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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뉴스

[인터뷰] 강은희 교육감 "대학 진학 문제 없다. 책임지지 못할 정책 안 해"

강은희 대구교육감.2020.01.30(사진=지성배 기자)
강은희 대구교육감이 IB 도입 이유와 추진과정을 설명하고 있다.2020.01.30(사진=지성배 기자)

[에듀인뉴스=지성배 기자] “2017년 교육감 출마를 고심하며 교육의 본질을 고민했다. 초중고 수업을 충실히 받은 것만으로 대학에 진학, 자기가 더 배우고자 하는 것을 배우게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이 고민에서 출발해 찾은 답이 국제바칼로레아(IB, International Baccalaureate)다.”


2019년 7월, 4차 산업혁명 시대가 요구하는 창의력과 비판적 사고력을 갖춘 창의융합형 미래 글로벌 인재 양성을 목표로 IBO(International Baccalaureate Organization)와 MOC(Memorandum of Cooperation)를 체결하며 IB 프로그램 도입을 본격화한 강은희 대구교육감은 교육과정-수업-평가 일체화를 위한 실질적인 방법이 무엇인지를 늘 고민했다고 말했다.


‘고3 교실은 잠자는 교실’이라고 불릴 만큼 심각한 교육 왜곡 현상에 대해 강 교육감은 “교육 성과가 빠른 아이들은 중학교 혹은 고1때 이미 고3 단계를 끝낸다. 또 수업을 따라가지 못 하는 학생들은 수업에 흥미가 없다. 수능은 고3 교실을 문제풀이의 장으로 만들고 있다. 우리 교실에서는 교육과정과 수업, 평가가 따로 놀고 있다”고 지적하며 “IB의 장점은 수업이 그대로 평가에 연계된다. 이것만으로도 살아있는 교실로 돌릴 수 있다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그의 믿음은 어디에서 나오는 것일까. IB의 10가지 학습자상과 이를 이뤄내는 수업과 평가 방법에서 그 단서를 찾을 수 있다.


IB는 ▲탐구적 질문을 하는 사람 ▲지식을 갖춘 사람 ▲생각하는 사람 ▲소통할 줄 아는 사람 ▲원칙과 소신이 있는 사람 ▲열린 마음을 지닌 사람 ▲남을 배려하는 사람 ▲위험을 감수하고 도전하는 사람 ▲균형을 갖춘 사람 ▲성찰하는 사람을 양성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강은희 교육감은 “IB의 학습자상은 우리 교육에서 추구하는 인재상과 크게 다르지 않다. 다른 것은 실제 이 같은 목표를 이루는 수업과 평가 체제가 갖추어져 있냐의 문제”라며 “IB 프로그램에는 공히 그 인재상에 맞는 수업 지도안이 연계돼 있고 국제적으로 신뢰를 확보한 평가 체제가 구축돼 있다”고 설명했다.


IB 프로그램에 확신이 있던 강 교육감에게도 고민은 있었다. IB 프로그램을 이수한 학생들의 대학 진학이 과연 순조롭게 이뤄질 수 있냐는 점이었다. 도입 계획을 발표했을 지난해 초에도 각종 토론회나 세미나에 나선 패널들 역시 이 문제를 지적했다.


“도입을 검토할 때부터 이 문제를 연구해 보니 현행 학생부종합전형으로 대학 진학이 충분히 가능하다는 결론을 얻었다. 학종 선발 인원 대비 IB 이수 학생 수는 매우 적기 때문이다. 대학 진학에 문제없다.”


이미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서강대, 성균관대, 한양대, 이화여대, 카이스트 등은 수시를 통해 국내에서 IB를 이수한 학생을 선발한 경험이 있다. 또 대학들은 수시에서 수능 최저를 없애고 있어 IB 이수 학생들의 학종 활용 대학 진학 통로는 더욱 넓어질 전망이다.


대구교육청은 초중등교육과 대학 진학에 책임성을 다하기 위해 대학·학과별 입시 제도와 인원을 모두 분석하는 지리한 연구를 더 구체적으로 수행하고 있다. 강 교육감의 말대로 책임을 지지 못 할 정책은 시행하지 않겠다는 결연한 의지 때문이다.


대구는 올해 IB 관심 및 후보 학교가 46개교에서 65개교로 늘고, 9개교는 공식 후보학교로 승인될 예정이다. 이에 맞춰 IB 전문가는 지난해 30명에서 50명으로 확대된다.


객관식이 가장 정확한 평가 방법이라는 착각에 빠진 나라, 찍어서 맞추는 것을 운이라 치부하며 인정하는 나라를 벗어나 수업 내용을 얼마나 체득했고 그 내용으로 무엇을 더 할 수 있는지를 평가하는 데 한 발짝 다가서고 있는 강은희 교육감과 대구교육청이라 할 만하다.


2020년, 과연 배움의 본질에 충실한 자율적 학교 문화 조성으로 미래교육 패러다임의 현장 조기 안착을 이루겠다는 강 교육감의 뜻은 어디까지 펼쳐질 수 있을까. 그의 발걸음에 시선이 쏠리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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