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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황윤섭 경희대 입학처장 “고교연계전형 손볼 수도… 추천서는 가능한 내길”

[주요 대학 입학처장 릴레이 인터뷰] 8. 황윤섭 경희대학교 입학처장


《대입이 변곡점을 맞이하고 있다. 정시 비중 확대, 수능 과목 구조 다변화 등 굵직한 변화를 예고한 2022학년도 대입 개편을 앞두고 대학마다 개편사항을 순차적으로 안착시키기 위한 방안을 고심 중이다. 대학의 고민이 깊어질수록 이를 지켜보는 수험생과 학부모의 불안도 크다. 대대적인 변화를 앞둔 2022학년도 대입도 걱정이지만 이러한 과도기 속에 치러지는 2020, 2021학년도 대입도 혼란이 불가피해 보이기 때문. 고1부터 고3까지 모든 학년이 ‘매년 조금씩 다른 대입’을 준비해야 하는 상황부터가 예측 가능성과 제도의 안정성이 무엇보다 중요한 대입에서 유례없는 일이다. 이에 <에듀동아>는 대입제도를 둘러싼 혼란 속에서 수험생이 중심을 잡고 올바른 대입 전략을 세울 수 있도록 ‘주요 대학 입학처장 릴레이 인터뷰’를 연재한다. 주요 대학을 중심으로 각 대학의 입학 업무를 총괄하는 입학처장을 만나 2020~2022학년도 대입에 관한 대학별 변화와 전망을 직접 묻고 들었다.》

 


황윤섭 경희대학교 입학처장 


지난해 2월 취임해 올해로 2년째 경희대의 입학정책을 이끌고 있는 황윤섭 경희대 입학처장(무역학과 교수)은 “첫해 때는 멋모르고 했는데 1년 해보니 오히려 더 어려워진 것 같다”며 입학처장으로서 느끼는 책임감과 고충을 털어놓았다. 그는 “지난 1년 동안 전국을 다니며 학생들을 만나보니 (입학처장으로서의) 말 한마디, 행동 하나하나가 많은 학생과 학부모에게 많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입시에서는 작은 부분에서라도 공정성과 투명성이 어긋나면 바로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늘 명심하고 철저하게 원칙을 지키며 지도 감독할 것”이라고 밝혔다.


○ 수능 위주 전형 30%는 최대한 맞출 것… 선택과목 지정은 ‘불가피’

경희대는 2020학년도 30.8%, 2021학년도 32.7%로 정시 비율(정원 내 기준)을 점차 늘린다. 이 수치만 보면 정시 확대를 주요 내용으로 하는 2022학년도 대입 개편에 큰 제약이 없을 것으로 보이나 세부적으로 따져보면 그렇진 않다. 이번 대입 개편이 정시에서도 수능 위주 전형의 30% 이상 확대를 요구하기 때문이다. 현재까지 나온 계획 중 정시 비율이 가장 높은 2021학년도에도 수능 위주 전형을 기준으로 따져보면 25.6%에 그쳐, 추후 수능 위주 전형 확대를 위한 변화가 불가피하다. 여기에 교육부가 기존 요구해왔던 대로 수능 위주 전형 비율 산정에서의 모수를 특성화고졸업자·재외국민 전형 등의 정원까지 포함시키면 변화 폭이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이에 대해 황 처장은 “2022학년도에 수능 위주 전형 30% 이상을 맞추는 것을 목표로 순차적 변화를 시도하고 있고 여러 논의를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수능 위주 전형 비율 산정에 대해서는 조정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대입 개편 공론화 과정에서 비율에 대한 세부 논의까지는 이뤄지지 않았는데 애초 취지를 봐도 기본적으로 수능을 보는 학생 범위를 기준으로 모수를 잡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며 “이는 다른 대학 입학처에서도 공통적으로 나오고 있는 의견인 만큼 교육부에 지속해서 입장을 전달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최근 2021학년도 대입전형 시행계획과 함께 발표된 2022학년도 수능 선택과목 지정안에 대해서는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설명했다. 경희대를 비롯한 서울 주요 사립대는 문·이과 통합 교육과정 적용을 위해 2022학년도 수능 과목 구조가 개편됨에 따라 자연계열 모집단위에 한해 지정한 수학과 과학 선택과목을 사전 발표했다. 이에 수험생의 혼란은 줄어들 것으로 보이나 애초 2015 개정교육과정이 추구했던 문·이과 통합 취지는 무색해졌다는 지적이 잇따라 나왔던 상황. 그러나 황 처장은 “문·이과 통합 취지는 절대적으로 공감하나 학생들이 입학한 후 실제 수업을 따라갈 수 있는지 고려하는 것 또한 입학처의 역할”이라며 “의대 등 자연계열 모집단위에서 선택과목 지정 요구가 높았던 것도 있지만, 실제로 입학 후 중도탈락률이나 학업성취도 저하 등을 고려하면 선택과목 지정은 오히려 앞으로 대학 과정을 수학해 나갈 학생들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 ‘고교연계전형’ 재검토 필요, 논술전형 일부 축소 논의

어떤 전형이 확대되면 어떤 전형은 축소될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수능 위주 전형 30%를 맞추기 위한 논의를 진행 중인 경희대는 어떤 전형의 축소를 염두에 두고 있을까. 먼저 황 처장은 수시모집에서 학생부종합전형으로 운영 중인 ‘고교연계전형’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경희대의 고교연계전형은 학교장 추천을 받은 학생을 대상으로 서류평가 70%, 학생부 교과 성적 30%(2020학년도 기준)로 선발하는 전형이다. 학생부종합전형으로 분류되기는 하나 학교장 추천이 필요하고 일반적인 학생부종합전형에 비해 교과 성적 영향력이 비교적 높다는 점에서 타 대학의 학교장추천전형이나 학생부교과전형의 성격을 담고 있는 것이 특징.

