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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구난방 또는 ‘텅 빈’ 학생부로 학종 합격, 가능할까?

선배 수험생의 사례로 알아보는 학종 합격 전략



동아일보 자료사진 



2020학년도 대입 수시모집 원서접수가 코앞으로 다가오며 수험생의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특히 학생부종합전형(학종) 지원을 고려하는 수험생의 고민이 크다. 학종은 고교 입학 때부터 현재까지 차곡차곡 쌓아온 학교생활기록부(학생부) 이력이 중요한데 막상 학생부를 검토하다 보면 기재된 활동이나 성과에서 ‘일관성’을 찾기가 쉽지 않기 때문. 지원 모집단위와의 ‘연관성’이 뚜렷하지 않다고 느끼거나 내세울만한 특별한 이력이 없다고 생각하는 수험생도 적지 않다.

그러나 좌절은 금물. 보잘것없는 학생부로 느껴지더라도 어떻게 연계하고, 어떤 점에 주목하느냐에 따라 합격하기에 충분한 서류로 탈바꿈할 수 있다. 실제로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가 대학생 217명의 대입 준비 과정과 전공 정보 등을 모아 지난해 말 발간한 ‘전공멘토단의 전공스토리’(클릭)에는 다소 부족해 보이는 학생부 속에서도 자신만의 답을 찾아 합격에 이른 ‘선배 수험생’의 사례를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학종 지원 전략을 고민하는 수험생을 위해 이들의 사례 일부를 소개한다.


○ 활동 내역이 중구난방이라고? “공통점은 있다”

학종에 지원하는 대다수 수험생의 고민 중 하나는 고교 입학 후 많은 활동을 해왔음에도 정작 활동 간 ‘연관성’을 찾기 힘들다는 것이다. 특히 관심 분야를 찾기 위해 했던 다양한 활동이 오히려 지원 계열이나 모집단위를 향한 ‘일관성’을 해친다고 여기는 수험생도 많다.

대교협 전공멘토단으로 활동한 전혜미 씨(숭실대 철학과)도 ‘전공멘토단의 전공스토리’에 비슷한 고민을 털어놨다. 전 씨는 “고교 시절, 다방면에 관심이 많아 논문 쓰기부터 미술, 경제, 정치 등 다양한 활동을 했다”며 “그러나 자기소개서(자소서)를 쓰려고 보니 오히려 이런 다양한 활동이 방해가 됐다”고 전했다.

하지만 최근의 학종은 고교 입학 전 진로를 확정하는 학생이 많지 않다는 점을 고려해 고교생의 다양한 진로 탐색 노력을 폭넓게 평가하는 추세다. 활동의 일관성이나 다양성보다 그 활동의 동기와 결과가 자신의 성장에 미친 영향을 구체적으로 설명하는 것이 더 중요하단 뜻이다.

‘연관성’을 찾기 힘든 여러 활동 이력으로 고민하던 전 씨 또한 “처음으로 돌아가 왜 내가 여러 분야에 관심을 갖게 됐는지 고민하다 보니 ‘내가 무지한 것에 관심이 많아서’라는 답을 찾았다”며 “철학과 역시 스스로 물음을 던지고 답을 찾아 자기 반성하는 학문이라는 점에서 자소서에 이러한 무지의 상태를 적절히 표현해냈고 이를 통해 대학에 합격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채문주 씨(동국대 멀티미디어공학과)도 비슷한 조언을 했다. 채 씨는 “고교 시절, 내가 앞으로 무엇을 할 것이라는 생각에 얽매이기보다는 진정 하고 싶은 것을 하며 나를 찾기 위해 노력했고 그러다 보니 수학, 독서, C언어 등 연관성 없는 활동으로 학생부가 채워졌다”고 했다. 그러나 학종 지원을 앞두고 자신에게 초점을 맞춰 활동을 재검토하던 채 씨는 ‘타인과의 소통과 수학적·논리적 사고를 요구하는 활동을 좋아하는 학생’이라는 공통점을 찾아낼 수 있었다고. 그는 “이 공통점을 중심으로 자소서를 구성해 진솔한 내 모습을 잘 보여줄 수 있었던 것이 합격 요인이었던 것 같다”고 전했다.


