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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뉴스

[공공데이터, 교육속으로] ④"체력과 유연성이 떨어져요"...평택지역 학생들 체력 하향 원인은?

[에듀인뉴스-한국교육학술정보원 공동기획] 공공데이터란 정부,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이 생성·보유하고 있는 데이터를 의미한다. 이 자료는 국민 누구나 사용할 수 있으며, 데이터 간 결합을 통해 재사용 및 재배포도 가능하다. 교육부와 한국교육학술정보원, 대학교육협의회는 교육 공공데이터에 대한 국민의 관심을 높이고, 교사·학생의 데이터 리터러시 역량 및 문제해결능력 향상을 위해 올해 ‘제1회 교육공공데이터 활용대회’를 공동 개최했다. 참가 팀들은 학교교육 환경 개선 및 교육 문제 해소를 위한 다양한 아이디어를 제시했다. 에듀인뉴스는 실제 학교에서 교육공공데이터 활용 교육이 어떻게 이뤄졌는지 소개하는 기획을 통해 학교 전반에 공공데이터 활용 교육이 활성화되길 기대한다.


제1회 교육공공데이터 활용대회 발표 준비중인 아이들.(사진=장덕진 교사)
제1회 교육공공데이터 활용대회 발표 준비 중인 아이들.(사진=장덕진 교사)

교내 환경문제 탐구 동아리 구성원 중 3명의 학생이 학교 환경문제에 대해 의문을 품게 되었습니다.


“아 작년에는 더 잘했는데”, “작년에는 15cm였는데, 올해는 많이 줄었어” 등 5, 6학년에 시행하는 PAPS(학생들의 비만과 체력 저하 방지를 위한 체력관리 프로그램)에서 6학년 학생들은 5학년때 대비 체력이 많이 떨어졌음을 학급 내 친구들 간의 대화를 통해 인식하였습니다. 그래서 우리 학교 학생들의 체력 현황과 그 개선방안에 대해 논의를 하였습니다.


어떠한 문제점에 대한 해결방안을 근거에 기반하여 논리타당하게 제시하였으면 하는 마음에서 본 교육공공데이터 대회의 참가를 권유하게 되었습니다.


본 활동에 참여하면서 학생들이 어떠한 현상에 ‘마땅히 그러할 것이다’라는 일반적 상식 수준에서 나아가 조금 더 정확하고 객관적인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이성적이고 논리적인 사고 방법을 학습할 것을 기대하였습니다.


처음에는 상식을 바탕으로 가설을 설정하였습니다. ‘학생 1인당 운동장 면적이 넓을수록 더 체력이 좋을 것이다’라는 상식에 근거하여 1차 가설을 설정하였습니다.


우리 학교와 인근 학교의 학생 체력들을 비교하다보니 우리 학교 학생들이 근력이 조금 높고 유연성이 현저히 떨어짐을 알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우리 학교 학생들의 유연성은 왜 이렇게 떨어지는 것인지 ‘학생체력-유연성’과 관련된 요소가 무엇인지 탐구동기가 생겨 논의 및 데이터를 탐구하였고 본 주제를 설정하게 되었습니다.


‘학생들의 유연성이 좋지 않은 학교는 체육전담선생님이 없거나 학생 1인당 체육장 면적이 작은 학교일 것이다.’


과거 우리 학교는 체육전담선생님이 계셨는데 최근 2년간 사라진 사이에 학생체력의 많은 저하가 있었고 또한 우리 학교의 경우 신설학교로 인근 학교에 비해 학생 1인당 체육장 면적이 작은 것을 데이터를 분석하는 과정에서 알게 되었습니다.


현촌초등학교 체육전담선생님/연도별 유연성변화.(자료=장덕진 교사)
현촌초등학교 체육전담선생님/연도별 유연성변화.(자료=장덕진 교사)

이를 바탕으로 평택지역 전체 57개 초등학교의 데이터를 분석하여 5, 6학년 남/녀 4그룹 중 3그룹 이상이 평택 평균이하인 학교를 ‘유연성부족학교’라고 정의하고 유연성부족학교의 특징을 분석 및 정리하였습니다.


평택지역 유연성부족학교 정리.(자료=장덕진 교사)
평택지역 유연성부족학교 정리.(자료=장덕진 교사)

그 결과는 다음과 같이 나타났습니다. 첫째, 체육 전담선생님이 없는 학교(47.5%)는 체육전담선생님이 있는 학교(20.5%)보다 학생들의 유연성이 부족한 유연성부족학교가 될 확률이 높다.


