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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28일 서울특별시교육청이 주관해 실시한 3월 전국연합학력평가(이하 3월 학평)의 채점 결과가 4월 17일 발표됐다.
이번 3월 학평에서 가장 큰 관심사 중 하나는 2022학년도 수능시험 때부터 도입한 선택 과목에 따른 유불리를 판단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 다시 말하면 국어 영역에서는 ‘화법과작문, 언어와매체’ 중 어느 과목을 선택하는 것이 유리한지, 수학 영역에서는 ‘확률과통계, 미적분, 기하’ 중 어느 과목을 선택하는 것이 유리한지를 살피는 것이 아닐까 한다.
왜냐하면 현행 수능시험 국어·수학 영역의 점수가 공통 과목 점수를 활용해 선택 과목 점수를 조정하는 방식으로 산출해 선택 과목별 응시 집단의 학력 수준과 출제 난이도 등에 따라 점수의 유불리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국어·수학 영역의 선택 과목에 따른 유불리는 선택 과목제를 처음 도입한 2022학년도 수능시험 이후 뜨거운 이슈가 됐고, 올해도 여전히 뜨거운 이슈가 될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2025학년도 정시 모집에서는 건국대·경희대·동국대·성균관대·연세대·이화여대·중앙대·한양대 등 주요 대학들이 그동안 자연계 모집단위에서 수학 영역(미적분/기하)과 탐구 영역(과학탐구) 응시자만 지원을 허용하던 것을 폐지하고 수학 영역(확률과통계)과 탐구 영역(사회탐구) 응시자의 지원도 허용하는 것으로 변경해 선택 과목에 따른 유불리를 더 고려해야 할 필요가 있다.
국어·수학 영역의 선택 과목의 성적 유불리는 원점수 평균으로도 어느 정도 확인 가능하다. 시·도교육청이 주관해 실시하는 학력평가에서는 국어·수학 영역의 선택 과목별 원점수 평균을 공개해 비교가 가능하다. 반면,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서 주관해 실시하는 수능시험과 수능 모의평가에서는 국어·수학 영역의 선택 과목별 점수를 공개하지 않는다.
이번 3월 학평에서 수학 영역의 경우 미적분 52.33점, 확률과통계 29.41점, 기하 28.72점으로 미적분이 기하보다 23.61점 높았다. 지난해 3월 학평에서도 미적분 48.67점, 기하 30.84점, 확률과통계 28.79점으로 미적분이 확률과통계보다 19.88점 높았고, 2022년 3월 학평에서도 미적분 45.44점, 기하 32.80점, 확률과통계 26.65점으로 미적분이 확률과통계보다 18.79점 높았다.
국어 영역의 경우에는 언어와매체 59.33점, 화법과작문 50.72점으로 언어와매체가 화법과작문보다 8.61점 높았다. 지난해 3월 학평에서도 언어와매체 61.61점, 화법과작문 52.14점으로 언어와매체가 화법과작문보다 9.47점 높았고, 2022년 3월 학평에서도 언어와매체 59.98점, 화법과작문 55.91점으로 언어와매체가 4.07점 높았다.
선택 과목별 응시자 비율은 국어 영역의 경우 화법과작문 62.2%(200,118명), 언어와매체 37.2%(119,470명)로 화법과작문이 많았고, 수학 영역의 경우에는 확률과통계 53.4%(171,761명), 미적분 43.5%(139,784명), 기하 2.3%(7,334명)로 확률과통계가 가장 많았다. 지난해 3월 학평에서도 국어 영역은 화법과작문 62.4%(191,654명), 언어와매체 37.6%(115,423명)로 화법과작문이 많았고, 수학 영역의 경우에는 확률과통계 53.9%(165,146명), 미적분 43.4%(133,116명), 기하 2.7%(8,131명)로 확률과통계가 가장 많았다. 2022년 3월 학평에서도 국어 영역은 화법과작문 65.4%(196,795명), 언어와매체 34.7%(104,362명)로 화법과작문이 많았고, 수학 영역은 확률과통계 56.8%(170,622명), 미적분 39.1%(117,397명), 기하 4.1%(12,403명)로 확률과통계가 가장 많았다.