황 처장은 “현재 고교연계전형의 경우 3배수를 뽑으면 2.5배수까지 순환이 되는 상황”이라며 “다른 대학에 함께 합격한 학생들이 빠져나가는 등 충원율이 높은 전형이라 인원이나 시스템 자체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판단, 변형이나 축소를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결국 수능 위주 전형 확대에 따른 1순위 축소 대상은 고교연계전형이 될 가능성이 높은 것. 실제로 경희대는 2020학년도에는 고교연계전형의 전형방법을 서류평가를 다소 강화하는 방향으로 변경했으며 2021학년도에는 모집인원을 50명 축소하는 등 꾸준히 변화를 모색 중이다.

여기에 논술전형 또한 일부 축소될 가능성이 있다. 황 처장은 “논술전형은 이미 2020, 2021학년도에도 지속해서 축소하고 있다”며 “그러나 가능한 변화를 최소화하며 대입 개편 내용을 반영하는 것이 가장 큰 목표”라고 덧붙였다.


○ 심층면접은 솔직하되 명확하게, 교사추천서는 가능한 제출

이러한 여러 변화 속에서도 큰 변화 없이 유지될 것으로 보이는 전형은 수시모집 내 ‘네오르네상스전형’이다. 2020학년도 정원 내 기준 전체 모집인원의 4분의 1가량을 차지하는 네오르네상스전형은 전형적인 학생부종합전형으로, 1단계에서 서류평가 100%로 선발한 후 2단계에서 서류평가 70%와 면접 30%로 점수를 내 최종합격자를 선발한다.

여기서 학생들이 주목해야 할 것은 ‘면접’의 특성이다. 경희대는 학생부종합전형의 대표 전형 격인 네오르네상스전형에서 제시문과 출제 문항을 기반으로 하는 이른바 ‘심층면접’을 실시한다. 심층면접은 비교적 단순한 서류 확인 면접과 달리 합격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는데다 제시문과 출제문항을 예측하기 어려워 대다수 수험생이 준비하기 부담스러워하는 평가 요소. 이에 대해 황 처장은 “경희대 심층면접의 경우 출제 문항에 대한 답이 따로 정해져 있는 문항이 아니며 지원자의 인성과 적성, 가치관을 확인하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면서 “정답에 대한 부담을 버리고 평소 생각을 솔직하되 명확하게 답하면 좋은 결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황 처장은 이어 학생부종합전형 서류 간소화를 위해 2020학년도에는 선택, 2021학년도에는 폐지로 변경할 계획을 발표한 교사 추천서에 대한 조언도 건넸다. 그는 “교사 추천서의 단계별 폐지는 수험생 부담 완화를 위한 대입전형 간소화 취지에 따른 것”이라며 “다만 아직 2020학년도에는 선택사항으로 남아있는 만큼 교사 추천서 제출이 가능한 고교 재학생이라면 제출하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


○ 전형마다 경희대 ‘인재상’ 부합 조건을 내세운 이유는?

경희대 대입전형 시행계획을 보면 특이한 부분이 있다. 학생부종합전형인 네오르네상스전형과 고교연계전형에서 지원 자격을 경희대의 인재상인 △문화인 △세계인 △창조인(고교연계전형은 △문화인재 △글로벌인재 △리더십인재 △과학인재) 중 하나에 해당하는 자로 명시하고 있는 점이다. 물론 모든 대학이 고유의 인재상을 중시하고 그를 중심으로 입학정책을 수립하나 경희대처럼 구체적으로 입학전형의 지원 자격 중 하나로 내세우는 곳은 드물다.

이에 대해 황 처장은 “실제로 이를 구체적인 평가 지표로 세워 합격과 불합격을 가르지는 않지만 그만큼 경희대가 고유의 인재상을 중요하게 여기고 있으며 학생들도 지원에 앞서 이에 대해 한 번 더 생각하고 명확히 인지하도록 하기 위해 제시한 것”이라며 “경희대의 교육 목표는 지도자 중에서도 지도자를 양성하는 것이고, 이 점에서 기본적으로는 인성을 굉장히 중시하며 세계를 무대로 인본주의적이면서도 융·복합적인 혁신 역량을 갖춘 인재를 선발해 길러 내려 한다”고 설명했다.

이 연장선에서 황 처장은 경희대의 미래 비전도 강조했다. 그는 “국제적 평가에 비해 국내에서는 고착화된 대학 서열과 ‘벚꽃’ 등으로 대변되는 외적 이미지 때문에 정작 경희대의 대학 자체의 역량에 대해서는 저평가되는 부분이 크다고 생각한다”며 “그러나 사실 대학에서 중요한 것은 교육과 연구 역량이며 이 점에서 경희대는 인류애를 기반으로 수준 높으면서도 차별화된 교육·연구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고 자부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를 통해 학생들은 진정 사회를 빛낼 수 있는 가치 있는 인재로 성장해나갈 수 있을 것이고 이런 점들이 가까운 미래에 국내 대학 평가에도 반영이 될 것이라고 본다”며 “경희대와 같은 비전을 가진 학생들의 적극적인 관심과 지원을 바란다”고 말했다.

▶에듀동아 최유란 기자 cy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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