○ “남들처럼 특별한 성과나 활동 이력이 없는데 어떡하죠?”

흔히 학종에서는 전공적합성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이 때문에 지원 대학이나 모집단위와 직결된 특별한 성과나 활동 이력이 없다는 걱정을 하는 수험생도 많다. 그러나 조민경 씨(서울과학기술대 건설시스템공학과)는 “생각하기 나름”이라고 조언한다. 조 씨는 “나 또한 자소서에 넣을 소재를 생각할 때 희망 진로와 관련된 열정을 보여준 소재가 없어 막막했다”며 “그런데 고민하다 보니 결국 나와 같은 진로를 희망하는 수험생이 실제 진로와 관련된 활동을 얼마나 했을까 의문이 들었다”고 덧붙였다. 이어 “결국 대부분 수험생이 비슷할 것이라는 생각에 학교생활 중 사소한 부분이라도 내가 자신할 수 있는 부분을 보여주는 것이 장점일 될 수 있다는 자신감이 들었다”고 밝혔다.

‘진로 활동’에 대한 관점을 바꾼 조 씨는 고교 기숙사 생활과 과학 동아리 활동이라는 다소 단순한 소재를 통해 자소서를 작성했으며, 갈등 해결에 관한 문항에는 학교 축제 때 공연한 무대에 대해 완성도가 부족했음에도 잘 마무리했던 경험을 풀어냈다. 모두 조 씨가 지원한 건설시스템공학과와 관련이 있다기보다는 전공 관련 없이 고교생이라면 누구나 경험했을 법한 평범한 소재에서 자신만의 특별한 깨달음을 건져내 활용한 것이다.

조 씨는 “특별한 수상경력이나 비교과 활동 내역이 없음에도 다른 전형으로는 지원이 어려웠던 대학교에 학종으로 합격할 수 있었던 것은 결국 자신감 덕이었다고 생각한다”며 “꼭 특별한 경험이 없다 하더라도 학교생활 중 자신을 잘 표현할 수 있는 소재를 찾아보기를 바란다”고 조언했다.


○ 전공과 연관 없는 경험은 독? “오히려 돋보이게 하기도”

대다수 대학의 경우 학종에서 ‘전공적합성’을 주요 평가요소로 두고 있으나, 그렇다고 모든 활동이나 성과가 지원 전공과 관련이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전공과 관련한 비슷한 경험으로 가득 찬 지원자들 사이에서 남다른 경험은 자신을 차별화하는 요소가 될 수도 있다.

대교협 전공멘토단의 이다은 씨(진주교대 초등교육학과)가 그 사례. 이 씨는 초등학생 때부터 ‘초등 교사’를 꿈꿔온 진로가 명확한 학생이었으나 고교 시절 영자신문 동아리부터 자치법정 동아리, 학생회 주관 활동 도우미 등 교직과 직접적으로 연관되지 않는 활동에도 적극 참여해왔다고. 모든 과목을 가르치는 초등 교사에게 필요한 역량을 다지는 데 다양한 활동이 도움이 된다고 생각해서다.

이 씨의 이러한 포부는 대입에서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이 씨만의 특별한 이력이 교육 관련 동아리나 봉사활동에 치중한 대다수 교대 지원자 속에서 빛을 발한 것. 이 씨는 “고교 3년 동안 다양한 활동에 열정적으로 활동하며 성과를 거뒀고, 이를 통해 다른 친구들은 경험하기 어려운 나만의 특색 있는 이야기를 만들어낼 수 있었다”며 “이 과정에서 얻게 된 자신감과 긍정적인 사고로 면접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나 비교적 낮은 성적에도 최초 합격을 할 수 있었던 요인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에듀동아 최유란 기자 cy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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