이 어렵고 비문학이 대체로 평이했다. 수험생들 중에서는 문학 파트를 풀다가 시간이 오래 걸린 나머지 막상 비문학 영역 풀이에서의 시간 부족을 호소한 경우가 많았다. 또한, 평이했다는 비문학 파트도 아직은 고3생들에게 익숙치 않아 난도에 비해 어렵게 느낀 학생들도 꽤 있었을 것이다.
앞으로 국어 공부에 시간을 지속적으로 투자함에 따라 해결되는 부분도 있을 것이나, 학원 또는 인강의 커리큘럼을 수동적으로 따라가기보다, 조금 더 능동적으로 국어 공부에 접근하기를 바란다. 수능 국어를 준비하면서 문제집, 모의고사, 읽기 자료를 포함해 과도한 자료의 홍수에 빠지는 사례가 종종 있는데, 공부할 범위를 선별하고 집중해서 스스로의 약점이 무엇인지를 명확하게 파악하고 보완하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
특히 의대 등으로 진학을 희망하는 수능 최상위권 성적대 학생들에게 국어영역은 그 당락을 좌우할 정도로 매우 중요한 과목이다. 작년 수능 응시자를 대상으로 한 서울교육연구정보원의 조사연구(표 참조)에 따르면 ‘국어 1등급 학생의 40.34%가 수학 1등급을 맞은 것으로 예측된 반면, 수학 1등급 학생 중 국어 1등급을 취득한 학생은 29.1%’에 불과했다. 결국 최상위권 학생들에게는 국어가 더 변별력이 큰 과목이라는 것을 반증하는 대목이다.
3월 학평 수학 공통 문항들은 작년 수능 난도에 비해 약간 쉬웠다는 평가가 많다. 선택과목인 확률과 통계(이하 확통), 미적분, 기하도 모두 범위 한정으로 어려운 부분이 출제되지 않아 상대적으로 쉽게 느껴진 면이 있다. 하지만 문항들의 난도에 비해 고3생들의 체감 난도는 다소 높은 편이었다. 그중 확통은 작년 수능에서 쉬웠다는 평가를 고려해서인지 다른 선택과목인 미적분, 기하에 비해 다소 어렵게 출제되었다. 고난도 문항은 공통 문항 22번과 각 선택과목의 30번 문항이었고, 한편 확통 28번 문항의 풀이에 많은 시간이 든다는 수험생들이 꽤 있었다.
3월 학평 영어는 작년 수능과 학평에 비해 쉽게 출제되었다는 평가가 주를 이루었다. 그래서인지 이번 학평 영어 절대평가 1등급 비율이 작년 수능 영어 4.71%에 비해 높아질 것이라는 예측이 대세다. 하지만 작년 3월 학평 영어 1등급 비율 1.98%의 충격이 채 가시지 않아서 그런지 뚜껑을 열어봐야 한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최근 들어 영어 1등급은 수시. 정시에서 중차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상대평가 같은 절대평가’라는 자조가 나올 정도로 요즘 수험생들의 영어 실력 수준이 낮아졌다는 의견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탐구 과목을 난도 순으로 따지면, 과학탐구 과목은 물리> 화학> 지구과학≒생명과학 순으로 어려웠다는 평가가 많다. 사회탐구 과목은 작년 수능에서 지나치게 쉬웠다는 평가를 받은 생활윤리. 윤리와 사상이 가장 어려웠고, 다음으로 경제> 한국지리>정치와 법≒사회문화 순으로 난도가 높았다. 세계 지리> 세계사≒동아시아사는 비교적 평이했다는 평가가 다수다.
3월 학평은 고3에게는 처음으로 치러지는 수능모의고사이지만, 그 범위가 한정적이고 선택과목 준비가 미비한 수험생이 상당수이므로 수능성적을 단정 지을만한 의미를 부여하기란 어렵다. 고3생 기준으로 시험 결과 면에서 수능과 일치율이 비교적 높은 시험은 아무래도 평가원이 주관하고 출제하는 6월 모의평가라 할 수 있다. 3월 학평은 끝났지만 이제 수능으로 가는 여정에 첫 단추를 푼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