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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성준의 학종 전략 자료집] KAIST 자기소개서는 어떻게 작성해야 할까?

  • 등록 2024.08.11 23:0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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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기술분야에서 평소에 가지고 있던 남과 다른 자신만의 질문”

  • KAIST 자기소개서의 첫 번째 문항에서 묻는 내용이다. 처음부터 무슨 말을 써야 할지 갑갑하다. 하지만 이 질문은 아주 좋은 질문이다. 대학, 그러니까 학문을 공부하려고 하는 곳에서 입학생을 가리기에 좋을 뿐 아니라, 대학을 지원하는 학생 입장에서도 정말 하고 싶은 공부가 있어서 열심히 살아왔다는 점을 입증하기에 좋다.

    ◇ 인공지능을 알고 싶다면

  • 문성준 입시투데이컨설팅학원 입시컨설팅 소장.
    ▲ 문성준 입시투데이컨설팅학원 입시컨설팅 소장.

    인공지능에 관심이 있는 정도가 아니라 진짜로 인공지능에 대해서 배우고 자신도 직접 만들어서 쓸모를 입증하고 싶은 학생이 있다고 치자. 이 학생이 인공지능을 공부하기 시작한 때는 단지 인공지능이 요즘의 ‘대세’ 중 하나라고 생각해서 관심을 가지게 되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이 정도 단계에 머물지 않고 인공지능을 학습시키는 방법이 궁금해서 찾아본다. 지도학습과 비지도 학습의 원리를 이해한다. 자기도 해보고 싶어졌다. 이제는 파이썬으로 알고리즘을 짠 후에 사람 얼굴과 수박을 구분해내도록 직접 학습까지 시켜본다. 얼추 구분은 하는데 데이터가 적어서인지 아주 만족스럽지는 않다. 이 학생은 학습 데이터의 수가 인공지능의 성능 사이에 구체적으로 어떤 연관이 있는지 궁금해한다. 데이터의 수를 줄여도 성능에서는 차이가 없는 인공지능 알고리즘은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그러다가 직접 시도해 본다. 이렇게 인공지능을 공부하다 보니 자꾸만 수학이 튀어나온다. 미적분, 벡터, 행렬 등 수학 교과에서 배운 내용이 인공지능에 어떻게 쓰이는지 체계적으로 알고 싶어졌다. 그래서 인공지능 수학을 더 파헤쳐 본다. 한편으로는 오픈AI의 chatGPT를 가지고 이런저런 작업들을 시도해 보다가 인공지능의 발전 과정이 궁금해졌다. 거슬러 올라 앨런 튜링까지 공부해 본다. 이 과정에서 과거부터 참 다양한 방법으로 기계를 학습시켜왔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엄청난 발전이 놀랍다. 그렇다면 과연 앞으로 인공지능은 인간처럼 생각하게 될까? 이것이 가능한 기술의 방향은 무엇일까?

    ◇ 무언가를 정말 하고 싶은 학생의 태도

    요지는 이것이다. 무엇인가를 정말 하고 싶다면 궁금한 게 많다. 그리고 그 궁금한 것들을 하나씩 해소하면 새로운 과제들이 나타나며, 무엇보다 궁극의 목표가 생긴다. 이 목표가 ‘과학기술분야에서 평소에 가지고 있던 남과 다른 자신만의 질문’이 된다. 그 목표는 달성할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달성할 수 있을까? 이런 궁리까지 하게 된다. 그리고 이 목표를 위해서 이런저런 시도를 해 본다. 물론 고등학교라는 환경적 제약이 있기는 하지만 그래도 뭐든 해 본다.

    대학은 공부 잘하는 학생을 선발하고 싶어 하지만 공부만 잘하는, 그러니까 성적만 좋은 학생을 선발하고 싶어 하지는 않는다. 왜냐하면 대학은 대학 졸업 후 성공적인 삶을 살아갈 가능성이 큰 학생을 선발하려고 하며, 성공적인 삶을 달성한 사람들은 ①목표가 분명하고, ②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구체적인 수단을 가지고 철저하게 계획을 수립하고, ③노력해서 성과를 얻는다. 그리고 ④이번 성과에 멈추지 않고 스스로 평가해 보고서는 다시 새로운 목표를 설정해서 노력한다. 여기서 ‘성공’이라는 것이 무슨 대단한 것은 아니다. 일하는 분야에서 나름 인정받고 살아간다면 ‘성공’이다. 그리고 대학의 지위은 동문의 힘에서 나오는 것이기 때문에 졸업생 중 성공한 사람이 많을수록 대학 입장에서는 좋다. 그리고 고교 때 ①~④를 반복하는 방식으로 학습과 활동을 했다는 것이 확인되면 선발을 망설일 이유가 없다.

