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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안수한 서울시립대 입학처장 “모집단위별 인재상, 꼼꼼하게 봐야”

[주요 대학 입학처장 릴레이 인터뷰] 9. 안수한 서울시립대학교 입학처장


《대입이 변곡점을 맞이하고 있다. 정시 비중 확대, 수능 과목 구조 다변화 등 굵직한 변화를 예고한 2022학년도 대입 개편을 앞두고 대학마다 개편사항을 순차적으로 안착시키기 위한 방안을 고심 중이다. 대학의 고민이 깊어질수록 이를 지켜보는 수험생과 학부모의 불안도 크다. 대대적인 변화를 앞둔 2022학년도 대입도 걱정이지만 이러한 과도기 속에 치러지는 2020, 2021학년도 대입도 혼란이 불가피해 보이기 때문. 고1부터 고3까지 모든 학년이 ‘매년 조금씩 다른 대입’을 준비해야 하는 상황부터가 예측 가능성과 제도의 안정성이 무엇보다 중요한 대입에서 유례없는 일이다. 이에 <에듀동아>는 대입제도를 둘러싼 혼란 속에서 수험생이 중심을 잡고 올바른 대입 전략을 세울 수 있도록 ‘주요 대학 입학처장 릴레이 인터뷰’를 연재한다. 주요 대학을 중심으로 각 대학의 입학 업무를 총괄하는 입학처장을 만나 2020~2022학년도 대입에 관한 대학별 변화와 전망을 직접 묻고 들었다.》
 


안수한 서울시립대학교 입학처장


서울시립대는 주요 대학 중에서도 다소 특이한 대학이다. 서울특별시가 설립한 수도권 내 유일 공립대인 만큼 모든 부분에서 ‘공공성’을 최우선으로 지향한다는 점에서 그렇다. 2012년 전국 대학 최초로 ‘반값등록금’을 시행한 데 이어 2018학년도부터는 입학전형료와 입학금 또한 받지 않고 있다. 이 역시 전국 대학 중 최초다.

입학전형에서도 특이한 점이 있다. 바로 모집단위별 인재상을 유독 중시한다는 것. 매년 수시모집 학생부종합전형(학종) 평가에 적용되는 모집단위별 인재상을 별도로 공지할 정도다. 지난 28일 서울 동대문구 서울시립대 대학본부에서 만난 안수한 서울시립대 입학처장(통계학과 교수)은 “실제로 평가과정에서 모집단위별 인재상이 크게 작용하는 것이 서울시립대 입학전형의 중요한 특징 중 하나”라며 “모집단위별 특성이 모두 다르기 때문에 동일한 평가 기준으로 선발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본다”고 밝혔다.


○ 2022 수능 선택과목 지정안 8월 전 발표… “다른 주요 대학과 비슷할 것”

2022학년도 대입 개편의 주요 내용 중 하나인 ‘수능 위주 전형 비율 30% 이상 확대’를 두고 고민이 깊은 대학이 적지 않은 가운데 서울시립대는 비교적 이 문제에서 자유롭다. 이미 2020학년도에 정시 비율은 37.1%, 정시에서도 수능 100%로 선발하는 인문자연계열 일반전형 비율은 31.1%를 차지해 수능 위주 전형 비율 30%를 맞추기 위한 변화가 불필요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안 처장은 “아직 비율 산정 모수(母數)가 확정되지 않았기 때문에 달라질 수도 있으나, 내부에서 검토해본 결과 어떻게 모수를 잡아도 수능 위주 전형 비율 30%는 충족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에 이에 따른 변화는 없거나 있어도 크지 않을 것”이라며 “입학제도는 일관성과 예측 가능성이 무엇보다 중요한 만큼 최대한 변화를 최소화하며 2022학년도 대입 개편을 준비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2022학년도 대입 개편으로 수능 과목 구조 또한 개편됨에 따라 교육부가 각 대학에 사전 발표할 것을 권고한 2022학년도 수능 선택과목 지정안은 오는 8월 전 발표한다는 계획이다. 앞서 이달 초 서울대를 비롯한 주요 대학 대부분이 2021학년도 대입전형 시행계획과 함께 2022학년도 수능 선택과목 지정안을 공개한 반면 서울시립대는 아직 해당 계획을 밝히지 않았다. 안 처장은 “현재 모집단위별 의견 수렴을 끝냈고 내부 심의 절차를 밟고 있는 상태”라며 “수험생들이 대비할 시간이 필요한 만큼 오는 8월 전에는 발표를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지정안은 앞서 발표한 다른 주요 사립대와 비슷하게 구성될 전망이다. 고려대와 연세대를 비롯한 주요 사립대는 자연계열 모집단위에 한해 수학에서는 ‘기하’ 또는 ‘미적분’을, 탐구에서는 과학탐구 2개 과목을 지정하는 안을 제출했다. 안 처장은 “대학으로서는 선택지 자체가 많지 않기 때문에 비슷한 내용으로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며 “다만 서울대처럼 과학탐구에서 Ⅱ과목을 필수로 포함하게 하지는 않을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 논술전형 평가방법 변화… 2021학년도에는 전형 ‘색깔’ 보다 뚜렷하게

서울시립대는 2022학년도 대입 개편으로 인한 전형 간 비율 조정의 부담이 크지 않은 만큼 2020, 2021학년도에도 비교적 큰 변동 없이 전형계획을 유지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2020학년도에는 △논술전형 모집인원 축소 △학생부종합전형 교사 추천서 폐지 △융합전공학부 정시모집 신설 외에는 기존 대비 변화가 거의 없다.