둘째, 유연성부족학교의 68%(16개교 중 11개교)는 평택 지역 학생 1인당 학교 체육장 면적 대비 평균순위 이하의 면적을 가지고 있다.


셋째, 체육선생님이 없으면서 동시에 학생 1인당 체육장 면적이 평택 평균이하 등수인 학교는 모두 유연성부족학교이다.


따라서 학생들의 유연성을 증진하고 저하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초등학교에 체육전담선생님을 배치하거나 학생 1인당 체육장 면적을 넓게 학교를 넓게 만들어야 한다는 결론에 도달하게 되었습니다.


데이터 분석 결과.(자료=장덕진 교사)
데이터 분석 결과.(자료=장덕진 교사)

데이터는 날 것...초등학생도 방향성만 알려주면 알아서 '척척척'


연구 및 활용대회를 준비 지도하는 과정에서 어려웠던 점은 데이터는 정보가 되기 전에는 ‘날 것’에 불과하다는 점이었습니다.


공공데이터 자료는 많은데 이러한 날 것의 데이터를 분석하여 의미 있는 정보로 가공한다는 점에서 창조적인 일이었으며, 첫 대회이다 보니 참고할 만한 수상작 등의 자료가 많이 없었다는 점에서 어려운 점이 있었습니다.


본 대회를 지도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이 있다면 초등학생들도 방향성만 알려주면 누구보다 데이터를 잘 활용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처음에는 제가 데이터들을 어떻게 수집하고 정리하는 지에 대해서 알려주기도 하고, 본선 진출이 결정된 후 발표 대본 및 형식에 대해서 조언을 해주려 하였는데 그때마다 아이들은 제가 생각한 것 이상으로 발전하여 나타났습니다.


‘학교알리미’의 데이터들을 수집하여 깔끔하게 표로 정리를 하거나, 지도교사였던 제가 미처 발견하지 못했던 경향성까지 발견해내거나 혹은 그 탐구범위를 평택 지역 전체로 확장하자는 등 교학상장과 청출어람이라는 옛 말들의 의미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교육공공데이터 발표대회 준비에 열을 다하고 있는 아이들.(사진=장덕진 교사)
교육공공데이터 발표대회 준비에 열을 다하고 있는 아이들.(사진=장덕진 교사)

다만, 모든 것이 원만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연구 초기에는 개개의 데이터라는 것이 분산되어 있기에 이것을 한 군데 모아서 한 눈에 파악할 수 있도록 분석한다는 개념을 어려워하였으며, 특히나 답이 정해지지 않은 상황에서 어쩌면 자료를 수집하는 것이 무의미할 수 도 있는 1번의 성공을 위한 99번의 도전의 시간들을 힘겨워하기도 하였습니다.


일련의 연구과정을 통해 팀원들끼리 함께 협동하여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협동심과 데이터리터리시를 함양할 수 있었습니다.


어떠한 문제점에 대해 막연히 혹은 당연히 그렇겠지 등의 당위성에 근거한 이해가 아니라, 데이터라는 객관적이고 명확한 근거를 기반으로 하는 데이터리터리시의 함양은 논리적 사고 발달에 큰 도움이 되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교육공공데이터와 관련된 여러 자료들 중 ‘학교알리미’ 사이트에서 제공하는 공공데이터를 주로 활용하였습니다. 우리나라에 있는 초·중·고의 학생 및 교원현황, 시설, 학교폭력발생현황, 위생, 교육연건, 재정상황, 급식상황, 학업성취 등과 같은 학교의 주요정보들을 시각화하여 정리해주어 초등학생들도 별다른 가공 없이 사용할 수 있었습니다.


교육공공데이터가 좀 더 널리 보급된다면 통계교육에 있어서 지역적, 전국적 객관성을 확보한 적용가능성이 높은 연구가 나올 수 있다고 생각이 됩니다.


무엇보다도 이 대회를 준비하면서 열심히 노력한 지율, 정온, 은교 세 친구들에게 고맙고 대견스럽다는 말을 해주고 싶습니다. 이 대회는 교육공공데이터라는 본연의 목적에 더하여 사제 간의 많은 추억을 함께 쌓게 해준 기회가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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