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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뉴스

[시사N이슈] ‘자국 우선주의’ 택한 미국, 세계 질서가 변화한다

-미국 “더이상 세계 경찰 안 해” 
-시리아, 아프가니스탄…미국 파병 철군 시작 
-‘트럼프식 고립주의’ 차근차근 진행 중 
-한국, 새로운 미래를 설계해야 


미국이 세계 경찰 국가를 포기하려는 계획을 하고 그것을 실행에 옮기면서, 국제 질서에 심상치 않은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과연 지금 세계에선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으며, 한국은 이에 어떻게 대비해야 할까? 


-이 기사는 <나침반 36.5도> 매거진 1월호 '시사N이슈'에 4p분량으로 실린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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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더이상 세계 경찰 안 해” 


미국이 ‘세계의 경찰(world’s police officer)’ 역할을 하기 시작한 것은 제2차 세계대전 종전 이후다. 1차 세계대전 때 독일이, 2차 세계대전 때 일본이 먼저 공격하지 않았으면 미국은 전쟁에 뛰어들지 않았을 수도 있었다.

그러나 1945년 이후 ‘고립주의’와 ‘불개입 원칙’을 채택했던 미국은, 공산주의 확산과 각종 국지전 및 테러 등을 막기 위해 ‘개입주의’로 방향을 틀었다. 세계은행(WB)을 비롯한 각종 국제기구 창설을 주도해, 미국 위주의 세계 질서를 만들었으며, 세계 곳곳에 군대를 파견해 크고 작은 지구촌 분쟁에 개입하면서 세계의 경찰 역할을 자처했던 것이다. 

그러나 지난 2018년 12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미국이 계속해서 세계의 경찰일 수는 없다”라며 “모든 짐을 미국이 져야 하는 상황은 부당하다”라고 말했다. 트럼프의 이 같은 발언은 사실상 미국의 적극적인 개입주의 노선에 종지부를 찍겠다는 선언과 다름없었다.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우며 동맹보다 자국의 이익만 노골적으로 따지기 시작한 미국으로 인해 세계 질서에 근본적인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시리아, 아프가니스탄…미국 파병 철군 시작 


시리아 철군은 트럼프 대통령의 고립주의가 가장 분명하게 드러난 사례다. 트럼프 대통령이 2019년 10월 7일 시리아 철군 방침을 밝힌 지 이틀 만에, 터키가 미국의 IS 퇴치 작전을 도운 전우 쿠르드족을 침공했다.

이에 트럼프는 전 세계와 미국 내 비판 여론에 직면했다. 이와 관련해 공화당 원내 사령탑인 미치 매코널 상원 원내대표는 WP 기고를 통해 “시리아에서의 미군 철수는 심각한 전략적 실수”라고 공개적으로 비판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는 아랑곳하지 않고 철군을 강행했다.

분명히 상기해야 할 것은 미국은 쿠르드족의 독립을 보장했다는 사실이다. 그러나 트럼프는 약속을 외면한 채 시리아 철군은 2016년 자신의 대선 공약이었음을 내세우며 철군의 정당성을 주장했다. 

이외에도 미국은 18년간 전쟁을 벌여온 아프가니스탄에서 철군을 준비하고 있으며, 호르무즈 해협에서 유조선 보호 부담을 동맹국인 한국과 일본에게 분담하려 시도하고,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의 유럽 회원국에 대한 방위비 분담금 인상을 요구하고 있다. 

한국도 ‘트럼프식 고립주의’의 직접적 영향을 받고 있다. 2018년 6월 싱가포르에서 트럼프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1차 북미 정상회담을 치른 뒤 전격적으로 한·미 훈련 축소 방침을 발표했다. 훈련비용이 많이 든다는 게 직접적인 이유였다. 

또한 미국은 한국에 방위비 분담금도 대폭 늘릴 것을 요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한국을 겨냥해 “안보열차에 무임승차하고 있다”라고 주장하며, 2019년 한국의 분담비용은 1조 389억 원인데, 미국은 이를 50억달러(약 6조원)까지 늘려야 한다고 압박하고 있다. 물론 일본도 예외는 아니다. 일본은 무려 80억달러를 인상해야 한다고 압박당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 미국의 세계 경찰 포기 선언이 파병국에 미치는 영향 




‘트럼프식 고립주의’ 차근차근 진행 중 


일본의 일방적인 무역보복으로 인해 한국의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 지소미아)이 파기됐다. 그런데 미국은 한·일 갈등을 두고 이전 미 행정부의 입장이었다면 생각하기 힘든 ‘NO 중재’ 노선을 택했다. 그동안 적극적 개입 정책
을 통해 상당 부분 국력을 소모하면서, 동맹국과 자국의 이익을 절묘하게 배합해 왔던 전략적 노선을 취하지 않겠다는 말이다.