다만 2021학년도에는 일부 전형의 전형방법에 다소 변화를 준다. 수시 논술전형과 실기전형이 그 대상이다. 먼저 논술전형과 실기전형 모두 학교생활기록부(이하 학생부) 교과 반영방법을 변경한다. 기존에는 원점수와 평균, 표준편차 성적을 반영했으나 2021학년도부터는 등급을 반영하는 변화다. 이에 대해 안 처장은 “현재의 학생부 반영방법은 교과 성적의 실질 반영 비율이 다소 높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며 “논술전형과 실기전형은 전형 취지 자체가 논술과 실기 능력이 뛰어난 학생을 선발하기 위한 것이므로 전형의 특징을 보다 살리고 수험생의 부담을 줄이기 위한 조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논술전형의 전형방법도 단계별 평가에서 일괄합산 방식으로 바꾼다. 올해 고3을 대상으로 하는 2020학년도 수시모집까지는 1단계에서 논술 100%로 일정 배수의 합격자를 선발한 뒤 2단계에서 논술 60%, 학생부 교과 40%를 합산해 최종 합격자를 선발하는 단계별 평가 방식을 유지한다. 하지만 2021학년도부터는 단계 구분을 폐지하고 논술 60%, 학생부 교과 40%를 일괄 합산해 합격자를 가려낸다. 평가 요소의 실질적 비중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변화인 만큼 향후 대입을 준비하는 학생들이 눈여겨봐야 할 대목이다.

안 처장은 “(최종 단계에서) 학생부 교과가 40% 비율로 반영되다 보니 교과에서 당락이 갈리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면서 “학생부 반영방법을 등급으로 바꾸고, 단계 구분을 폐지하면 교과의 실질 영향력이 축소돼 수험생이 준비 부담을 덜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 서울시립대가 제시하는 ‘모집단위별 인재상’은 학종의 핵심 평가기준

비교적 수능 위주 전형의 비중이 큰 서울시립대지만 다른 대학과 마찬가지로 중심 전형은 역시 ‘학생부종합전형’이다. 2020학년도 기준 학생부종합전형 모집인원은 727명으로 전체의 42.5%(정원 내 기준)를 차지한다.

서울시립대 학생부종합전형 평가에서 주목해야 할 부분은 ‘모집단위별 인재상’이다. 보통 대학 전체의 인재상을 평가에 활용하는 다른 대학과 달리 서울시립대는 매년 학생부종합평가에 지원하는 학생을 위한 모집단위별 인재상을 세세히 서술해 공지한다. 정성평가인 학생부종합평가에서 모집단위별 인재상을 주요 평가지표로 활용할 것임을 명확히 보여주고 있는 것. 안 처장은 “모집단위별 특징이 모두 다르기 때문에 동일한 평가기준으로 학생을 선발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며 “이 점에서 서울시립대는 학생부종합전형 평가에서 ‘모집단위별 인재상’을 기준으로 학생을 평가하며 전공적합성과 모집단위와의 연관성을 중점적으로 살피므로 반드시 지원 전 꼼꼼하게 검토하기를 권한다”고 밝혔다.

대학이 제시하는 인재상이 구체적일수록 전형과 모집단위와 대한 고교생의 이해도는 높아질 수 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그만큼 고교생의 전형 대비 또한 구체성을 띠어야 하는 것은 아닌지 부담스러운 것도 사실. 이에 대해 안 처장은 “고교에서 하기 힘든 활동이나 성과 등을 요구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고교에서 들은 과목과 진행한 활동 등을 통해 지원하는 모집단위에 대한 관심과 역량 등을 보여주기만 하면 충분하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안 처장은 “학생과 교수 모두 행복한 대학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입학업무를 꾸려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3월 입학처장으로 부임한 그는 “변혁기에 입학처장을 맡게 돼 부담감이 크다”며 “대입에서는 절대적으로 옳거나 그른 답이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니기에 더욱 그런 것 같다”고 말했다. 안 처장은 이어 “매년 크고 작은 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이나 가능한 변화를 최소화하고 입학정보를 공개해 수험생의 혼란과 부담을 최소화하는 것을 목표로 할 것”이라며 “무엇보다 서울시립대와 같은 비전을 공유하며 입학 후 행복하게 대학생활에 임할 수 있는 인재를 선발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에듀동아 최유란 기자 cy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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