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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2023 정시, 학문의 자유 침해”…고교생, 헌법소원 제기

-고2 양대림군 등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심판 청구서 제출
-“수능 100% 정시 기대했던 수험생들 기대 저버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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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DB


최근 발표된 서울대의 2023학년도 입시전형 예고안에 반대해 고등학교 2학년생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했다. 서울대가 정시에서 정성평가 요소가 담긴 교과평가를 시행하기로 한 것은 평등권과 직업선택의 자유 등을 침해한다는 주장이다.

9일 오후 경기 의왕시의 한 일반고등학교 2학년생인 양대림군은 서울 종로구 재동 헌법재판소를 찾아 서울대 총장을 피청구인으로 한 헌법소원심판 청구서를 제출했다.

양군은 수험생 커뮤니티에서 헌법소원심판에 함께할 이들을 모았다. 양군을 포함해 해당 예고안의 영향을 받을 수 있는 고1 학생과 졸업생 등 총 9명이 헌법소원 청구인으로 이름을 올렸다. 이들은 2023학년도 서울대 정시전형 예고가 평등권, 직업 선택의 자유, 학문의 자유, 균등하게 교육을 받을 권리 등을 침해한다며 위헌 확인을 요구했다.

앞서 서울대는 지난달 28일 ‘2023학년도 대학 신입학생 입학전형 예고사항’을 발표하며 정시에 ‘교과평가’ 개념을 넣겠다고 밝혔다. 신설된 정시 지역균형전형에서는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점수 60점과 교과평가 점수 40점을 합산하기로 했고, 정시 일반전형은 1단계에서 수능 100%로 2배수를 선발하고, 2단계에서 수능 80점과 교과평가 20점을 합산한다.

교과평가는 2명의 평가자가 지원자의 학교생활기록부의 A~C등급으로 구분해 점수를 매기는 일종의 정성평가 성격이다. 정시에서도 학생부종합전형처럼 학교생활의 충실도를 정성적으로 보는 개념이 들어가는 셈이다.

현재 고3에 적용되는 2021학년도 정시모집에서 서울대는 대부분 학과에서 수능 점수 100%로 학생을 선발한다. 또한 지난 4월 발표한 ‘2022학년도 대학 신입학생 입학전형 주요사항’에 따르면 서울대는 현 고2가 대학에 들어가는 2022 대입 정시 수능위주 전형(일반전형)에서 대부분 학과에서 수능 점수 100%를 반영키로 한 가운데, 학생이 이수한 과목에 따라 가산점을 주는 ‘교과이수 가산점’ 제도를 운영하기로 했었다.

양군을 비롯한 청구인들은 이날 제출한 청구서에서 “수능 성적이 아무리 우수하다 할지라도 고교 학업성적이 저조한 학생의 경우 피청구인 대학(서울대)에 합격할 가능성이 희박한 것을 넘어 사실상 불가능할 지경에 이르게 됐다”고 강조했다. 정시는 수능 성적을 바탕으로 하는 것을 뜻하는 데 교과평가가 들어가면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뜻이다.

이들은 “(해당 예고안이) 한국대학교육협의회의 승인을 거쳐 그대로 시행될 수 있을 것이 틀림없을 것으로 예상되므로, 이를 제정ㆍ공표한 행위는 헌법소원의 대상이 되는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1항 소정의 공권력의 행사에 해당한다”면서 “이는 헌법소원 외에 달리 구제방법이 없다는 말이 된다”고 청구 이유를 밝혔다. 

그러면서 “2023학년도부터는 수능에서 아무리 우수한 성적을 거두더라도, 고교 학업성적이 저조한 학생들은 전공을 불문하고 서울대에 지원할 엄두조차 내지 못하게 될 현실에 처할 것”이라며 “과연 고교 학업성적을 정시 일반 전형에서 반영하는 예고가 합당한 것인지 의문이 들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현재 교육부는 2023학년도부터 서울대를 비롯한 주요 대학 16곳에 대해 정시 비율을 40%까지 끌어올리라고 권고한 상태다. 서울대의 이번 예고안이 처음 공개됐을 때 교육계에서는 ‘정시는 늘리지만, 교과평가를 통해 원하는 학생을 뽑는 안전장치를 둔 것’ 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이 과정서 수능 성적만을 바탕으로 한 정시 확대를 대비하던 학생과 학부모 사이에서는 혼란이 포착되기도 했다. 또 한편에서는 다른 주요 대학도 서울대처럼 정시에 정성평가 요소를 넣을 거라는 전망도 나왔다.

서울대 의대 진학을 목표로 한다는 양군은 초등학교 저학년 시절 의학 관련 전문용어와 치료 방법 등에 통달한 ‘의학 신동’으로 방송에 출연하기도 했었다. 그는 이날 청구서를 제출하며 “(수능 성적을 100% 반영하는) 정시를 준비하고 있던 학생들 입장에서는 이번 서울대의 예고안은 신뢰를 져 버린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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