이번 3월 학평에서 특히 유의해서 봐야 할 부분이 있다. 응시자 수가 지난해 308,815명이었던 것이 321,493명으로 12,678명 증가했다는 점이다. 응시자 수가 이처럼 증가한 것은 고3 학령인구가 증가했기 때문이다. 이에 2025학년도 대학입시에서의 지원 경쟁은 2024학년도보다 조금 더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이에 더해 이미 알고 있듯이 의과대학 입학 정원이 2,000명 증원될 수도 있어 재수생 등 N수생이 크게 증가해 고3 수험생들의 입시 경쟁은 더 치열해지지 않을까 싶다.
이번 3월 학평의 채점 결과를 지난해 3월 학평을 비교하여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고3 수험생들은 이번 3월 학평 성적 결과에 만족하지 말고, 11월 수능시험에서 보다 높은 점수를 얻기 위한 디딤돌로 삼았으면 한다.
◇ 사회탐구 영역 생활과윤리, 과학탐구 영역 생명과학Ⅰ 가장 많이 응시
이번 3월 학평에는 고3 수험생 321,493명이 응시했다. 이는 지난해 3월 학평에 308,815명이 응시했던 것보다 12,678명이 증가한 것이다. 이번 3월 학평에서 응시자 수가 증가한 것은 앞서 언급한 것처럼 고3 학령인구가 증가했기 때문이다.
이번 3월 학평의 영역 응시자 수는 한국사 영역이 321,493명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영어 영역 321,113명, 국어 영역 319,588명, 탐구 영역 318,881명, 수학 영역 318,879명 순이었다. 이 중 선택 과목을 두고 있는 국어·수학 영역의 선택 과목별 응시자 수는 국어 영역의 경우 화법과작문 200,118명, 언어와매체 119,470명으로 화법과작문이 1.7배 더 많이 응시했다. 지난해 3월 학평에서도 화법과작문 191,654명, 언어와매체 115,423명으로 화법과작문이 1.7배 더 많이 응시했었고, 2022년 3월 학평에서도 화법과작문 196,795명, 언어와매체 104,362명으로 화법과작문이 1.8배 더 많이 응시했다.
수학 영역의 경우에는 확률과통계 171,761명, 미적분 139,784명, 기하 7,334명으로 확률과통계가 기하보다 무려 23.4배 더 많이 응시했다. 지난해 3월 학평에서도 확률과통계 165,146명, 미적분 133,116명, 기하 8,131명으로 확률과통계가 기하보다 무려 20.3배 더 많이 응시했었고, 2022년 3월 학평에서도 확률과통계 170,622명, 미적분 117,397명, 기하 12,403명으로 확률과통계가 기하보다 13.8배 더 많이 응시했었다.
이러한 국어·수학 영역의 선택 과목별 응시자 수는 6월과 9월 수능 모의평가는 물론 11월 수능시험에서 변동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수학 영역의 경우 미적분 응시자가 더 많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치러진 2024학년도의 경우 3월 학평에서 43.1%(133,116명)이었던 미적분 응시자 비율이 수능시험에서는 48.9%(217,380명)로 증가했었다. 올해에도 이와 비슷하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절대평가 9등급제로 시행되는 영어 영역의 응시자 비율은 지난해 3월 학평과 거의 동일했다. 지난해 3월 학평에서는 전체 응시자의 99.9%(308,404명)가 응시했는데, 이번 3월 학평에서도 전체 응시자의 99.9%(321,113명)가 응시했다. 한국사 영역은 필수 영역으로 지난해 3월 학평과 마찬가지로 전체 응시자 모두가 응시했었다.
탐구 영역은 사회탐구와 과학탐구를 통합으로 실시함에 따라 사회탐구를 몇 명이 응시했는지, 과학탐구를 몇 명이 응시했는지를 정확히 알 수는 없다. 다만, 선택 과목별 응시자 수가 발표돼 사회탐구가 과학탐구보다 좀 더 많은 수험생이 응시했다는 것은 알 수 있다. 이는 최대 선택 과목의 응시자 수가 사회탐구에서는 생활과윤리가 112,887명이었고, 과학탐구에서는 생명과학Ⅰ이 100,312명이었다는 것으로 알 수 있다. 지난해 3월 학평에서도 사회탐구에서는 생활과윤리가 103,451명, 과학탐구에서는 생명과학Ⅰ이 101,762명으로 가장 많이 응시했다.