이러한 ‘트럼프식 고립주의’는 전 세계에서 차지하는 미국 경제력의 상대적 쇠퇴, 셰일혁명으로 인한 석유 자립가능, 중동산 원유 의존도 하락, 냉전체제 해체 등의 수많은 원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하지만 과거로 회귀하려는 트럼프식 고립주의의 미래는 그닥 밝아 보이지만은 않는다. 당장 시리아 철군 이후 미국의 빈자리를 러시아가 메우면서 시리아 북부 지역에서 러시아의 입김이 세졌다. 쉽게 말해, 소련 해체 이후 그동안 억눌려 있던 러시아의 영향력이 확대를 불러일으킨 것이다.

또 새롭게 부상하는 중국과 여러모로 대립하면서 ‘강대국 간 경쟁’이 재연되는 상황이다.또 전통적 우방국인 독일, 캐나다, 멕시코, 일본 등과도 무역전쟁을 마다하지 않고 있다. 이쯤되면 트럼프의 고립주의는 ‘변형된 개입주의’라는 성격이 더 짙어 보인다. 오직 안보와 민주주의를 명분으로 자국의 실익만 우선시 하다 보면 오히려 국익에 반하는 일이 생길지도 모른다. 



일본만 먼저 챙기던 미국, 한국에 팽 당해 


세계는 그동안 원하든 원하지 않든 미국의 힘을 빌려 국가간 힘의 균형추를 유지해왔다. 하지만 미국 고립주의는 각 나라들이 각자도생을 추구할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몰아넣고 있다. 미국은 그동안 대외 정책에 있어서 일본을 우위에 두고 한국을 관리해왔다.

한일 관계에서도 미국은 한국에게 일방적인 주장을 펼쳐 박정희 정부에서는 한일 수교를, 그의 딸인 박근혜 정부에서는 위안부 사태 해결을 강권했다. 하지만 현 한국 정부는 ‘지소미아 종료’를 지렛대로 일본을 짓눌렀고, 미국의 압력에 굴복하지 않았다.

미국과 일본은 우리가 지소미아 종료 카드를 꺼낼 것을 예상하지 못했을 것이다. 미국의 필요에 의해 만들어진 지소미아가 종료되게 생겼으니, 미국은 이를 유지하기 위해 일본에 압력을 행사했고, 그에 굴복한 일본은 무역보복 철회를 조건으로 한국에 손을 내밀게 된다. 

이런 상황은 미국에게 ‘NO라고 말할 수 있는 한국’이라는 선례를 뚜렷하게 남기게 된 매우 중요한 결정이었다. 방위비 분담 증액 문제에 있어서도 현 정부는 원칙을 강조하면서 “NO”라고 말하고 있다. 


한국, 새로운 미래를 설계해야 


한국은 내수시장이 탄탄한 일본과 달리 무역으로 경제를 번영시켜온 국가다. 한국과 수출입 관계가 가장 큰 상대국은 중국이다. 그러나 중국 시장만으로 버틴다면 사드보복 때처럼, 한국 경제 발전의 한계에 부딪히게 된다. 

이에 한국은 새로운 길을 모색하기 시작했다. 신남방정책을 통해 아세안 시장을 끌어들였으며, 세계 인구 2위의 인도와 한-인도 CEPA를 추진하기도 했다. 북방으로는 러시아와 협력을 하고 있고, 중동에서는 이스라엘과 협력을 강화하고 있으며, 유럽 국가들과도 전략적으로 접근하고 있다. 그만큼 한국의 국제적 위상은 높아져 있다. 

한국은 지리적으로 세계 4대 강국이 만나는, 최고의 긴장 지역 한가운데 위치한 동북아 국가다. 미국은 중국의 태평양 진출을 저지하기 위한 전략을 펼치는 중이고, 일본은 막강한 군사비를 지출하면서, 또 군사적으로도 위협이 될 만한 헌법을 수정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는 중이다.

어느 것 하나 한국의 앞날에 도움이 된다고 확실하게 말할 수 있는 나라는 없다. 모든 나라는 자국의 이익을 우선시 하듯, 마찬가지로 한국도 한국의 앞길은 스스로 개척하고 설계해 미래를 그려나가야 한다. 

냉전 시대가 남긴 ‘남북 분단’이라는 상처는 아직 아물지 못했다. 그러나 한국은 이제 독자적으로 한국의 이익을 지켜야 한다. 미국 일방주의에 빠지지 말고, 일본의 야욕을 물리치는 등 자국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방법을 찾아 하나 둘, 실행해 나가야 세계에서 우뚝 설 수 있는 강한 국가가 될 것이다. 


■ <나침반> 1월호 해당 페이지 안내 


*에듀진 기사 원문: http://www.edujin.co.kr/news/articleView.html?idxno=32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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