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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경찰대 입시' 영어 기출문제 오류 짚고 가자

2020학년도 경찰대 영어 기출문제의 지문에서 몇 개의 오류가 있었다. 우선, 25번 3점 배점의 연결사 찾기 문제인데, 제시된 지문의 마지막 문장은 다음과 같다.

[~. Analysts who study such trends say that the percentage of working women with children is expected to continue to grow / even through some very high-income women may choose to stop working and stay home with their children.

해석: 그러한 경향을 연구하는 분석가들의 말에 따르면, 비록 소득이 매우 높은 일부 여성들은 일을 그만두고 자녀들과 집에 머무르는 편을 선택할지도 모르지만 자녀들이 있는 근로여성들의 비율은 계속해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보다시피 밑줄 쳐놓은 전치사 ‘through’ 대신 양보절을 이끄는 접속사 ‘though’가 있어야 어법상 적절한 문장이 된다는 것을 알 수 있는데, 터무니없는 실수라서 너무 명백하지만 사소해 보이기까지 한다. 

31번 지문에서는 좀 더 심각한 오류가 발견되는데, 원문을 시험문제로 변형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각각을 열거하자면 다음과 같다. 


2020학년도 경찰대 영어 기출 31 - 01 : 

Its 282 decrees, collectively termed the Code of Hammurabi, were inscribed on stone stelae or columns and erected in many places .

original text - 01 : 

Its 282 decrees, collectively termed the Code of Hammurabi, were inscribed on stone stelae, or columns, and erected in many public places. 

‘or’ 선택이 아닌 동격 기능을 수행 경우, [ ~ A, or B, ~ ] 형태로 [ or B ] 앞뒤에 콤마가 있어야 [ or B ] 삽입되어 있음을 나타낼 있어서 [ A B ] 또는 [ A 달리 말해 B ] 의미로 쓰인다. 그런데 원문에는 존재하는 콤마가 경찰대 기출에는 빠져있다. 그리고 이런 경우, A B 하나가 전문용어일 경우, 전문용어는 이탤릭체를 사용하거나 따옴표 안에 넣어 표현하는 것이 원칙이다. 그런데 원문에는 이탤릭체로 처리되어 있는 stelae 해당 기출문제에서는 이탤릭체 적용이 되어 있지 않다

[ 해석: 통틀어 함무라비법전이라 불리는 282 항의 법령이 스텔라, 달리 말해 ()기둥 새겨져 많은 공공장소에 세워졌다. ] 

 

2020학년도 경찰대 영어 기출 31 - 02 : 

The code dealt primarily civil affairs such as marriage and inheritance, 

family relations, property rights, and business practices. 

original text - 02 : 

The code dealt primarily with civil affairs such as marriage and inheritance, family relations, property rights, and business practices. 

‘deal with’ 다루다, 취급하다라는 의미인 것은 경찰대를 지망하는 수험생이라면 다들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런데 원문에 존재하는 ‘with’ 경찰대 기출에는 빠져있다

[ 해석: 법전은 결혼과 상속, 가족관계, 재산권, 그리고 사업관행과 같은, 주로 민정을 다루었다. ] 

 

2020학년도 경찰대 영어 기출 31 - 03 : 

Payments are generally allowed as restitution for damage done to commoners by nobles. 

original text - 03 : 

Payments were generally allowed as restitution for damage done to commoners by nobles. 

과거 함무라비 법전에 기록된 내용으로 원문처럼 과거시제 ‘were’ 사용되어야 하는데, 경찰대 기출에서는 현재시제 ‘are’ 사용되어 있다

[ 해석: 귀족에 의해 서민에게 가해진 피해에 대한 배상으로 금전지불이 일반적으로 허용되. ] 

 

2020학년도 경찰대 영어 기출 31 - 04 : 

A commoner who causes damage to a noble, however, might have to pay with his head. 

original text - 04 : 

A commoner who caused damage to a noble, however, might have to pay with his head. 

역시 과거시제 ‘caused 사용되어야 하는데, 현재시제 ‘causes 사용되어 있다

[ 해석: 그러나, 귀족에게 피해를 서민은 자신의 머리로 대가를 치러야만 수도 있었다. ] 


 

물론 사람은 완벽한 존재가 아니므로 실수는 어쩌면 오히려 인간적인 당연한 현상일는지도 모른다. 예를 들어, 201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영어 25번(홀수형)에서 출제 오류로 인해 교육부와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복수 정답을 인정하는 사태가 있었다.

참고로, 해당 문항은 2006년과 2012년 12~17세 미국 청소년들의 소셜 미디어 이용 실태에 관한 그래프를 보고 틀린 선지를 찾는 문제였는데, 출제진이 ‘percent’와 ‘percentage point’의 차이를 간과해서 생긴 오류였다.

그리고 2019학년도 사관학교 1차 필기시험 국어과목에서는 시험 문제의 오류는 아니지만 채점 상의 오류가 있었다. 2점과 3점 배점 문항이 뒤바뀌어 채점되는 바람에 육사 19명, 해사 13명, 공사 23명 총 55명이 1차에서 불합격하는 사태가 발생했던 것이다.

이와 같은 심각한 실수와 비교해 보면, 위에 제시한 2020학년도 경찰대 영어 기출문제의 지문 상 오류는 해답에도 영향을 끼치지 않는 어쩌면 사소한 실수로 보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경찰대를 지망하는 올해 고3 수험생과 N수생뿐만 아니라, 앞으로 경찰대를 지망할 현재 고2, 고1, 중3 등등 수만 명이 시험대비의 일환으로 기출문제를 참고할 때 겪을 혼란을 생각하면, 경찰대/사관학교 영어 전문가를 자처하는 입장에서 이러한 오류를 알리는 것이 필자에겐 의무로 다가오는 것이 어쩌면 당연하지 않을까? 

다만, 이 지적으로 인해 혹시라도 경찰대 영어 문제의 품질에 대한 오해가 생기지 않기를 바란다. 영어 자체의 난이도 조절과 영어라는 도구를 이용한 정교한 사고력 측정의 관점에서 경찰대 영어 문제는 더 바랄 나위 없이 빼어나다는 것이 개인적인 생각이기 때문이다.

세상에 완벽한 것은 없는 법이지만, 사소한 실수로 인해 생길 수도 있는 옥의 티도 없기를 바라면서 이 글을 쓰게 되었음을 밝히고 싶다. 

지금 2021학년도 경찰대 입시요강 발표가 코앞에 와있는 시점이다. 수험생 여러분의 건투를 바란다. 


*외부 필진의 글은 '에듀진'의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에듀진 기사 링크:  http://www.edujin.co.kr/news/articleView.html?idxno=326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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