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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가는 학생부, 이런 점이 다르다?

김은실 ‘김은실세븐멘토’ 대표가 말하는 ‘좋은 학생부의 공통점’

 

  

대입 컨설팅을 하면서 오랜 기간 많은 학생들의 학생부를 탐독해왔다. 매년 읽어내는 학생부 수가 늘어날수록 매의 눈과 같은 날카로운 변별력 또한 더해진다는 느낌을 받는다. 이 과정에서 대학 면접관 수준의 변별력이 자연스럽게 갖춰지게 되었다. 30매에 달하는 묵직한 학생부인데, 읽어보면 어딘가 석연치 않고 허접해 보이는 경우가 있다. 반면 그리 두껍지는 않지만 처음부터 끝까지 읽은 후 괜찮다라는 진한 울림과 감동이 느껴지는 학생부가 있다. 물론 후자가 높은 점수를 받을 가능성이 높다.

 

어느덧 3년간의 학생부를 최종 정리할 시점이 다가오고 있다. 학생 스스로 자신의 학생부가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을지 짐작하기란 쉽지 않다. 이에 무게감이 느껴지는 최상위권 학생부의 공통점을 정리해봤다.

 

 

교사들의 진심이 일관적으로드러나는 학생부

 

1~3학년의 내용이 들쭉날쭉하다면 다소 문제가 있다. 예를 들어 고1 국어 담당 교사는 문학 작품의 해석 능력이 매우 창의적이고 토론과 발표 능력도 뛰어나다라고 평가했는데, 2 국어 담당 교사는 성실한 자세로 임한다는 등의 평범한 평가를 했다면, 신뢰감을 주지 못한다. 또한 봉사 시간이 매년 50시간 내외로 채워진 학생이 봉사 평가 란에는 봉사정신이 투철하며라고 했는데, 담임평가 란 등 다른 영역에서는 인성 부분에 특별한 언급이 없다면, 이 역시 봉사 시간에 기인한 외면적 평가가 아닌가 의심이 들게 한다.

 

학생의 생활태도 및 수업태도 등 성실성과 진지함이 진정이라면 학생부 출결상황부터 맨 마지막 교사 평가 항목까지 일관되게, 진심을 다해 작성한 흐름을 읽어낼 수 있다. 물론 학교에서 몇 명 학생을 정해놓고, 집중관리를 한 덕에 학생이 갖춘 능력과 소양 이상의 내용으로 일관되게 채우는 경우도 있다. 이런 학생부를 대학이 변별해 낼 수 없을지도 모르지만, 이런 경우 대개 관리를 받는 기계적인 느낌이 묻어난다. 간혹 교사가 써줄 말이 마땅치 않을 때 따 붙이기라고 하는, 장문의 미사여구로 작성된 누구에게나 써줄 법한 정도의 변별력 없는 평가는 면접관이 쉽게 알아챌 수 있다. 1단계 서류평가에서 넘어갔다고 해도 2단계 대면 면접까지 속이기는 힘들다. 좋은 학생부일수록 관련 내용에 대한 꼬리를 잇는 심층질문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 수상 실적, 껍데기는 가라'

 

현 고1부터 한 학년에 1개의 수상실적만 대입 자료로 제공된다. 하지만 굳이 이런 조치 때문이 아니더라도 대학의 면접관은 상의 개수로 학생을 평가하지 않는다. 학교마다 대회 횟수가 차이가 크기 때문에 수적으로 평가하는 건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중요한 점은 상의 양이 아니라 질이다. 1~3학년 모두 참가한 대회에서 1학년인데 동상을 수상했다면, 쟁쟁한 선배들을 뛰어넘는 역량을 평가받았다는 의미가 있다. 반대로 1개 학년이 참여한 대회이고 참여자가 20여 명 안팎의 소규모 대회에서 동상을 수상했다면, 앞서 언급한 동상에 비해 낮은 평가를 받을 수 있다. 동아리탐구발표대회, 진로관련 논문작성 대회 등 준비가 쉽지 않고 뛰어난 역량을 가늠하는 대회에서 수상을 했다면 이 또한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다.

 

각 학교에서 치러지는 대회의 상세한 안내는 대학교 측에서 학교 자료에 들어가 열람할 수 있기 때문에, 특정 상의 중요성은 객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

 

 

성적 향상, 필수 요건 아니라지만

 

흔히 학생부전형에서 단순한 내신 평균 등급, 혹은 평균 표준점수로 우열을 가른다는 오해를 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이유로 ‘1.3등급은 떨어졌는데 2등급은 붙었다’, ‘1차 서류에서 서울대는 붙었는데 고려대에서 떨어졌다는 등의 근거 없는 오해를 불러일으키고, 이런 사례들이 학생부종합전형을 불신으로 이어가게 만드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학생의 정성적 평가를 하는 학종에서는 평균등급이 높을수록 유리하지만, 절대적인 요건은 아니다. 가장 높은 점수를 주는 사례는 성적 상승이다. 1학년 때 평균 3.0이었는데, 2,3학년 때 2.5, 1.9로 등급을 올렸다면, 그것도 점수를 올리기 쉽지 않는 국수 주요 과목에서, 혹은 심화과정인 물리화학등의 과목에서 동일 과목 성적 상승이 이뤄졌다면, 학생의 학습능력 평가에서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다.