사회탐구 영역의 과목별 응시자 수는 생활과윤리 > 사회문화 > 윤리와사상 > 한국지리 > 정치와법 > 세계지리 > 동아시아사 > 세계사 > 경제 순이었다. 그리고 Ⅱ과목을 실시하지 않은 과학탐구 영역의 과목별 응시자 수는 생명과학Ⅰ > 지구과학Ⅰ 〉물리학Ⅰ > 화학Ⅰ 순이었다. 이와 같은 탐구 영역의 과목 선택 순위는 6월과 9월 수능 모의평가는 물론 11월 수능시험에서도 큰 변동 없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혹시 탐구 영역의 응시 과목을 아직 정하지 못한 수험생이 있다면, 한 과목은 2학년 때까지 배운 과목 중에서 선택하고, 다른 한 과목은 3학년 때 배우는 과목 중 선택하는 방안을 우선적으로 고려했으면 한다. 학교 공부와 수능시험을 함께 대비하는 것이 부족한 수험 시간을 보다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방법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미 응시 과목을 정했다면 변경은 고려하지 않았으면 한다.
그리고 현행 수능시험에서 탐구 영역은 사회탐구에서 1과목과 과학탐구에서 1과목을 선택할 수 있지만, 이렇게 선택해 대비하지 않길 당부한다. 특히 자연계 모집단위로 지원하고자 하는 이과 수험생이라면 반드시 과학탐구에서 2과목을 선택해 대비하길 권한다. 자연계 모집단위를 개설하고 있는 대다수 중·상위권 대학들이 과학탐구를 지정 반영하거나 과학탐구 응시자에게 가산점을 부여하기 때문이다.
◇ 3월 학평과 앞으로 치르게 수능 모의시험은 백분위 성적으로 비교하라
3월 학평 채점 결과에서는 영역 및 선택 과목별 원점수 평균과 표준편차를 비롯해 9등급 등급 구분 표준점수와 점수대별 누적 인원 분포표도 함께 보여주고 있다. 그런데 이러한 채점 결과 자료만을 보고 어느 영역이 유리하고, 어느 영역이 불리하고를 단순하게 판단해서는 안 된다.
영역별 출제 난이도와 응시자 수 등에 따라 응시 영역과 선택 과목 간에 점수 차가 3월, 5월, 7월, 10월 학평은 물론, 6월과 9월 수능 모의평가와 11월 수능시험에서도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영역이나 과목을 변경하고자 할 때는 원점수가 높다는 이유만으로 변경하지 않았으면 한다.
또한 수능시험 성적표에는 영어·한국사·제2외국어/한문 영역은 원점수에 따른 절대평가 9등급으로 표기되고, 나머지 영역이나 과목들은 상대평가에 따른 표준점수·백분위·등급이 표기된다. 이 중 표준점수는 난이도가 쉽게 출제되면 낮은 점수로 나오고, 어렵게 출제되면 높은 점수로 나온다.
이에 영역별 성적 향상 정도 등을 파악하고자 할 때는 문제가 쉬었다, 어려웠다에 따라 점수가 변화하는 원점수나 표준점수보다는 전체 응시자 중에서의 성적 위치를 보여주는 백분위로 파악하는 것이 좋다. 아울러 영역 및 과목별 백분위를 기준으로 앞으로의 성적 향상 목표는 물론 학습 계획 등을 세워 꾸준히 실천해 나가길 당부한다.
◇ 표준점수 최고점 수학 영역이 154점으로 가장 높았다
선택 과목을 두고 있는 국어·수학 영역의 표준점수 최고점은 국어 영역이 150점, 수학 영역이 154점이었다. 그렇다고 등급별 구분 표준점수에 있어서도 국어·수학 영역의 최고점과 동일한 점수 차를 보이지는 않았다.
1등급의 경우는 수학 영역 137점, 국어 영역 133점으로 수학 영역이 4점 높은 점수를 보였다. 2등급도 수학 영역 127점, 국어 영역 125점으로 수학 영역이 2점 높은 점수를 보였고, 3등급도 수학 영역 117점, 국어 영역 116점으로 수학 영역이 1점 높은 점수를 보였다. 하지만, 4등급은 국어 영역 106점, 수학 영역 105점으로 국어 영역이 1점 높은 점수를 보였으며, 5등급도 국어 영역 95점, 수학 영역 90점으로 국어 영역이 5점 높은 점수를 보였다.
만점자 비율은 국어 영역 0.02%(63명), 수학 영역 0.27%(865명)이었다. 참고로 지난해 3월 학평에서는 국어 영역 0.11%(334명), 수학 영역 0.11%(334명)이었으나, 2024학년도 수능시험에서는 국어 영역 0.01%(64명), 수학 영역 0.14%(612명)이었다.