    대학의 시선으로 볼 때, 정말 달성하고 싶은 목표가 있어서 열심히 노력한 학생이라면,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피할 수 없는 과제, 즉 질문이 있을 수밖에 없다. 저 앞의 가상의 인공지능에 빠진 학생의 예시처럼 말이다. 그래서 KAIST가 모든 대학을 대표해서, 그리고 유일하게 ‘질문’을 물어본다. “너의 질문은 무엇이니?” 자신은 분명 고교 때 ○○분야에 대해 진심으로 열정을 담아 공부했는데, ‘나만의 질문’이 무엇인지 모르겠다는 학생이 있을 수 있다. 이런 경우에는 자신에게 가장 중요한 질문이 무엇인지 구체적인 언어로 표현해 본 적이 없어서 그렇게 느껴지는 것이니 걱정할 필요는 없다.

    ◇ 자기소개서 문항 1, 2, 4번을 한 번에 해결하는 방법

    이제 ‘나만의 질문’을 찾으면서 동시에 KAIST 자기소개서 [문항 1, 2, 4]를 해결하는 방법을 설명하고자 한다. 아래 표에서 핵심을 요약했다. 아래 표에 핵심적인 내용을 맥락이 만들어지게, 그러니까 나름 스토리가 되게 적은 후에 각각을 구체적으로 서술하면 [문항 1, 2, 4]는 끝이다.

  • [문성준의 학종 전략 자료집] KAIST 자기소개서는 어떻게 작성해야 할까?

    이를테면 인생의 목표는 이런 것이다. “저는 인간 마음의 물질적 작용을 규명함으로써 인간을 더욱 깊이 이해할 수 있는 과학적 성과를 남기는 신경과학자가 되고자 합니다.” 이런 목표를 가진 학생이라면 “인간의 뇌에서는 어떤 물질적 작용이 일어나길래 ‘마음’이 만들어질까? 그리고 그 ‘마음’이 생성되는 데에는 뇌만 관련이 있을까?”라는 질문을 할 것이다.

    그런데 이 학생이 이런 목표와 질문을 가지게 된 이유, 과정은 단순하지는 않을 것이다. 앞의 인공지능에 빠진 학생처럼 아주 작은 궁금함에서 시작해서 파헤치다 보니 궁금해진 것도 많고 이것들을 해결하는 일련의 과정, 그러니까 인터넷 서핑 수준이 아니라 문헌 학습에 더해 직접 이것저것 시도한 경험에서 자신의 지향점이 만들어졌을 것이다. 이 과정은 진로에 대해 성숙해지는 과정이고 문제의식이 성장한 과정이기도 하다. 이게 [문항 1]의 답변이다.

    그런데 이렇게 진로에 대해 성숙해진 과정에서 여러 학습과 경험이 있었겠지만, 가장 핵심적이면서도, 무엇보다도 자신의 지식과 지적(과학적) 사고가 비약적으로 성장한 일련의 학습(또는 경험)이 있었을 것이다. 예를 들어 인간의 마음에 대해서 공부하다가 1986년부터 판매되기 시작해서 이제는 우울증 치료제로 아주 광범위하게 쓰이는 프로작을 알게 되었다고 치자. 이 약물이 사람의 마음에 영향을 주는 생화학적 기전을 공부하고 나니, 신경전달물질들이 관여하는 것들이 궁금해 찾아보고, 최근에 마음과 약물의 상관관계를 연구한 사례를 조사하면서 신체 안의 물질적 작용과 마음의 관계에 대해 ‘상상적 가설’도 세워가며 검증해 보는 과정을 밟았더니, 마음과 관련한 신경계 작용에 대한 체계적인 지식과 과학적 방법 이해를 찐~하게 경험했다고 치자. 무엇에든 꽂혀서 파헤쳐 봤다면 이런 경험은 있을 것이다. 이 경험을 정리하면 [문항 2]의 답변이 된다.

    이렇게 밀도 높은 학습 경험에도 불구하고, 고등학교라는 공간 안에서는 해결할 수 없는 문제가 있겠다. 신경전달물질에 대해 체계적인 실험을 하기에는 한계를 경험할 수밖에 없다. 그리고 자신의 ‘상상적 가설’ 검증이 완벽하다고 할 수 없을 만큼 지식이 부족함도 확인이 된다. 그럼, 이제 공부를 더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대학에 가야 한다. 대학에 가서는 기초학문을 배우는 것은 기본이고, 이에 더해 해야 할 공부가 생겼다. 이 내용을 정리하면 [문항 4]의 답변이 된다. ①진로 목표의 제시, ②고교 때 진로를 위한 학습에 대한 평가, ③그 평가를 바탕으로 할 때, 대학에서 해야 할 공부.