 

반대로 3개 학년 평균 등급이 1.5인 자연계열의 학생인데, 수학 과학 성적이 학년이 올라갈수록 하향 곡선을 이룬다면, 평균 등급이 올랐다고 해도 이는 학업역량 평가에서 좋지 않는 점수를 받기 쉽다.

 

더불어 주요과목 혹은 전공 관련 과목은 상위권을 유지하는데, 한문, 기가, 한국사, 비전공관련 계열의 과목 등은 눈에 띄게 낮은 점수를 받았다면 성실성을 의심받을 수 있으므로 이 또한 좋은 점수를 받기 힘들다.

 

 

자신의 진로를 탐색하는 과정이 진지하게 느껴진다

 

간혹 진로희망 직업이 매년 바뀐 것을 걱정하는 학생들이 많다. 예컨대 배우-작가-CEO’로 학년마다 진로희망이 바뀐 학생이 있다. 단순 변심으로 인해 직업을 바꿔서 썼다면 문제가 될 수 있다. 그러나 진지한 고민이 깔린 선택이고 변화라면 오히려 더 높이 평가받을 수도 있다. 관건은 희망직업 및 전공이 바뀐 이유를 얼마나 설득력 있게 전달하는가다.

 

배우가 꿈이었는데, 연기의 근간은 시나리오라고 생각해서 멋진 시나리오 작가가 되기로 결심했다혹은 영화 공부를 하면서 영화를 잘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경영을 잘하는 게 더 중요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는 식의 계기와 함께 매 학년 동아리, 진로활동, 논문 작성, 독서 이력 등에서 앞서 언급한 스토리를 이어나갈 수 있는 진지함이 묻어난다면 진로희망이 바뀐 것은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 진지한 탐색 과정이 더해졌다면 고1부터 3년 동안 ‘CEO-CEO-CEO’로 작성하는 것보다 더 설득력이 있을 수 있다.

 

꼭 일관된 활동만이 주목을 받는 건 아니다. 진로희망은 바뀌었으나 해당 동아리 가입이 불가능해서 되도록 관련성 있는 동아리 활동을 해도 무방하다. 명사특강을 들은 태도와 열정적 소감, 과목별 평가에서 묻어나는 진로 관련한 의지와 노력 등이 독서록 및 담임평가에 이르기까지 일관적으로 높이 평가를 받는다면 우수한 점수를 받을 수 있다.

 

 

독서는 양보다는 질

 

독서 이력만 30권을 써냈는데 단편소설 10여 권, 중고 수준의 문학작품이 다수, 진로 관련된 낮은 수준의 책 몇 권인 독서 이력은 높은 평가를 받기 어렵다. 반대로 읽은 책이 10여 권에 불과하지만 무게감 있는 원서, 500쪽 이상의 비문학 관련 책, 전공 관련 양질의 도서 등이 대다수라면 권수가 적더라도 10여 권의 독서에 더 높은 점수를 주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렇다고 독서 이력을 화려하게꾸미는 것에만 치중해선 안 된다. 독서의 내실이 중요하다. 특히 서울대는 자기소개서 항목으로 독서 내용을 써내야 하고, 면접에서도 책 관련 질문이 나올 수 있다. 자신의 수준에 맞지 않게 높은 수준의 책 제목만 올리는 섣부른 모험은 면접에서의 대참사를 초래할 수도 있다.


 

수강 과목도 허투루 고르지 않는다

 

인문계열 학생으로, 어문학을 전공하고자 한다면, 국어, 영어, 2외국어에서 높은 점수를 받으면 유리하다. 물리학을 전공과목으로 택했다면, 심화수학, 심화물리, 심화과학 등의 선택과목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면, 다른 과목에서 평균 점수를 다소 깎았다고 해도 대학 측에 좋은 평가를 기대해볼만하다. 전공 관련 심화과정의 과목은 점수가 낮은데, 다른 과목에서 높은 점수를 얻어 평균 등급이 올라갔다면, 등급이 높다고 해도 전공 관련 과목의 우수성을 입증한 학생에 비해 다소 불리할 수 있다.

 

따라서 진로탐색을 되도록 빨리 시작해야하는 이유가 이 점에서 극명하게 드러난다. 고입 전에 선택과 집중 과목을 정해놓고 미리 깊이 있게 공부를 하면 진로 관련 과목에서 유리하다. 고입 후 부랴부랴 진로를 정하고, 관련 과목 공부를 시작하면, 내신 평균 등급을 올리는데 기여할 수는 있지만, 2,3학년 때 심화선택과정에서 좋은 점수를 얻어 학과 관련 학업우수성까지 드러내기는 역부족일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 김은실 교육컨설턴트(‘김은실세븐멘토’ 대표) 

▶에듀동아 김수진 기자 genie8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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