이러한 만점 비율로 볼 때 이번 3월 학평에서 국어 영역은 지난해 3월 학평보다는 어렵게 출제됐지만, 2024학년도 수능시험과는 비슷하게 출제됐다고 볼 수 있다. 수학 영역은 지난해 3월 학평과 2024학년도 수능시험보다 쉽게 출제됐다고 볼 수 있다.
탐구 영역의 표준점수 최고점은 사회탐구의 경우 윤리와사상이 81점으로 가장 높았고, 이어 생활과윤리 80점, 경제 79점, 한국지리 78점, 세계지리·사회문화 74점, 동아시아사·정치와법 73점, 세계사 72점 순이었다. 이에 비해 1등급 구분 표준점수는 경제가 75점으로 가장 높았고, 그 뒤로 한국지리·정치와법 71점, 윤리와사상·동아시아사·세계사 70점, 생활과윤리·세계지리·사회문화 69점 순이었다. 1등급과 2등급 간의 구분 표준점수 차는 경제가 10점으로 가장 컸고, 이어 한국지리 7점, 윤리와사상·정치와법·사회문화 6점, 생활과윤리·세계지리·동아시아사·세계사 5점 순이었다.
과학탐구의 경우 표준점수 최고점은 물리학Ⅰ이 77점으로 가장 높았고, 이어 화학Ⅰ 76점, 생명과학Ⅰ 73점, 지구과학Ⅰ 72점 순이었다. 1등급 구분 표준점수는 물리학Ⅰ·화학Ⅰ·지구과학Ⅰ이 70점이고, 생명과학Ⅰ이 69점이었다. 1등급과 2등급 간의 구분 표준점수 차는 물리학Ⅰ·화학Ⅰ이 6점이었고, 생명과학Ⅰ·지구과학Ⅰ이 5점이었다.
이러한 영역/과목 간 등급 구분 점수 차는 난이도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고3 수험생들은 자신의 점수가 등급 내에서 어느 정도인지 반드시 확인해 둘 필요가 있다. 이는 앞으로 영역/과목별 대비 전략을 세우는 데 있어서 중요한 기준이 돼주기 때문이다. 비록 동일 등급이라고 하더라도 목표 점수를 세우고 대비하는 것이 수능시험 성적 향상에 더 많은 도움이 된다는 점을 잊지 않았으면 한다.
이에 더해 표준점수 최고점이 높은 영역이라고 해서 전체 등급별 구분 표준점수도 높을 것으로 예단하지 않았으면 한다. 아울러 이번 3월 학평에서 어렵게 출제됐다고 수능시험에서도 어렵게 출제될 것이라고 단정하지 않았으면 한다.
절대평가 9등급제로 성적이 표기되는 영어 영역의 등급 간 응시자 비율은 1등급 7.99%(25,654명), 2등급 15.49%(49,744명), 3등급 18.55%(59,574명), 4등급 16.42%(52,741명), 5등급 12.66%(40,660명) 등으로 5등급 이내가 71.11%를 차지했다. 참고로 지난해 3월 학평에서 1등급 1.98%(6,098명), 2등급 8.49%(26,177명), 3등급 16.01%(49,367명), 4등급 17.24%(53,158명), 5등급 14.36%(44,277명) 등으로 5등급 이내가 58.02%를 차지했었다. 이는 지난해 3월 학평보다 쉽게 출제됐다는 것이 된다. 특히 1등급 비율이 4배 이상으로 많은 만큼 쉽게 출제됐다.
한국사 영역은 1등급 11.24%(36,145명), 2등급 10.41%(33,456명), 3등급 14.31%(46,008명), 4등급 17.10%(54,966명), 5등급 16.65%(53,525명) 등으로 5등급 이내가 69.71%를 차지했다. 지난해 3월 학평에서는 1등급 7.71%(23,810명), 2등급 13.27%(40,975명), 3등급 18.26%(56,378명), 4등급 18.19%(56,169명), 5등급 14.91%(46,039명) 등으로 5등급 이내가 72.34%를 차지했었다.
영어와 한국사 영역의 등급별 응시자 비율 역시 6월과 9월 수능 모의평가와 11월 수능시험에서도 변화가 있겠지만, 이번 3월 학평의 등급별 비율에서 크게 벗어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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