    ◇ 남은 문항은 3번

    [문항 3]의 (1)은 타인이나 공동체에 기여한 경험이다. 고등학교 전체를 돌아볼 때, 타인이 겪는 문제나 공동체가 해결해야 할 과제가 있는 상황에서 그 문제를 해결하거나 과제를 수행하는 데에 자신이 주도했던 경험을 찾으면 된다. 핵심은 ‘문제 해결’이다. 문제를 해결하려면 ①문제 상황이 있어야 하고, ②그 문제의 원인은 분석해야 해야 하고, ③문제 해결을 위한 구체적인 수단을 강구해야 하고, ④그 수단을 사용해서 문제 해결을 시도해서 결과를 낳아야 한다. 800자나 되는 [문항 3]을 ‘드라마틱’하게 서술하려면 왠지 한 번에 완벽하게 해결하지 못한 경험이 더 나을 수 있다. ④의 결과를 평가해 봤더니 뭔가 부족해서 이를 다시 문제로 설정해서 해결을 시도한 과정이 더 고생도 많았고, 끝까지 문제를 해결하려는 의지도 보일 수 있다. 이러한 구성은 [문항 3]의 (2)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역경 극복도 분석과 극복 수단과 실천이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런 [문항 3]의 구성은 사실 [문항 2]와 많이 닮았다. 반드시 두 문항의 구성이 같아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모두 문제 혹은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평가도 해 가면서 마침내 목표를 달성한 과정으로 서술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래는 [문항 2]와 [문항 3] 답변 구성의 단순한 예시이다. 아래 구성을 두 번은 반복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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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은 문제들

    특기자 전형의 경우 [문항 2]의 질문은 “본인이 생각하는 자신만의 특기 분야를 제시하고, 해당 분야에서 어떻게 최상위 인재에 해당하는지를 기술해 주시기 바랍니다.”이다. 여기서 특기 분야는 보통의 고등학생은 성과를 낼 수 없는 특기를 강조하는 것이다. 올림피아드 수상, 인정받은 연구 등등의 성과를 말한다. 자신이 내세운 특기를 갖추게 된 과정(지적 성장)과 자신의 성과의 의의를 제시하면 된다.

    창의도전전형, 학교장추천전형, 일반전형, 고른기회전형의 [문항 2]에는 “고교 졸업자의 경우, 반드시 고교 졸업 이후의 활동을 포함하여 작성”이 조건으로 제시되어 있다. KAIST에 입학하려는 학생들 중에서는 다른 대학의 이공계에서 공부한 학생들이 있다. 이런 경우에는 대학 성적증명서를 제출함과 동시에 그 대학에서 어떤 성장을 했는지도 포함해서 서술해야 한다. 고교 3년 + 대학 몇 년의 과정에서 어떤 문제를 해결한 것이 가장 큰 성과인지 생각해 봐야 한다. 고교 졸업 후 대학까지 다녔는데, 문제의식과 학습 경험을 고교 때의 것으로만 서술한다면 아무래도 KAIST 입장에서는 성장하는 학생으로 평가하지는 않게 될 듯하다.

    자기소개서와 별개로 창의도전, 학교장추천, 외국고전형의 경우는 독서이력 3권, 일반, 고른기회, 특기자전형의 경우는 독서목록 5권을 제출해야 한다. 우선 자신이 읽고 충분히 그 내용을 정리하고 생각해 본 책은 선택해야 한다. 그리고 여러 권이니 인문사회 분야의 책도 한 권쯤은 제출하는 게 좋지 않을까 싶다. 반드시 그래야만 한다는 것은 아니다. 다만, ‘융합적’ 인재임을 은근히 내세우기에 좋아서 그런 것이다. 그리고 다소 내용이 많이 겹치는 내용의 책을 동시에 기재하는 것은 시야가 좁은 학생으로 비칠 수 있다. 다른 대상을 다루는 책들은 선택하는 것이 좋겠다. 마지막으로 자기소개서와 아주 딱 떨어지는 책들만 고를 이유는 없다. 오히려 흥미로운 학생으로 보이지 않는다. 자기소개서에서는 아주 분명한 목표를 제시하고 이를 위해서 열정을 쏟은 경험을 일관된 맥락에서 서술했는데, 이와는 다소 다른 문제의식이나 관심, 통찰을 독서이력에서 보여준다면 입체적인 학생으로 평가받을 수 있겠다.

    독서 이력 300자 서술에서 가장 주의해야 할 점은 책 내용은 요약해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책 내용을 평가자에게 설명하려는 태도는 모두 버리고 서술해야 한다. 그리고 책에 대한 ‘소감’을 ‘뜻깊었다,’ ‘감동적이다’와 같은 애매한 정서적 표현으로는 쓰지 말자. ①책에서 가장 중요한 내용은 한 문장으로 A인데, ②이것이 의미하는 바를 해석하자면 B이다. ③그래서 나는 이 책을 읽고 C에서 D로의 변화를 겪었다. ④그래서 이 책은 나에게 E의 의미이다. 이런 맥락이면 무난하겠다.

    ◇ 마지막 조언

    [문항 1]에 ‘남과 다른 자신만의’라는 표현이 있다. 이것에 대해 너무 고민하지 말자. 질문 자체는 아주 유사한 경우가 많을 수밖에 없다. 이건 인간 사회의 진리라고 생각해도 무방하다. 그러나 궁극적 질문에 도달하게 된 과정이 일치하는 경우는 거의 없을 것이다. 정말 진심으로 탐구하는 과정에서 문제의식이 성장했다면 말이다. 그러니 자신의 학습과 경험에 주목해서 어떻게 성장해 왔는지 곰곰이 정리하면 ‘남과 다른 자신만의’라는 표현이 별 의미가 없다는 걸 이해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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